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수소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개발 리스크가 높은 중·장기 테마를 대상으로 2011년부터 「미래개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래개척 연구」 프로그램은 단기적인 대책과 함께 개발부터 사업화까지 10년 이상 소요되고 에너지·환경적 제약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분야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경제산업성과 문부과학성이 협력해 프로젝트를 일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기술과 사업 측면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팀을 육성함과 동시에 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지적재산을 적절히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중·장기 과제인 수소에너지 제조, 수송·저장, 활용 등에 종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13년부터 경제산업성 위탁사업으로 「재생에너지 저장·수송 등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2013년 ALCA(선진적 저탄소화 기술개발) 특별 중점 프로젝트인 에너지 캐리어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내각부는 2013년 9월 「전략적 이노베이션 창조 프로그램(SIP)」의 과제 후보로 「에너지 캐리어」를 선정했다.
수소, 저코스트·고효율 제조기술 개발
일본 경제산업성은 「재생에너지 저장·수송 등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수소를 공급지·생산지에서 제조하고 저장·수송해 에너지 캐리어로 전환한 후 수요지로 수송해 이용하는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수소 제조는 석유, 천연가스를 개질하는 방법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2020년대 실용화를 목표로 재생에너지 과잉전력을 이용해 물 전기분해로 수소를 제조·저장·수송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연구개발은 2013-2022년 10년을 계획하고 있으며 고밀도로 수소를 수송할 수 있는 액체수소, 유기 하이브리드, 암모니아(Ammonia) 등 에너지 캐리어를 대상으로 수송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구개발 항목은 저코스트·고효율 수소 제조기술, 수소 액화 저장 시스템, 에너지 캐리어 시스템, 토탈 시스템 도입 시나리오 등이다.
수소 제조기술은 재생에너지 과잉전력을 바탕으로 물을 전기분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특히 대규모로 안정적인 전력을 생성할 수 있는 풍력을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물 전해장치는 수소 제조코스트가 N㎥당 60엔 이상으로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40엔 이하로 낮추기 위해서는 N㎥당 25만엔인 물 전해장치 코스트를 50% 이상 낮추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Asahi Kasei Chemicals, Hitachi Zosen 등에 위탁해 물 전해장치의 대면적화, 전해 전압 인하를 통한 전류밀도 상승 등 고성능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재생에너지는 출력 변동이 커 전해 전압 제어가 중요함에 따라 제어방법, 허용범위 등도 검토하고 있으며 2018년 전압 1.8V에 전류밀도 0.6A/㎠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Toshiba 등에 위탁해 고온 수증기 전해방법 등 고성능 물 전해방법도 개발하고 있다.
액체수소, 진공단열 저장 시스템 연구
액체수소는 수소에너지를 고밀도로 수송할 수 있는 에너지 캐리어로 끓는점이 마이너스 253℃로 극저온일 뿐만 아니라 실온에서 쉽게 증발하는 보일오프(Boil Off)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진공단열 저장용기 개발이 시급해지고고 있다.
이미 진공단열 기술이 개발된 LNG(액화천연가스)는 끓는점이 마이너스 160℃로 액체수소에 비해 단열 및 저장기술이 비교적 용이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2018년까지 보일오프를 하루 0.1% 이하로 감축하고 액화효율을 20% 수준에서 40% 이상으로 향상시킴으로써 FCV(Fuel Cell Vehicle) 수십대에 수소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인 하루 1-10톤의 액체수소 저장능력을 구축할 방침이다.
액체수소 저장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Kawasaki Heavy Industries는 갈탄 등 해외 미이용 석탄을 이용해 현지에서 CCS(Carbon Capture & Storage)와 수소 제조를 실시한 후 액체수소를 액체수소선으로 수송하는 이산화탄소(CO2) 프리체인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액화수소를 합성한 후 수입할 수도 있어 석유·천연가스에 의존하지 않는 에너지 안보, 안정공급 관점에서 중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메틸사이클로헥산, 수소에너지 캐리어로 주목
고밀도로 수소에너지를 수송하는 에너지 캐리어로는 액체수소 외에도 유기 하이브리드인 메틸사이클로헥산(Methyl-cyclohexane), 암모니아 등이 있으며, 일본은 다양한 에너지 캐리어를 효율적으로 합성해 수소를 분리하는 요소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에너지 캐리어에 비축할 수 있는 수소는 100리터당 액체수소가 7.06kg, 메틸사이클로헥산이 4.73kg, 암모니아가 12.1kg으로 암모니아의 효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암모니아는 끓는점이 마이너스 33℃ 수준으로 저온화가 용이하고 액체수송이 가능해 극물임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캐리어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일본은 경제산업성의 「재생에너지 저장·수송 기술 개발」 사업을 통해 효율적인 합성법을 검토함과 동시에 문부과학성의 ALCA 사업을 통해 암모니아 제조·이용기술을 중심으로 관련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메틸사이클로헥산은 톨루엔(Toluene)과 수소를 교환하는 에너지 캐리어로, 톨루엔은 독극물이지만 석유와 같은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으며 비교적 취급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메틸사이클로헥산으로부터 수소를 분리하는 프로세스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탈수소는 약 400℃ 고온에서 촉매 반응을 일으킴과 동시에 고순도로 수소를 분리해야 하기 때문에 고성능 수소 분리막도 개발하고 있다.
분리막 소재로는 팔라듐(Pd), 탄소, 제올라이트(Zeolite), 실리카(Silica)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분자 지름과 분리 속도에 따라 분류해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리막 기술은 Chiyoda와 지구환경산업기술연구기구(RITE)가 개발하고 있다.
FCV용은 불순물 농도를 낮게 억제해 고순도 수소를 분리해야 하기 때문에 Pd막, 탄소막 등이 유력시되고 있다.
정부 합동으로 수소에너지 보급 총력
도시가스를 개질해 분리한 수소로 작동하는 가정용 연료전지 「Ene Farm」은 2009년 판매를 시작한 이후 누적 판매량이 6만대를 돌파해 새로운 에너지로 부상하고 있다.
2015년에는 FCV가 시장에 투입됨에 따라 수소충전소를 정비하는 등 수소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준비를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수소를 어느 정도 도입할지, 수소 이용에 어떤 어플리케이션을 상정할지 등 도입 시나리오를 구체화할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재생에너지 저장·수송 등 기술개발」을 통해 기술적인 진전·달성에 따른 수소에너지 도입량 가속 예측도를 제공함과 동시에 목표치에 미달했을 때 기술 보틀넥 등을 명확히 함으로써 개발을 촉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관련기술 개발 뿐만 아니라 사회 수용성, LCA(Life Cycle Assessment), 온난화가스 배출 제한 등 평가방법, 외적요인, 제약사항을 고려해 전반적·종합적인 관점에서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있다.
일본은 미래 수소사회를 대상으로 도입 시나리오를 상정함으로써 인프라, 사회적 환경, 기술 목표가 명확해져 실현을 위한 대책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내각부는 SIP를 창설해 에너지 캐리어에 관한 연구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문부과학성, 경제산업성, 국토교통성, 소방청 등이 참여하며 수소 제조부터 수송·저장, 이용에 이르는 밸류체인 전반을 고려한 기술을 개발함과 동시에 안전기준, 도입 시나리오를 검토해 수소에너지 보급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일본은 「Ene Farm」 보급, FCV 도입의 영향으로 새로운 에너지 구조를 구축하는 수소사회에 한발 다가서고 있으며, 메틸사이클로헥산을 포함한 캐리어, 수소발전, 액체수소선박 등 연료전지 이외의 활용도 추진하고 있어 수소사회 실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