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대표 박진수)은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 매출 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설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LG화학은 2016년 3/4분기 전지부문 매출액이 8789억원으로 전분기대비 8.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41억원으로 영업적자를 지속했다.
LG화학은 2016년 EV 배터리 부문에서 1조2000억원 가량의 매출액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매출액이 전년대비 30-60% 증가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으나 제너럴모터스(GM)의 EV 「볼트(Volt)」 판매가 부진하고 중국 정부의 견제가 지속된다면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LG화학은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와 함께 GM의 차세대 볼트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볼트에 투입되는 LG화학의 배터리 가격은 KWh당 145달러로 총 60KWh가 탑재되기 때문에 1대당 배터리 가격이 8700달러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17년 볼트가 3만대 이상 판매되면 LG화학의 배터리 매출액이 2억6100만달러(약 29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매출액의 80% 수준이지만 실제 판매량이 아니라 배터리 프로젝트 계약을 바탕으로 산출한 예상치이기 때문에 볼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견제 지속도 우려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6년 초부터 LG화학을 비롯한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생산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계열 배터리의 안전성을 문제 삼으며 NCM계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버스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LG화학 배터리 부문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전기버스에 대한 납품 중단이 불가피해져 기대치 이하의 영업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EV 배터리를 공급하는 생산기업들을 대상으로 「EV 배터리 모범 규준 인증」을 받도록 했으나 LG화학은 총 4차례 진행된 인증 평가에서 인증 획득에 실패했다.
중국 EV 시장은 현재 12만6000대 수준에서 2020년 69만7000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성장잠재력이 높아 배터리 인증은 LG화학이 중국 배터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판단되고 있다.
배터리 5차 인증은 10월 말-11월 초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LG화학은 국제 품질규격, 연구개발 강화계획 제출 등을 통해 등재요건을 충족시키는 등 인증 획득을 위한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