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는 사물인터넷(IoT) 보급, 빅데이터 활용 본격화, 인공지능 탑재 등으로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며 4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으로 상징되며 산업구조, 노동구조, 이상적인 인재상과 교육방향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6년 1월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 세계경제포럼(WEF) 제46차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의 이해」 주제 아래 300개 이상의 다양한 세션이 진행됐으며 기후변화, 글로벌 경제의 뉴노멀화, 원자재 가격 등 각종 이슈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국내에서는 SK그룹 최태원 회장, SK케미칼 최창원 부회장, 한화케미칼 김창범 대표, 한화큐셀 김동관 전무 등 주요 경제계 인사 50여명이 참여했으며 정부 측에서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했다.
일부에서는 2016년 국내경제 전망이 밝지 않아 정치인들의 참여가 미진했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새 시대의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2014년 제조업 재활성화 법규를 발효하고 「선진 제조업 파트너십」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이나 정부 차원에서 대학 및 관련기업들과 연계하며 제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새로운 산업구조 비전을 정리하고 있는 일본과는 대조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화학산업에 야기할 3가지 변화 주목…
일본 경제산업성은 4차 산업혁명이 화학산업에 미칠 영향을 3가지로 예상하고 있다.
첫째, 사업기회의 변화로, 화학기업들은 IoT를 활용한 사업의 서비스화를 이미 추진하고 있으며 화학산업은 앞으로 기존의 거래관계를 초월해 최종 소비자와의 접점이 확대되고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는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자동차·전자 분야의 주요 소비자들이 변화하는 것으로, 디지털 가전, 스마트폰 등 전자 분야에서는 신기술과 신규 서비스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어 일본기업들은 급속도로 경쟁력을 상실하는 등 불연속성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화학기업들은 개발 가속화 및 고도화를 추구하는 수요기업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체제를 정비하고 수요기업을 넘어 최종소비자의 니즈까지 선점해 보다 주체적이고 참신한 제안활동을 펼쳐야 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첫번째 변화보다 두번째 변화의 영향력이 훨씬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셋째, 첫번째 변화와 두번째 변화에 따라 화학기업들의 이노베이션과 생산시스템의 방향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기업들은 빅데이터 해석, 최신 로봇과 센서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생산제어 시스템 및 설비 관리기법 도입, 외부기술·인재·자금을 보다 적극적으로 투입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가속화 등 이노베이션과 생산시스템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산업구조가 변화하는 가운데 국제경쟁력을 유지·강화하기 위해 화학산업 종사자와 관련정책 담당자가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고 지속적인 소재 이노베이션을 추진하기 위해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고 소재 개발력을 강화하며 차세대 생산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규 사업영역 개척을 위한 환경 정비
화학기업들은 소재에 센서기술 및 분석기술을 조합해 신규사업을 추진할 때 개인정보 취급, 의료법 적용 여부, 수집한 데이터와 관련된 통신법상의 취급 등 관련 법규를 미리 확인해야 하며 미비한 법규가 있다면 적절하게 대응하고 기존 법규를 명확하게 해석해야 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IoT를 활용해 사업을 서비스화할 때 제도상의 문제는 없는지, 추가로 필요한 법규와 인프라 정비는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그동안 산업경쟁력 강화 법규의 그레이존(Gray Zone) 해소 제도를 통해 기존 법규 적용의 명확화 등을 실시했으며, 2015년 10월 설립된 IoT 추진연구소를 통해서는 IoT를 활용하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을 지원하고 있다. 또 비즈니스 발전에 필요한 법규를 정비하는 등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한 지원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IoT를 활용한 사업이 노려야 할 차기 성장시장 모색도 추진하고 있다.
선진국은 헬스케어, 에너지, 모빌리티 분야가 성장하고 있으며 신흥국은 인프라 정비, 건축, 농업, 식품 분야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본은 과거 10년 동안 전자소재 시장을 장악했으나 최근 한국, 중국, 타이완기업들이 진출하며 경쟁이 격화됐고 시장점유율과 수익률이 하락하는 등 사업 재편 및 집약화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글로벌 화학 시장은 인프라·건축용, 식품용 시장이 전자소재 이상으로 규모화되고 있다.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들은 경제가 성장하며 높은 성장 잠재력을 확보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일본기업들이 자동차소재·전자소재와 함께 그동안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던 시장도 추가 공략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신흥국 시장을 개척할 때 에너지 절약, 안전기준 등 법규를 정비하고 민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외부자원도 적극 활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미국은 최첨단 소재를 개발하고 시장에 투입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절반으로 단축하기 위해 「Materials Genome Initiative」를 설립하고 계산 시뮬레이션과 실험 방법에 최신 디지털 데이터 기술을 조합한 통합적인 접근법을 활용해 새로운 소재 개발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일본 역시 최첨단 인공지능과 통계과학 기술을 도입해 소재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으로 단축하고 혁신적인 기능을 이끌어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17억8000만엔을 투입해 기존 기술을 연장하고 새로운 기능을 보유하는 최첨단 소재를 창출하고 개발속도를 극적으로 단축시키는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신규 프로젝트는 여러 혁신기능 소재를 샘플로 계산과학을 활용하는 시뮬레이션을 설계하고 해당 소재를 사용한 개발제품을 고속으로 테스트하는 최첨단 테스트 기기와 나노스케일로 정밀한 평가 및 계측을 실행하는 기반 기술을 확립해 소재개발 사이클을 고속화 및 고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산업기술종합연구소의 소재·화학 그룹과 2015년 5월 산하에 설립된 인공지능연구센터는 관련기업과 연계해 샘플로 활용할 수 있는 혁신소재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으며 2017년부터 화학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사내·사외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도 가속화하고 있다.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고 개발속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벤처 등을 비롯한 관련기업들과 대학 연구소 등이 보유한 기술, 인재 등 외부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화학 메이저들은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등을 통해 사외 자원의 탐색 및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 대학들은 소재·화학 분야의 국제경쟁력이 여전히 높고 최근에는 대학이 보유한 우수한 기술과 화학기업들이 폐기한 기술을 활용하는 소재계열 벤처도 창업하고 있다.
소재 개발은 핵심기술 개발을 완료해도 양산화를 위해 생산기술을 확립하는 과정에서 좌절되는 사례가 많은 편이다.
산업혁신기구는 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과 신소재·신기술을 활용한 사업화를 추진하고자 하는 화학메이저를 연결하고 생산기술 확립을 지원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 7건, 총 44억엔에 달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앞으로 양산화 자금조달 지원을 확대하고 대기업의 유휴설비, 토지, 잉여 유틸리티, 중견인재 활용 등 소재산업 전체의 리소스를 효과적으로 공유하는 시스템 마련을 검토할 계획이다.
IoT 활용해 생산시스템 전환
IoT는 공장의 생산성 향상에 광범위하게 활용되며 이미 대다수 플랜트들이 센서를 설치해 온도, 압력, 유량 등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나 공장 전체의 최적 생산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 앞으로 공장 단위의 효율화에서 나아가 공장별·화학기업별 데이터를 통합함으로써 생산시스템을 최적화하고 생산관리 데이터 및 기간산업 계열 시스템과 연계하며 공급자와 수요자를 포함한 서플라이체인 관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배관, 반응기 등의 부식을 감시하고 펌프 등 기기의 고장을 예측할 수 있는 최신 데이터 해석기술과 로봇·드론 등 선진기술을 활용해 관리를 더욱 효율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2017년 생산시스템 전환을 위한 실증 예산을 확보하고 최신기술에 대응하는 보안제도의 수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국내시장, 플랫폼 구축 서둘러야
국내에서는 LG전자가 2016년 1월 폭스바겐(Volkswagen)과 함께 전기자동차(EV) 콘셉트카 「버드-e」에 LG전자의 스마트기기를 연동하는 내용을 포함한 IoT 기술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역시 2015년 초 인텔(Intel), 델(DELL) 등과 함께 IoT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IoT 디바이스를 테스트할 수 있는 플랫폼을 공개한 바 있다.
포스코ICT는 포스코 제철소에 IoT와 빅데이터를 접목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해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는 미국 레오모터스(Leo Motors)와 EV 및 전기선박에 적용되는 IoT 기술을 공동개발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정부도 2016년 헬스·의료, 제조, 자동차·교통, 에너지, 주거, 도시·안전 등 6대 전략 분야의 IoT 사업화를 집중 지원하고 성공모델 발굴, 전문기업 육성 등을 통해 국내 IoT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밝히는 등 활성화를 강화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6년 1월15일 관련기업 종사자 및 전문가들과 토론회를 개최하고 IoT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체감할 수 있는 적용제품과 서비스를 상용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며 IoT 저변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앞으로 기존산업에 IoT 융합을 촉진하는 방안, 중소·중견기업의 IoT 활용 활성화 방안, 일상생활에서 체험할 수 있는 IoT 확산 방안 등을 마련하고 2015년 계획한 실증단지·실증사업 등의 사업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다보스포럼에서 제4차 산업혁명과 행정을 결합시킨 심야전용 「올빼미버스」를 소개했다.
올빼미버스는 콜택시 요청기록 등 흩어져 있던 30억건의 통화량 빅데이터를 분석해 실제 심야시간대 유동 인구가 집중되는 곳을 중심으로 정확한 수요를 예측해 노선을 확정했으며 2013년 첫 운행을 시작해 현재 8개 노선, 일평균 7700여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생활체감형 정책으로 정착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다보스포럼 「도시 내 혁신 촉진(Fostering Innovation in Cities)」 세션에 참석해 “행정 수요가 급증하고 복잡해질수록 제4차 산업혁명을 행정에 도입해 시민 참여를 확대하고 실시간·맞춤형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면서 “세션을 통해 얻은 아이디어를 서울시 정책에 반영하고 빅데이터, 인공지능, IoT 등 첨단기술을 적극 활용해 수요를 정확히 반영하는 다양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IoT 시장은 2015년 매출액이 4조8125억원으로 2014년에 비해 28% 성장했으며 적용제품 및 기기가 2조2058억원으로 45.8%, 네트워크가 1조4848억원으로 30.9%을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직 IoT 플랫폼이나 서비스 매출이 미미해 제4차 산업혁명을 위한 IoT 활성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학기업들은 급변하는 제4차 산업혁명을 맞이해 IoT 기술을 사업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하는 단계에 머무르지 말고 전체시장, 수요기업, 기술을 크게 발전시키는 관점에서 사업구조를 전환해야 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과감하게 도전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강윤화 기자: kyh@chemlocus.com>
표, 그래프 : <소재 생산기업의 서비스화 사례><일본기업의 전자소재 시장점유율 변화><글로벌 기능성 화학제품 시장규모(2013)><일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혁신소재 프로젝트><일본의 대학 및 폐기 기술을 활용한 소재계열 벤처기업의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