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저널 2013.08.05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경쟁력이 몇 점이나 될까?2-3년 전에는 중국수요 호조를 바탕으로 수출을 확대한 것을 들어 일부에서 10점 만점에 7-8점은 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5점도 주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에서 비롯된 중국경제의 침체로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줄어들어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은 20년 전부터 지적해왔고, 범용제품 위주로 생산해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점도 2000년 이전 이미 결론이 난 상태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경제구조 변화와 한국의 수출산업> 보고서에서 중국이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가공무역을 축소함에 따라 중국의 수출 경쟁력은 개선되고 한국은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수입하는 한국산 중 중간재 비중이 2000년 84.9%에서 2012년 72.4%로 낮아진 반면, 자본재와 소비재는 14.7%에서 26.9%로 크게 높아졌고 앞으로 더욱 가속화됨으로써 중국수출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중간재를 국산화함으로써 중간재 수출비중이 높은 석유화학, 정보기술(IT), 전기기계산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석유화학은 2008-2012년 중국수출 비중이 평균 31%로 나타났고, 더군다나 합성수지는 50% 안팎, 합섬원료는 70-80%에 달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기초유분을 비롯해 합성수지나 합섬원료는 모두 범용제품으로 자본과 기술을 도입하면 쉽게 생산할 수 있어 중국이 자급률을 급격히 높이고 있음은 물론 중동국가들이 저코스트 공세를 갈수록 강화하고 있고, 미국도 셰일가스를 바탕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을 사면초가의 신세로 전락시키고 있는 요인들로, 대책 마련을 서두르지 않으면 생존이 의심스러운 지경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국내기업들은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줄 것으로 믿고 하늘만 쳐다볼 뿐 천하태평이다. 20년 전부터 호화찬란하게 연구소를 꾸리고 고기능제품을 중심으로 차별화에 나서겠다고 호언했을 뿐 손에 꼽을 수 있는 특화제품 하나 개발하지 못하고 있으며, 전자 및 반도체를 등에 업고 전자소재를 개발한 것이 전부이다. 그것도 일본을 뒤따라가면서… 일본 화학기업들은 오래 전부터 석유화학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전자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석유화학도 범용제품 생산은 동남아로 이전하면서 일본에서는 고부가제품 생산 및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프로세스 개량 및 개발에 온힘을 기울여 차세대 프로필렌 및 부타디엔· 합성고무 생산에 나서고 있다. 일본 화학기업들은 환경 및 안전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면서도 연구개발에서 큰 성과를 올리고 있는 반면, 국내기업들은 환경·안전 투자에 소홀하면서 연구개발 성과도 거의 없으니 크게 대조적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앉아서 죽을 것인지, 아니면 생존을 위해 눈에 불을 켤 것인지는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화학저널 2013년 8월 5일/8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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