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벤처기업들이 인수·합병(M&A)으로 생존력을 키우고 기술개발력을 높이고 있다. 당초 창업투자업계나 바이오벤처가 제시한 전망만큼 활발하지는 않지만 2002년 들어 일부 벤처가 M&A를 시도하면서 사업영역 강화·확대에 나서고 있다. 2002년 들어 지금까지 나타난 M&A는 선발기업이 자사의 핵심 사업영역과 비슷한 후발기업을 인수하는 형식이 대부분으로, 취약한 연구개발력을 보완해 당초 목표한 기술·제품 개발을 앞당기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러나 사업영역은 다르지만 상당한 매출을 내는 기업을 인수해 신사업에 진출하는 한편 안정적인 매출기반을 확보하려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2002년 들어 성사된 바이오벤처 M&A는 4건 정도로 신약 개발을 지향하는 씨트리가 카이로젠을 흡수합병한 것과 아이디알이 씨앤비알을 흡수한 것이 대표적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씨트리(대표 김완주)는 8월 광학활성 화합물 생산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카이로젠을 흡수합병했다. 씨트리는 광학활성 화합물 개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카이로젠 인수를 통해 자사의 의약품 중간체 등의 개발력을 높일 방침이다. 광학활성 화합물은 오른손과 왼손의 관계처럼 화학구조는 같지만 입체구조가 서로 대칭인 2개 물질을 지칭하는 용어로, 하나는 의약품 등으로 쓸 수 있지만 다른 하나는 독성을 일으키는데 카이로젠은 의약품으로 쓸 수 있는 물질만 생산할 수 있는 촉매와 용매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장석구 카이로젠 사장을 씨트리 중앙연구소장으로 영입하는 등 10명 안팎의 카이로젠 인력이 모두 씨트리로 옮겨오면서 연구개발력이 한층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2002년 3월 성사된 아이디알(대표 김승목)의 씨앤비알 흡수 역시 유사한 사업분야를 가진 벤처기업 M&A로 분류된다. 양사는 컴퓨터를 이용한 분자설계기술(CAMD)과 생물정보학, 화학정보학 등을 결합한 가상 고속탐색기술(Virtual HTS)을 이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해 왔지만 모두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따라서 아이디알은 합병을 통해 씨앤비알이 지닌 신약탐색기술과 화합물질 합성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디알은 씨앤비알을 흡수하면서 연구인력이 대폭 보강되고 신약후보물질 탐색을 위한 기반기술을 99% 이상 확보함으로써 시너지 효과가 예상보다 빨리 나타나 당초 설정했던 목표를 1년 이상 앞당긴 상태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특히, 질병발생 메커니즘상 새로운 치료목표와 그에 관련된 유전자·단백질을 찾는 작업에서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 한편, 2002년 5월 공기정화용 필터 수입·판매회사 원영환경보전과 합병한 그린바이오텍(대표 이재호)은 신규사업 진출과 안정적 매출구조 확보를 겨냥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미생물농약을 핵심사업으로 보유하고 있는 그린바이오텍은 원영환경보전이 20억원대 매출기반과 순이익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공기정화에 관련된 필터 영업력을 가지고 있어 환경분야가 유망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린바이오텍은 자체 성장성과 원영환경보전의 안정성이 결합한 것으로 경영실적을 내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존 바이오벤처들의 사례와 차별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린바이오텍은 1997년 설립 이후 유용 미생물을 이용한 환경친화적 농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Chemical Daily News 2002/1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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