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삼성SDI는 전기자동차 시장 확대에도 불구하고 2차전지 사업의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자동차 시장은 중국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부품·소재 생산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2차전지는 테슬라의 기가팩토리(Gigafactory) 프로젝트에 따라 가격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정부 주도로 전기자동차산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전기자동차 500만대와 충전기 450만개를 보급할 계획 아래 지방정부에 인센티브 및 지원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중국은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2015년 13만9575대로 전년대비 87%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자동차 생산기업 자격요건 가운데 투자액 20억위안, 자기자본 8억위안, R&D(연구개발) 투자 5억위안 이상 기준을 대부분 폐지해 신규진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시장규모는 2020년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SDI, LG화학, 일본 파나소닉(Panasonic), 중국 BYD가 4대 메이저로 경쟁하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경쟁력은 1회 충전에 따른 주행거리로 평가되며 2차전지가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1회 충전에 따른 주행거리는 삼성SDI가 600km, LG화학이 500km, 파나소닉과 BYD는 400km로 파악되고 있다.
파나소닉과 BYD는 각각 테슬라의 「모델S」와 BYD의 「E6」에 채용되는 등 상업판매를 확대하고 있으며 삼성SDI는 2020년, LG화학은 2018년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BYD는 중국 정부의 친환경자동차 지원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으며, 파나소닉은 글로벌 최대 전기자동차 생산기업인 테슬라에게 배터리를 공급함에 따라 시장점유율이 국내기업을 앞서고 있다.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시장점유율은 2014년 기준 파나소닉이 30.4%로 1위를 차지했고 LG화학이 10.0%, 삼성SDI는 4.2%로 나타났다.
LG·삼성, 기가팩토리에 “직격탄”
LG화학, 삼성SDI는 테슬라의 기가팩토리가 완공된 이후 수익성 유지가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테슬라는 보급형 전기자동차 「모델3」를 출시하기 위해 셀 생산능력 35GWh, 팩 50GWh에 달하는 기가팩토리를 건설하고 있다.
2차전지에서 규모화를 실현해 전기자동차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계획 아래 보급형 「모델3」 출시에 맞춰 기가팩토리 가동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차전지 가격은 2020년 와트당 145달러로 2015년에 비해 50% 정도 급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코스트 절감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테슬라는 보급형 전기자동차에 투입하기 위해 2차전지를 대량 생산함으로써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모델3가 저가에 출시되면 2차전지 등 소재 및 부품 생산기업들에게 가격인하 압박을 넣을 수밖에 없어 경쟁이 치열해짐과 동시에 수익성 유지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기자동차 보급화 및 전반적인 시장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도 감지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삼성과 LG의 2차전지 생산능력이 10GWh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가팩토리의 35GWh 생산능력은 상당한 제조코스트 차이로 이어질 것”이라며 “리튬이온전지의 상용화 및 보급화 측면에서는 시장 파이가 확대되는 등 긍정적인 영향를 기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테슬라는 기가팩토리를 통해 전기자동차용 외에 태양광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테슬라 CEO인 Elon Musk는 미국 최대의 태양광 공급기업 SolarCity의 지분 25.6%를 보유하고 있어 태양광-2차전지 일체형을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차전지를 대량 생산해 제조코스트를 낮춤으로써 전기자동차 및 SolarCity 사업까지 연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테슬라, 제주도 「모델E」 출시 영향 “미미”
테슬라는 제주도를 중심으로 국내시장에 보급형 전기자동차 출시를 계획하고 있으나 영향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기자동차 시장규모가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판매대수도 미미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충전인프라 부족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프라가 비교적 잘 구축돼 있는 제주시에 「모델E」를 출시하기로 했고 가격은 4180만원으로 환경부와 제주시 보조금을 포함하면 2200만원에 구입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델E」는 48kWh의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해 한번 충전에 따른 주행가능 거리가 320km로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 전기자동차에 비해 2배 정도 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테슬라는 전기자동차 선두기업으로 특허를 무료로 개방하는 등 오픈소스 방식을 통해 시장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은 주요 국가들의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의 특허 무상개방으로 기술적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기자동차 가운데 순수 EV(Electric Vehicle) 판매량은 2015년 상반기 기준 12만8000대로 전년동기대비 52.3% 급증하는 등 HEV(Hybrid Electric Vehicle)보다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 다음호에 계속
<박주현 기자: pj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