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도료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Sherwin-Williams(S-W)이 2016년 3월 Valspar를 10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PPG와 네덜란드 AkzoNobel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 도료기업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S-W와 Valspar의 총 매출액은 약 17조원으로 PPG, AkzoNobel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도료 사업에 국한하면 3위였던 S-W가 1위로 올라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도료 시장은 예전부터 3파전을 벌여왔으며 4위 이하는 매출액이 상위 3사의 3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격차가 극심한 편이다.
일본에서는 Kansai Paint와 Nippon Paint가 세계 10위권에 진입했으나 매출규모는 비교가 되지 않고 있다.
구조재편 움직임은 일본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Nippon Paint가 2015년 결산에서 Kansai Paint를 넘어선 가운데 양사는 공통적으로 도료가 성장산업이라는 것과 단순히 몸집을 부풀리는 것만으로는 글로벌 메이저들과 경쟁할 수 없다는 위기감을 인식하고 해외투자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Nippon Paint는 2014년 주식공개매수(TOB)를 통해 50년 동안 파트너 관계를 맺어온 싱가폴 Wuthelam의 대표를 대표주주로 맞이했다.
또 Wuthelam의 자회사인 Nipsea 그룹의 아시아 합작기업 8사를 연결 자회사화함으로써 매출액이 5000억엔을 초과해 아시아 1위, 세계 4위의 도료 메이저로 성장했으며 일본조직 개편에 주력하고 있다.
Kansai Paint도 인수합병(M&A)을 통한 규모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1년 300억원 상당을 투자해 남아프리카의 도료 생산기업을 인수했으며 일본기업이 많이 진출하지 않은 현지에서 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글로벌 도료 메이저들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를 핵심시장으로 설정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S-W는 Valspar를 인수하고 아시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으며, 특히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인디아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Nippon Paint도 중국을 핵심 시장으로 설정하고 일본산 브랜드를 강조하면서 주택 내장도료 등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또 중국 편중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디아에서도 현지기업과 합작해 자동차용 도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Kansai Paint는 인디아, 아프리카, 중동을 중심으로 건축용·자동차용 도료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스리랑카 법인을 통해 주변국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짐바브웨, 미얀마 등 다양한 국가에 진출하고 있다.
일본 도료기업들은 해외에 진출할 때 단독으로 진출하기 보다는 현지 메이저와 합작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지 않지만 이미 수많은 로컬기업이 존재하고 있는 신흥국 현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비된 유통망을 보유하고 우수한 브랜드력을 발휘할 수 있는 메이저와 손을 잡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M&A 완료 혹은 합작기업 설립 이후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느냐도 새로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한때 Wuthelam이 겪은 것처럼 생각지도 못한 저항세력과 부딪칠 가능성이 있으며 해외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력, 판매력은 물론 유망사업을 파악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하며 현지 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조직 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