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과 유니드의 울산 소재CA(Chlor-Alkali) 공장 거래에 대한 의견이 양분되고 있다.
상부상조의 윈윈 거래였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한화케미칼에게 유리한 거래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한화케미칼(대표 김창범)은 2016년 2월24일 울산공장의 가성소다(Caustic Soda) 설비를 유니드에게 매각했으며 매각금액은 약 7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니드(대표 김응남)는 원료를 염화칼륨(Potassium Chloride)으로 변경해 가성소다 대신 가성칼륨을 생산할 계획이며 기존 인천공장은 스크랩이 예상되고 있다.
유니드는 인천에서 가성칼륨을 생산하고 있으나 인천도시개발계획 시행을 앞두고 공장 이전이 불가피해 LG화학과 함께 대산에서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했다.
하지만, 한화케미칼의 가성소다 생산설비를 인수함에 따라 울산에서 가성칼륨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며 물류비 및 인프라 측면에서 대산보다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국내 CA 시장이 공급과잉을 형성하고 있음에도 여수공장의 가성소다 13만톤 및 염소(Chlorine) 12만톤을 증설할 계획이어서 공급과잉 심화가 우려됨에 따라 울산공장의 설비전환 또는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국내 가성소다 생산능력은 210만톤에 달하나 내수는 140만-150만톤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가격은 공급과잉으로 저가를 형성하고 있다.
가성소다는 염소와 함께 1대1 비율로 생산되며 보통 염소와 가격이 반대로 형성돼 수익성 측면에서 상호보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수요부진 및 공급과잉으로 염소와 가성소다의 시소 관계가 깨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염소의 수익성 악화를 보완하지 못하자 울산공장의 CA 설비를 전환해 가성칼륨 생산을 검토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니드는 울산공장 인수로 염산 처리가 수월해질 것이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염산 시장은 공급과잉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장기간 보관이 어렵고 운송코스트가 kg당 20-30원으로 높아 적자판매를 지속하며 염산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유니드가 인천에서 가성칼륨을 생산하면 염산의 외부 판매가 필수적이지만 울산에서 생산하면 염소를 한화케미칼에게 PVC(Polyvinyl Chloride)의 원료로 공급할 수 있어 처리가 수월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유니드가 울며 겨자먹기로 한화의 CA 설비를 인수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유니드는 국내 유일의 가성칼륨 생산기업으로 한화케미칼의 시장진입을 막아 독점공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설비 인수가 최상의 시나리오였기 때문이다.
한화케미칼은 2015년 11월 이후 울산 가성소다 생산설비를 전환해 가성칼륨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왔으나 시황이 좋지 않은 가성칼륨 사업에 신규 진입할 가능성은 낮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가성소다 시장이 공급과잉을 형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화케미칼은 가성소다 13만톤 및 염소 12만톤 증설을 계획하고 있어 노후화된 울산 CA 설비는 계속 가동하기도 부담스럽고 버리기에는 아까운 계륵과 같았을 것”이라며 “스크랩을 검토했으나 가성소다보다 수익성이 비교적 나은 가성칼륨 생산을 염두에 둠으로써 독점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유니드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가성칼륨은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시장도 공급과잉을 지속하고 있어 한화케미칼은 설비전환보다 유니드에게 매각하는 편이 훨씬 유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CA 시장은 한화케미칼과 유니드의 거래를 통해 시황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유니드가 인천공장을 스크랩함으로써 염소 생산량이 13만톤 줄어들고 울산공장에서 가성소다 대신 가성칼륨을 생산함으로써 가성소다 20만톤도 줄어들어 공급과잉 해소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