플래스틱 재활용을 말하면 석유화학기업이나 플래스틱 가공기업 모두 골치 아픈 문제로 치부해 버렸던 것이 사실이다. 사업영역의 근본에 관한 문제임은 물론 내놓고 외면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또 자칫 잘못하면 몰상식한, 아니면 사회적 책임을 모르는 파렴치한으로 비난받을 소지가 다분한 까닭이다. 그러나 플래스틱 재활용이 외면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 국민소득 수준 향상과 함께 소비가 확대되면서 플래스틱 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어찌할 수 없으나 갖가지 생활폐기물 처리에 골치를 썩는 지경에 이르렀고, 농촌은 폐Vinyl 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 없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더군다나 환경부가 2003년 1월1일부터 폐기물 예치금 제도를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로 변경하면서 압박을 가해오는 상황에서는 더 이상 회피할 수도 없게 됐다. 생산자 책임 재활용은 재활용 가능 폐기물의 일정량 이상을 재활용하도록 생산자에게 의무를 부여하고, 재활용목표가 달성되지 못하면 실제 재활용에 소요되는 비용 이상을 생산자로부터 징수하는 제도로, 가전제품·타이어·윤활유·PET병 등이 1차 대상이고 플래스틱 요구르트 용기도 곧 적용된다. 석유화학협회, 프라스틱조합 및 플라스틱재활용협회가 총 120억원을 지원해 플래스틱 재활용 기반구축 사업을 추진키로 한 것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용단을 내린 것으로 환영받아 마땅할 것이다. 석유화학협회가 100억원을, 플래스틱업계가 20억원을 2002-03년 지원해 플래스틱제품별 생산·유통·재활용 실태, 기술현황 등에 대한 기초조사를 체계적·종합적으로 실시하며, 혼합 폐플래스틱을 연간 약 6만톤씩 재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수도권, 중부권, 영·호남권 등 3-4개 권역에 설치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플래스틱 재활용사업 전담기구를 합동으로 설치하고, 종합 재활용대책기구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석유화학-플래스틱업계의 합의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폐기물의 재활용 확대를 통한 자원순환형 사회-경제체계 형성 정책에 부합될 뿐만 아니라 플래스틱의 재활용률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석유화학기업이나 플래스틱 가공기업이 적극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점에서도 의미가 있으며, 결국에는 플래스틱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석유화학이나 플래스틱업계는 한걸음 더 나아가 재활용의 경제적 편익이 재활용 사업에 투자된 돈보다 4.05배 높게 나타났다는 점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곽승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1998년 한국자원재생공사의 재활용사업 관련 융자금과 매출액이 각각 453억5900만원과 211억8800만원인 반면, 파급된 경제적 효과는 환경개선효과 800억5700만원을 포함해 모두 2698억2600만원으로 나타났다. 재활용사업에 1원을 투자했을 때 4.05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둔 셈이 되는 것이다. 농촌 폐비닐 재활용의 환경개선 효과도 폐비닐 톤당 44만5658원으로 계산됐다. 플래스틱은 가볍고, 강하면서도 가공성 등 특성이 우수하고 다른 소재보다 사용하기 편리해 일상생활용품은 물론 전기, 전자, 자동차, 건설 등 산업전반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다만, 썩지 않고 부피가 크며 회수가 어렵기 때문에 재활용률이 낮고, 대부분이 단순 소각되거나 매립 처리됨으로써 자원의 낭비 및 환경문제를 초래해왔으나 석유화학-플래스틱 공조를 통해 오염을 불식시키고 이미지를 개선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석유화학과 플래스틱 양쪽은 적극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플래스틱의 유용성을 널리 알리고, 국민들의 부정적인 의식을 개선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화학저널 2002/5/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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