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표 페인트로 유명한 DPI가 40년 동안 기아자동차에 도료를 계속 공급하고 있어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DPI는 1962년 기아차가 처음 자동차를 만들 때부터 기아가 사용하는 자동차 도료의 90%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기아자동차가 1998년 12월 현대자동차 그룹에 편입되면서도 계속 DPI와 거래하기를 고집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를 도맡아 칠하고 있는 금강고려화학(KCC)은 기아자동차가 현대자동차로 편입되면서 내심 자동차 도료시장 석권을 꿈꾸었지만 DPI에 백기를 든지 오래이다. DPI-기아 거래관계는 모델 개발단계부터 페인트업계가 함께 컬러와 도장공정을 맡아야 하는 자동차 개발 특성에 기인한 것이지만 DPI와 기아의 오래된 인연이 이면에 깔려 있다. 자전거를 만들던 기아산업이 1962년 처음으로 자동차를 만들 때 DPI(당시 대한페인트)는 단독으로 기아에 자동차 도료를 납품했다. 그 뒤 1970년대 말 부도 직전에 몰렸던 기아에 DPI가 끝까지 자동차도료를 납품해주면서 끈끈한 관계가 됐다. 당시 DPI 창업주인 고 한정대 회장은 "돈은 못받아도 좋으니 제품을 공급해줘라"고 지시했고, 기아자동차는 DPI가 밀어준 덕에 봉고 신화를 이룩할 수 있었다. 김철호 당시 기아자동차 사장은 "앞으로도 DPI를 잊지 말라"고 당부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었던 것은 DPI가 생산하는 자동차도료의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으로, 최근 현대자동차 최고위층 인사가 "현대자동차 컬러 광택이 기아자동차보다 떨어진다. 도료에 신경쓰라"는 질책까지 있었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이다. <Chemical Daily News 2002/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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