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서 석면으로 인한 피해를 배상해달라는 소송이 폭주해 법원마다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미국에 걸려있는 석면 관련소송은 60만건을 넘어서고 있으며 피소기업들이 패소하면 물어줘야 할 피해배상액은 2000억달러를 웃돌 것이라는 연구보고서가 9월25일 나왔다. 미국 랜드 시민정의연구소가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50만-240만건의 유사소송이 더 제기될 것으로 추산된다. 석면노출 피해배상 소송이 줄을 잇고 있고, 합의금 수준도 높아지면서 2000년 이후 60개가 넘는 회사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석면 제조기업이 문을 닫으면 판매기업이나 석면 함유제품을 사용한 업소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보고서 발표에 때맞춰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에서는 관련회사들과 보험사 및 변호사들이 증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석면소송 폭주현상에 관한 청문회가 열렸다. 증인으로 나온 관련회사, 보험사 등은 현 상황이 국가의 위기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스티븐 카잔 변호사는 석면소송은 이제 국가적 악몽이자 불명예가 되고 말았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카잔 변호사처럼 석면노출로 매우 심각한 질환을 앓는 피해자들을 대리해 소송을 진행중인 변호사들은 석면소송이 넘쳐 자칫 자기 고객들이 배상금을 받지 못하게 될까 걱정하고 있다. 카잔 변호사는 보통 X-레이에 나타난 폐의 이상이 소송의 근거자료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랜드연구소의 보고서에는 지난 10년간 석면소송을 통해 피해배상을 받은 사람의 65%가 암에 걸리지 않은 상태여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카잔 변호사는 피해자 소송대리인의 입장인데도 제소대상 기업이나 보험사들과 함께 의회 로비에 나선 것은 가장 중증인 환자들의 배상요구에 우선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법정변호사협회의 프레드 배런 전 회장은 일단 석면에 노출된 적이 있는 사람은 몸 상태가 아직 심각하지 않더라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 통상 암으로 발전하려면 20-30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Chemical Daily News 2002/1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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