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제품 가격폭락 현상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초원료 나프타는 4월13일 톤당 1055달러에서 5월25일 824달러로 40여일만에 230달러 넘게 떨어졌고, 에틸렌은 1411달러에서 1030달러로 300달러 가까이 폭락했으며, 호황을 만끽하던 벤젠도 1주일만에 100달러 이상 떨어지는 이변을 연출했다. 특히, 부타디엔은 3400달러에 육박했던 아시아 가격이 20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1400달러 이상 추락했다. 석유화학제품 가격 폭락이 기초유분에서 그치면 다행이련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LDPE는 4월20일 1425달러까지 올랐으나 5월25일 1240달러로 200달러 가까이 떨어졌고, PP는 1458달러에서 1325달러로, 일본의 가동 불안으로 호황을 지속하던 PVC도 1000달러대의 벽이 무너졌으며, ABS는 수요 부진에 원료코스트 급락이 겹치면서 2080달러에서 1845달러로 200달러가 훨씬 넘게 폭락했다. 국제유가가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20달러 초반에서 108달러 수준으로 12달러 정도 하락했으니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당연하나, 국제유가가 10% 떨어지는데 그친 반면 석유화학제품은 합성수지가 10% 안팎 떨어진 것을 비롯해 기초유분은 20% 가까이 폭락해 관계자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고 있다. 석유화학제품 시세의 특성상 국제유가가 상승국면일 때는 가수요가 일어 국제유가 상승률을 훨씬 추월하고, 반대로 국제유가가 하락할 때는 추가하락을 기대하고 구매를 거부하는 현상이 나타나 하락률을 크게 앞서가는 현상이 일반화돼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최근의 폭락현상은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국제유가가 급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연속적으로 하락한 것이 아니라 유럽의 재정위기 진행, 미국의 원유ㆍ석유제품 재고 변화, 달러화 시세, 그리고 중국경제의 성장성 4가지 요인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제품 가격은 하락이나 급락을 넘어 폭락현상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국제유가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기초유분 뿐만 아니라 합성수지까지 연일 폭락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유로존의 재정위기 확산이나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투기세력의 영향력이 지속되면서 크게 떨어지지 않는 반면, 석유화학제품은 유럽의 경기침체가 중국의 성장성 둔화를 불러오고 다시 석유화학 수요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현실로 받아들였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문제는 유로존의 경제위기가 마무리국면에 접어든 것이 아니라 이제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으로, 그리스의 부도사태는 피하기 어려워지고 있고 스페인의 재정위기가 현실화되면 유럽은 물론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과연 석유화학기업들은 장기화되는 초저가 현상을 버텨낼 수 있을 것인가… <화학저널 2012년 6월 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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