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려는 이유는 사담 후세인 체제를 전복하고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는 것 외에 이라크가 보유한 막대한 원유 매장량의 개방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에 있다고 영국의 Economist가 최신호에서 보도했다. 이라크의 원유 매장량은 1125억배럴로 2618억배럴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유엔의 제재조처로 인해 이라크는 매장량의 극히 일부분만을 생산하고 있다. 이라크가 매장량에 걸맞은 원유를 생산할 수만 있다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세계 석유시장 지배를 종식시킬 수 있다는 점을 미국이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원유 소비국인 미국은 국내 소비량의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미국의 주된 원유 공급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여서 미국은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증진을 위해 노력해왔다. 또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제유가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OPEC을 주도해 시장보다 높은 유가를 유지하는 것도 허용해왔다. 따라서 미국은 이라크 후세인 정권을 전복해 막대한 매장 원유를 개발할 수 있다면 사우디가 지배하는 국제 원유시장의 판도를 재편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라크 정권을 몰아내는 것은 위험한 반미 독재자와 함께 국제유가를 쥐고 흔들어온 OPEC을 제거 또는 약화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 원유시장에서 OPEC의 강력한 영향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라크의 석유산업 인프라는 10여년간의 유엔의 제재조처와 관리실패, 지나친 개발 등으로 형편없는 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라크의 석유산업이 세계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서방의 기술력과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더라도 최소 5년 동안 재건작업을 벌여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이라크가 과거 유엔의 제재를 받지 않고 석유를 최대로 생산했을 때에도 사우디아라비아의 3분의1 수준에 지나지 않은 사실도 부정적 요소로 거론된다. Economist는 미국-이라크 전쟁이 발발해 이라크가 중동지역의 유전시설을 공격할 수도 있으나 사우디가 예비시설과 수송수단을 보유하고 있고 송유관도 신속히 설치할 수 있어 OPEC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미국이 생각하는 이라크의 정권교체가 이론적으로는 원유시장의 질서를 재편할 가능성이 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새로운 친분관계도 에너지 지정학상의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라크산 원유가 세계 원유시장을 변화시키는 것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난 오랜 뒤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Chemical Daily News 2002/1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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