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단열재 시장은 단열·난연 규제 강화에 따라 고기능성이 요구되고 있다.
단열재는 건축용으로 대부분 투입됨에 따라 건축시황에 따라 좌우되고 있으며 단열·난연 규제 등 관련법규에 따라 시장이 크게 변동하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 절감 정책에 따라 단열 규제가 단계적으로 강화되고 있고 최근 유기단열재로 시공한 건물에서 화재가 잇따르면서 난연 규제도 개선되고 있다.
국내 단열재 시장은 2013-2015년 단열 규제 강화로 단열재 두께가 두꺼워지면서 수익성이 양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점유율은 EPS(Expanded Polystyrene) 등 유기단열재가 65%, 글라스울(Glass Wool), 미네랄울(Mineral Wool) 등 무기단열재가 35%로 유기단열재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EPS 단열재는 단열성능이 우수하고 코스트 경쟁력이 뛰어나 선호되고 있으나 가연성 물질로 화재에 취약해 난연성능 강화가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글라스울은 EPS 단열재보다 비싸고 단열성능은 떨어지나 불에 타지 않는 불연성 물질로 EPS 단열재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어 주목되고 있다.
정부는 2025년 제로하우스 정책으로 에너지 절감을 위해 단열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나 의정부 아파트 화재를 계기로 난연 규제까지 강화하면서 2가지 정책이 충돌해 절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단열성 및 난연성에 대한 기준을 모두 만족해야 하기 때문에 우레탄(Urethane) 단열재, PF(Phenol Foam) 보드 등 고부가 유기단열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급성장하지는 못하고 있다.
단열 규제 강화로 호조세 이어간다!
국내 단열재 시장은 에너지 절감 및 화재에 대한 안정성 요구가 강화됨에 따라 두께가 두꺼워짐으로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2017년 「패시브하우스」, 2025년 「제로하우스」 구현 등 녹색 건축물 활성화 정책을 강화하면서 단계적으로 단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2013년 9월 외벽, 지붕, 바닥, 창문 등 건축물 부위별 단열기준을 10-30% 강화하고 에너지 절약 설계 기준을 개정했으며 외벽 단열재 두께 기준도 85mm 이상에서 120mm 이상으로 강화했다.
또 에너지 소비총량 적용 건축물의 대상범위를 확대하는 등 건축물의 에너지 절감 목표를 2017년까지 60%로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가 에너지 절감 정책을 강화함에 따라 국내 단열재 생산기업들은 2014-2015년 수익성이 양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EPS를 생산해 90%를 단열재용으로 투입하고 있는 SH에너지화학은 영업이익이 2013년 72억3000만원에서 2014년 202억7500만원으로 급증했고, 2015년에도 229억원으로 양호했다.
EPS 단열재는 비드법 1종인 백색 EPS 단열재와 비드법 2종인 흑색 EPS 단열재로 구분되며 두께가 두껍고 단열성능이 높은 흑색 EPS 단열재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흑색 EPS 단열재는 백색 EPS 단열재와 비교해 두께를 20%까지 줄일 수 있으며 원료의 40%를 절감할 수 있고 장기 열전도율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EPS 단열재 생산비중은 비드법 1종 백색 EPS 단열재가 40%, 2종 흑색 EPS 단열재가 35%, 샌드위치 패널 25%로 파악되고 있다.
앞으로 높은 단열성능이 요구됨에 따라 2종 단열재가 1종 단열재 시장을 잠식하며 수요가 증가하고 샌드위치 패널은 정부의 칼라강판법 강화로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단열 규제가 점진적으로 강화돼 2종 단열재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전방산업인 건축시황 개선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난연 규제 강화로 무기단열재 “활짝”
국내 단열재 시장은 2015년 난연 규제 및 처벌이 강화돼 시장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의정부 아파트 화재, 세월호 침몰 등 사고가 잇따르면서 안전에 대한 인식이 강화돼 재난처에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법규 위반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기존에는 30층 이상 건축물의 외벽마감재에 한해 불연·준불연 자재를 채용하도록 했으나 국내에서는 고층건물이 적어 실효성이 떨어졌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2015년 6층 이상 건물의 외벽마감재를 불연·준불연으로 강화하고 인명피해가 큰 건물에 한해서는 난연성 마감재 사용을 의무화하도록 건축법을 개정했다.
또 난연성 자재 의무화 범위를 3000평방미터 이상에서 600평방미터 이상으로 확대했다.
단열재의 성능에서 에너지 절감 뿐만 아니라 난연성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 단열재 생산기업들은 불에 강한 단열재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EPS 단열재는 난연액을 투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난연성을 높이고 있으나 유기단열재 특성상 고기능화가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에 단열성 및 난열성이 우수한 우레탄계 단열재, PF 보드 등 고부가 유기단열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코스트 경쟁력이 떨어져 수요가 늘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EPS 단열재가 아무리 난연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더라도 불에 약한 유기단열재의 약점을 극복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어렵다”며 “다만, 코스트 경쟁력이 높아 EPS 단열재 수요는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글라스울, 불연재로 주목되나…
글라스울은 불연재로 난연성이 우수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라스울은 규사, 파유리 등 유리원료를 1000℃ 이상의 고온에서 용융한 후 고속회전기에서 섬유 형태로 뽑아내 제조하고 있다.
단열성 및 흡음성이 우수하며, 특히 무기질 섬유를 이용한 무기단열재로 화재에 강한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유연성이 뛰어나 건축물의 모서리 부분에도 별도의 재단 없이 사용이 가능하며 VOCs(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거의 방출되지 않아 친환경 소재로 평가되고 있다.
글라스울 단열재는 건축용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생산돼 아파트, 주택, 상가, 공장 등의 내·외벽에 투입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 보온, 단열, 흡음재로 선호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1960년대 후반부터 생산·공급되고 있다.
국내 글라스울 생산능력은 KCC 6만톤, 벽산 3만톤, 한국하니소 3만톤 수준으로 치열한 시장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글라스울은 난연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앞으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2015년 수익성도 양호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KCC는 건자재 매출액이 2013년 1조90억7000만원, 2014년 1조995억원, 2015년 1-9월 7870억원으로 양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건자재 부문에는 단열재, PVC(Polyvinyl Chloride) 창호, PVC 바닥재 등이 포함되는데 PVC 관련제품은 가동률이 50-60%로 나타난 반면 건자재부문은 96-100%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벽산은 글라스울 생산량이 2013-2015년 3만5000-3만7000톤으로 약간 줄었으나 패널용 생산량은 2014년 1만9000톤, 2015년 2만2000톤으로 증가했다.
단열재 매출액은 2013년 1134억6300만원, 2014년 1198억8900만원, 2015년 1240억1500만원으로 증가했다.
한국하니소도 2015년 건축용 글라스울 부문에서 양호한 영업실적을 유지했으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동차, 플랜트 등 산업자재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국산 글라스울은 코스트 및 성능에 거의 차이가 없다”며 “글라스울은 수요가 EPS 단열재 만큼 크지 않아 3사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5년 단열재 성능이 강화되고 건축시장이 호조를 띔에 따라 유기·무기단열재의 수익성이 전체적으로 호조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미네랄울, 선박·플랜트용으로만 채용
미네랄울은 국내수요가 미미해 시장규모가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미네랄울은 규산 칼슘계의 광석을 1600℃의 고온으로 용융시켜 제조한 무기질의 인조광물섬유를 이용해 생산하고 있다.
복원력이 우수하고 열전도율이 낮으며 내화성능이 매우 뛰어나 플랜트, 선박 등 화재에 민감한 용도에 대부분이 투입되고 있다.
미네랄울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 수요가 높으며 국내에서는 1973년부터 생산·공급되고 있고 KCC 및 벽산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미네랄울은 EPS 단열재, 글라스울 단열재 등과 치열한 경쟁을 계속하고 있고 코스트 경쟁력도 떨어져 건축용으로는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미네랄울은 내화성이 뛰어나 열이 높은 선박의 엔진룸 등에 사용되고 있다”며 “무겁고 단가가 높은 것이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샌드위치 패널, 글라스울 패널이 “유리”
샌드위치 패널은 글라스울 패널 등 무기단열재에 유리한 방향으로 규제가 강화됐다.
샌드위치 패널은 심재로 사용되는 단열재의 종류에 따라 EPS 패널, 우레탄 패널, 그라스울 패널, 미네랄울 패널 등으로 분류되고 있다.
국내 샌드위치 패널 시장은 EPS 패널이 7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30%를 글라스울 패널과 우레탄 패널이 양분하고 있다.
EPS 패널은 시공이 간편하고 단열성과 코스트 경쟁력이 우수해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나 2016년 난연 규제가 강화돼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난연 EPS 패널의 코스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난연액을 적게 투입하는 등 기준에 미달된 불량제품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또 칼라강판법을 통해 기존의 난연 EPS 패널 기준인 칼라강판 두께 0.3mm를 0.5mm로 상향조정하고, 아연도금량도 30-40g 이상에서 180g 이상으로 대폭 강화했다.
EPS 패널은 난연액의 정량 투입, 샌드위치 패널 자재인 칼라강판 두께 강화 등으로 유통가격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EPS 패널이 샌드위치 패널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코스트 경쟁력이 우수했기 때문”이라며 “난연 규제 강화로 코스트가 상승해 2016년부터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글라스울 패널은 EPS 패널보다 가격이 1.5-2배 정도 비싼 것으로 나타나 시장확대가 어려웠으나 EPS 패널의 난연성을 높이면 1.2-1.3배 수준까지 좁혀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EPS 패널과 가격 차이가 적어지고 화재에 대한 인식이 강화돼 글라스울 패널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기단열재, 고부가제품이 요구된다!
국내 유기단열재 시장은 단열성, 난연성 등 기능성 향상이 요구되고 있다.
EPS 단열재는 시공이 간편하고 코스트 경쟁력이 우수해 국내시장에서 높은 선호도를 나타냈으나 정부의 점진적인 환경·안전규제 강화 정책에 따라 높은 물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EPS 단열재 관계자는 “가연성인 EPS 단열재는 정부의 난연 기준에 맞는 차별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R&D(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내부단열재만으로는 에너지 절감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외부단열재의 난연성을 강화하는 시행규칙도 검토되고 있다.
EPS 단열재는 잇따른 정부규제 강화로 수요신장이 둔화됨에 따라 우레탄계 단열재, PF 보드 등 고기능성 유기단열재가 주목되고 있다.
우레탄계 단열재와 PF 보드는 단열성능이 EPS 단열재, 무기단열재보다 우수하면서도 EPS 단열재와 비교해 난연성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우수한 성능에도 코스트 경쟁력이 떨어져 EPS 단열재와 무기단열재를 대체하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 수요가 확대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
글라스울과 비교할 때 우레탄 단열재의 가격은 2배, PF 보드는 3배 수준 높은 것으로 나타나 코스트 절감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 단열재 두께가 두꺼워지면 글라스울 등 무기단열재는 두께에 맞는 추가적인 시공비용과 이에 맞는 부자재 개발이 요구돼 우레탄 단열재 및 PF 보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현섭 기자: jhs@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