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대표 허수영)이 국내 EOA(Ethylene Oxide Additive)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EOA는 전방산업의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공급과잉으로 경쟁이 치열한 상태이며 롯데케미칼의 대기업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대규모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국내시장을 30-35%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4-5개 중견·중소기업들이 점유하고 있다.
국내 EOA 생산능력은 롯데케미칼 13만톤, 동남합성 6만5000톤, 한농화성 6만톤, KPX그린케미칼 4만5000톤, SFC 3만톤, IC케미칼 1만톤으로 총 34만톤에 달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가장 많은 생산능력을 갖춘 가운데 동남합성이 미원EOA를 합병함으로써 생산능력 2위로 올라섰다.
EOA 생산기업들은 원료 EO(Ethylene Oxide)를 대부분 LG화학과 한화토탈로부터 공급받고 있으며 SFC, IC케미칼은 롯데케미칼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중소 EOA 생산기업들은 롯데케미칼이 EO와 EOA를 수직계열화하고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코스트 경쟁력을 갖추면서 영업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EOA 사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하고 롯데케미칼에게 2012년 3월31일까지 범용 EOA 사업에서 철수해 EOA 내수 판매량을 3년 동안 매년 10%씩 감축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권고 사안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내수 판매는 2015년 3월까지 30% 감소했어야 하나 중견·중소 EOA 생산기업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OA 수요기업들은 LG생활건강을 제외하면 대부분 영세기업으로 롯데케미칼로부터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EOA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에 반대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롯데케미칼이 EOA를 EO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하면서 EO를 외부에서 조달하고 있는 생산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EOA 가격은 그레이드에 따라 다양하나 범용이 kg당 1100-1300원 수준이며 특수제품은 2-4배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범용과 특수제품을 포함한 EOA 평균가격은 2014년 2434원, 2015년 2230원, 2016년 상반기 1878원으로 매년 감소세를 지속했고 특히 2015-2016년에는 352원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하락과 수요 부진이 EOA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EO 가격은 2014년 1523원, 2015년 1266원, 2016년 상반기 1100원으로 감소했으나 2015-2016년 감소폭이 166원에 불과해 EOA보다 감소세가 완만했다.
가장 범용으로 공급되고 있는 EOA와 EO의 가격이 역전되면서 생산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O는 롯데케미칼, LG화학, 한화토탈, 대한유화 등 주로 대기업이 중소·중견기업에게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기업들의 구매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EOA 마진은 2013-2014년 50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가공, 운송, 유틸리티,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마진이 거의 없고 원료 EO를 외부조달하는 생산기업들은 적자생산이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동반성장위원회가 롯데케미칼에게 권고한 시장점유율 축소는 강제성이 없다”며 “수요가 침체된 가운데 롯데케미칼이 물량을 줄였다는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롯데케미칼을 제외한 생산기업들은 마진 악화로 EOA 사업 철수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중견 EOA 생산기업들은 기존의 영업망을 토대로 사업을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EOA 사업 비중이 높지 않은 일부 생산기업들은 타제품의 영업에 집중함으로써 EOA 사업에서 발생한 적자를 만회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EOA 생산기업들은 롯데케미칼의 진입으로 수익성이 악화됐으나 기존 수요처를 유지하면서 구조조정 없이 생산능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었다”면서 “국내 수요가 둔화된 가운데 롯데케미칼이 군림하고 있어 수출 확대를 모색하고 있으나 수출 판로를 개척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