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대표 박진수)이 생산직에 진급 연한을 늘리고 자동승급을 폐지하는 등 인사제도를 개편했다.
LG화학은 여수사업장 노동조합과 2016년 말 인사제도 개편 협의를 마치고 2017년 1월부터 새로운 인사제도를 본격 시행하고 있다.
새로운 인사제도는 생산직의 진급 연한을 4년 늘리고 연차가 차면 자동으로 승급했던 기존 규정을 폐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동안 직급별로 근무 연한이 5년-4년-5년 등 총 14년을 거쳐 계장을 달았으나 앞으로는 18년이 지나야 계장이 될 수 있다.
자동 승급은 직급별로 9년-8년-10년씩 근무연한이 차면 적용했던 것을 폐지했으며 대신 진급률을 대폭 늘렸다.
이밖에 선임계장의 직급을 바꾸어 전문과장으로 승급시키고 성과가 좋은 직원의 호봉을 1단계 높여주는 특호봉 대신 돈으로 지급하는 인센티브 제도 등이 포함됐다.
특호봉은 그동안 입사한 지 15년이 지나야 달 수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던 만큼 인센티브 지급으로 대체된 것으로 판단된다.
회사 측과 여수 노조는 2016년부터 인사제도를 포함해 임금협상을 놓고 팽팽한 대립을 펼쳐왔다.
노조는 회사 측의 조치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 위한 기초단계가 아니냐고 반발했고, 회사 측은 포상 방법은 다양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득했다.
노조가 2016년 9월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까지 했으나 곧바로 신청을 철회했으며 회사 측과 10차 교섭을 가진 후 21일 극적으로 잠정합의를 마쳤다.
LG화학의 인사제도 개편은 전체 노조사업장 및 다른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은 2016년 6월 LG이노텍이 현장생산직을 대상으로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역량 기반의 차등 임금체계 도입을 발표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인사제도를 계속 손보고 있다.
LG이노텍의 시도는 노조가 있는 대기업 사업장 가운데 OCI가 호봉제를 폐지한데 이어 국내 2번째 사례로 주목받았다.
LG화학 관계자는 “포상체계를 다양화하기 위해 새로운 인센티브 제도 등을 도입한 것”이라며 “청주 사업장 등 다른 사업장 노조와는 직군체계가 달라 아직 인사제도를 놓고 협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