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어 3사는 최근 고무를 비롯한 주요 원료가격이 대폭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타이어 가격은 소폭 인하하는데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 등 국내 3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타이어 원료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천연고무 및 합성고무 가격은 최근 5년 동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2015년 천연·합성고무를 각각 전년대비 20.0%, 17.2% 하락한 톤당 180만원, 220만원에 구매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타이어 가격은 개당 6만7282원으로 2014년 6만8972원에서 2.5% 인하하는데 머물렀다.
금호타이어도 천연·합성고무를 17.6%, 11.3% 낮은 182만원, 223만원에 구입했으나 타이어 가격은 6만5535원에서 6만2205원으로 5.1% 인하하는데 그쳤다.
넥센은 천연·합성고무를 20.7%, 17.5% 하락한 176만원, 232만원에 사들였으며 타이어 가격은 5만1726원에서 5만1257원으로 0.9% 낮추었다.
3사의 타이어 가격은 고무 가격이 급등했던 2011년과 비교하면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타이어는 2011년에 비해 원료 구입가격이 66.6%, 45.6% 수준 떨어졌지만 타이어 가격은 10.2% 인하하는데 그쳤다. 금호와 넥센도 비슷한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2016년 상반기 당기순손실이 229억원에 달하며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나머지 2사는 최근 영업호조를 이어가고 있어 가격을 인하할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한국타이어와 넥센은 2016년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각각 16.7%, 13.4%로 영업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일부에서는 타이어 3사가 국내 시장의 90%를 장악하는 등 과점구조가 정착돼 있어 원료가격 인하폭을 타이어 판매가격에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3사는 타이어 가격에는 원료가격 외에 환율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사업보고서에 공시한 판매가격은 수출을 포함하고 있어 실제 국내가격 인하폭과는 차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2011년에 비해 원료가격은 30%, 타이어 가격은 15% 가량 떨어졌다”며 “물가 상승률에 따른 임금 인상, 감가상각비 등 비용 때문에 원료가격 하락폭만큼 가격을 낮추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