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은 기술 발전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다양한 제조업의 근원으로서 역할을 발휘하고 있다.
언제나 시대와 함께 진화하며 이노베이션을 일으킴으로써 사회가 요구하는 고도화된 니즈에 적극 대응하고 있으며 선도적으로 사회를 발전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현대사회는 인구가 급증한 영향으로 자원, 식량 등이 고갈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환경문제, 초고령화 사회 도래 등 수많은 난제에 직면해 있으며, 화학산업은 앞으로도 기술개발, 다른 산업과의 연계 등을 통해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켜 사회를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화학산업, 시대 흐름을 주도한다!
근대 화학산업은 1760년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이 연금술로 알려졌던 영역을 화학으로 탈피시키면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산, 알칼리가 공업화됐다.
방적기의 발명으로 섬유공업의 기계화가 진전된 가운데 표백에 사용되는 재 공급부족이 심화됨에 따라 사용량에 제한이 있는 천연소재를 대체하기 위해 황산, 탄산소다 등을 본격적으로 공업화했으며 섬유제품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19세기에는 프리드리히 뵐러(Friedrich Wohler)가 요소를 인공적으로 합성하는데 성공해 생물이 만들어낸 유기물을 인공적으로 생산할 수 없다는 개념을 전복시킴으로써 유기화학공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철강업에서 부생한 콜타르를 원료로 생산된 합성염료는 천연염료보다 기능이 뛰어나 화학산업 성장의 주요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화학산업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까지 급성장했다.
프리츠 하버(Fritz Haber)가 비료와 암모니아의 합성방법을 개발했으며 셀룰로이드 페놀수지(Phenol Resin) 등 플래스틱과 합성고무가 탄생했다.
또 가솔린 자동차가 등장하며 에너지 자원의 주역이 석탄에서 석유로 전환돼 석유화학공업이 부흥하기 시작했고 플래스틱, 합성섬유 등은 금속, 목재, 종이를 교체하는 기초소재로 저렴하게 대량 공급됐다.
화학기술은 현대사회에서도 비료, 농약, 섬유, 플래스틱 뿐만 아니라 정보화 사회의 발전을 지탱하는 반도체와 전자소재, 건강을 위한 의약품 영역에서 필수불가결한 존재로 자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IoT(Internet of Things), 전지, 재생의료, 스마트 사회, 차세대 모빌리티, 차세대 의료 실현을 위한 기술 혁신이 시작되고 있으며 태양광과 이산화탄소(CO2)를 이용해 새로운 화학원료를 창출하는 인공광합성 프로세스도 개발하고 있다.
CO2 감축 앞장서 파리협정 이행 노력
화학산업은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인 것처럼 인식됐으나 앞으로는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산업군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11월4일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새로운 국제협약인 파리협정이 발효됨에 따라 세계 197개 참여국들은 세계 평균 기온 상승폭을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2℃ 미만으로 제어하고 CO2 배출을 제로로 줄여야 한다는 공동목표 달성을 위해 각고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화학산업은 태양전지, 2차전지 소재, 경량소재 등을 중심으로 CO2 배출량 감축에 공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 사회는 아직까지 에너지의 80% 가량을 화석 베이스 자원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혁신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앞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에너지의 절약·창출·비축 등의 영역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iB(Lithium-ion Battery)는 친환경 자동차의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기자동차(EV)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전극 소재, 분리막 등의 생산능력이 확대되고 있다.
주택에서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LED(Light Emitting Diode) 조명 채용이 확대되고 있으며 수지제 창틀, 단열재 등의 보급도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냉방 및 난방을 줄여도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의류용 고기능 섬유도 에너지 절약에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화학산업은 각각의 소재 및 생산제품으로 에너지 절약에 대응하는 한편 기후변화 문제에 더욱 근원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인구증가, 경제성장 등의 영향으로 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강우 및 수질오염이 심각하고 강설 패턴이 매년 변화함에 따라 물 부족현상이 심화되자 다양한 막을 투입해 해수 담수화, 배수 재활용 등을 확대하고 있다.
또 지구온난화에 대응해 작물에 고온내성을 부여하는 농약도 개발하고 있으며 기온상승으로 전염병이 확산되기에 앞서 바이러스를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진단기술과 백신 개발도 본격화하고 있다.
화학산업은 에너지 다소비형 구조를 취하고 있으나 효율화 등을 통해 CO2 배출량을 대폭 줄이고 있으며 동시에 CO2 감축을 위한 소재와 기술을 제공하는 등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에 크게 공헌하고 있다.
그러나 파리협정에 맞추어 CO2 배출량을 제로로 줄이기 위해서는 CO2를 인위적으로 흡수하는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CO2 포집·저장기술(CCS: Carbon Capture & Storage)이 주목받고 있으며 CO2 회수를 위한 흡착액, 분리막 등도 개발되고 있다.
또 회수한 CO2를 화학제품 원료로 사용하는 프로세스도 주목받고 있다.
첨단소재로 자동차의 진화를 도모
화학산업은 차세대 자동차 실현을 위한 신소재 개발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일본이 앞장서고 있다.
일본은 2014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산업 및 사회의 발전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혁신 과학기술 및 이노베이션 창출을 위한 「혁신적 연구개발 추진 프로그램(ImPACT)」을 통해 차세대 자동차 소재로 활용이 기대되는 내충격성 강화 폴리머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새롭게 개발한 폴리머는 강성, 인성, 자기회복 등의 성능과 코스트 퍼포먼스를 모두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박막화 기능도 뛰어나 고기능 경량화 소재로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신규 폴리머 개발에는 Toray, Bridgestone, Sumitomo Chemical, Mitsubishi Plastics, Asahi Glass 등의 소재 생산기업과 닛산자동차(Nissan Motor), Toray Carbon Magic 등이 참여했다.
참여기업들은 ImPACT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소재 개발성과를 공개하고 있다.
Toray가 9월 말 연구성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대나무처럼 부드럽고 충격흡수성이 기존 소재에 비해 2배 우수한 폴리머를 선보였으며, Bridgestone도 자원절약형 타이어를 제조할 수 있는 내마모성 소재를 소개했다.
Mitsubishi Plastics은 분리막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Asahi Glass는 전해질막의 박막화 및 강인화를 추진하고 있다.
Sumitomo Chemical은 자동차부품 수지화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유리를 아크릴수지(Acrylic Resin)로 교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참여기업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폴리머 기반기술을 바탕으로 2년 후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각각의 소재를 사용한 콘셉트 카도 제작하고 있다.
화학소재를 사용해 자동차의 영역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rimOnO가 개발한 초소형 EV 「rimOnO」는 외판에 Mitsui Chemicals의 우레탄(Urethane) 폼, 표피재에는 Teijin의 섬유제품을 채용했으며 차체 경량화를 위해 창문과 구조재에도 다양한 EP(Engineering Plastic)를 사용함으로써 자동차 외관을 자유자재로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철보다 가볍고 고강도인 탄소섬유도 자동차 경량화의 핵심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Toray, Teijin, Mitsubishi Rayon 등은 자동차기업과 공동으로 소재 개발에 나서고 있다.
Teijin은 미국 Continental Structural Plastics(CSP)을 인수함으로써 자체 보유한 CFRP(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와 CSP의 GFRP(Glass Fiber Reinforced Plastic)를 조합해 자동차 경량화의 범위를 외장재에서 구조재에 이르기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Mitsubishi Rayon도 이태리 람보르기니(Lamborghini)와 제휴 관계를 체결했다.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탄소섬유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아직까지 제조 프로세스나 코스트에서 다양한 과제에 직면해 있으나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가 탄소섬유 제조코스트를 절반으로 줄이고 생산성을 10배 이상으로 향상시키는 혁신 프로세스를 개발하고 있다.
CNF(Cellulose Nano Fiber)도 자동차 경량화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CNF는 폐목재를 원료로 생산하며 가볍지만 철의 5배 이상 강성을 보유하고 있어 수지나 고무에 소량 첨가하면 강도를 높이거나 부품을 박막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포스트 탄소섬유로 불리고 있으며 자동차 뿐만 아니라 전자소재, 화장품 등 광범위한 산업에서 이노베이션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은 2500만헥타르에 달하는 삼림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CNF가 산업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로 제지기업들이 사업화에 나서고 있으며 Daiichi Kogyo Seiyaku, Unitika, DIC, Kao 등 화학기업들도 잇달아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화학기술 발전으로 건강수명 연장
의약품, 의료산업은 과학의 발전과 함께 나날이 진보하고 있다.
다양한 질환을 근본부터 치료하는 재생의료 등 새로운 개념의 기술이 등장하고 있으며 IoT도 의료산업을 변화시키고 있다.
생체정보를 계측할 수 있는 웨어러블(Wearable) 생체센서는 질병 및 질환 예방을 위해 활용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화학기술은 의약 및 의료산업의 기반을 다지는데 일조했으며 존재감이 날로 강화되고 있다.
대부분의 의약품들은 화학합성을 통해 제조되는 저분자계 화학제품이며 최근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는 바이오의약품도 생화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또 주사기, 수액백 등 일반 의료기기, 투석치료에 사용되는 인공신장, 벌룬 카테터(Balloon Catheter) 등 치료기기 등에도 화학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의료산업에서는 현재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으며, 특히 재생의료 분야가 주목받고 있다.
iPS세포(인공다능성줄기세포)나 ES세포(배성줄기세포) 등을 활용해 세포와 조직을 이식하고 손상된 장기나 조직을 복구 및 치료할 수 있게 되면 척추 손상, 중증 심장질환 및 간질환, 당뇨병 등 치료법이 없던 질환, 장기이식이나 대처요법밖에 없는 질환도 근본적으로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재생의료 실현을 위해 세포 외 매트릭스(ECM) 기술도 고도화되고 있다.
ECM은 세포가 결합된 부위에 다량으로 존재하는 스펀지 형태의 복합체이며 대부분이 콜라겐 등의 고분자로 형성돼 있다.
Fuji Film이 사진필름 영역에서 출적한 기술과 유기합성화학, 고분자공학, 소재화학기술 등을 접목시킴으로써 인체 콜라겐 등을 활용해 인공 ECM을 개발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화학기술은 시약, 용기 등의 소모품, 세포의 조정과 가공에 사용되는 세포배양기기 등 의료 주변분야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Kuraray, Sumitomo Bakelite, JSR, Asahi Glass, Nissan Chemical, Nippon Shokubai 등이 고분자 기술을 활용해 입체적인 세포조직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3차원 배양용기 및 기초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IoT를 활용한 차세대 소재도 개발되고 있다.
Toray와 NTT가 공동개발한 「Hitoe」는 나노파이버 소재에 도전성 수지를 도포해 피부에 밀착시킴으로써 생체정보를 취합하고 있다.
심박수 측정 용도로 스포츠 의류 분야에서 투입이 시작됐으며 일반 의료기기로 Hitoe를 사용한 심전측정용품이 등록됐다.
Toyobo도 생체정보를 계측하는 의류에 채용이 기대되는 고신축성 필름형 도전소재 「Cocomi」를 개발했으며, Teijin은 구급의료에서 심전도 계측에 활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전극포를 개발하고 있다.
Gunze는 입는 것만으로 자세, 소비 칼로리, 심박수 등을 계측할 수 있는 스포츠용 내의를 출시했다. 일상적으로 생체 데이터를 측정해 몸의 이상이나 피로도를 정량적으로 관리하고 질병을 예측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건강수명을 늘리는 것 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졸음을 감지하고 공장이나 건설현장 등에서 작업자의 안전을 관리할 때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광합성, 궁극적인 화학 이노베이션으로…
화학산업은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이끌어왔으며 화학산업 내부에서도 커다란 이노베이션을 앞두고 있다.
최근 무한한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해 물과 CO2에서 화학제품을 제조하는 프로세스가 개발되고 있다.
화석자원에 의존하지 않는 화학 프로세스가 완성되면 자원 에너지 및 지구환경 문제의 해결에 공헌할 뿐만 아니라 원료가 부족한 국가의 화학산업도 혁신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화학제품을 제조할 때에는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와 전기가 에너지원으로 필요하며 화석자원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그동안 유한한 자원을 활용해 산업을 부흥시켰으나 최근에는 에너지 절약, 자원 절약을 위해 재생가능한 자원인 바이오매스(Biamass)를 활용하는 바이오 플래스틱 등이 개발되고 있다.
바이오 플래스틱은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화석자원으로 제조한 플래스틱과 동등하거나 우수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어 일용품부터 자동차부품 등 공업소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다.
또 미생물을 이용해 화학제품을 제조하는 바이오 리파이너리도 실용화 단계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 지구환경산업기술연구기구(RITE)는 가식 셀룰로오스(Cellulose)계 바이오매스 자원으로 바이오 연료와 바이오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 연료 분야에서는 에탄올(Ethanol)이나 이소부탄올(Isobutanol) 등이 실용화를 앞두고 있으며 바이오 화학제품 영역에서는 Sumitomo Bakelite와 공동으로 그린 페놀(Phenol)을 개발해 2018년에 본격 양산할 방침이다.
이노베이션 확대를 위해 인공광합성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인공광합성 기술은 식물처럼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해 물과 CO2를 수소와 유기화합물로 변환시키는 궁극의 화학 프로세스이며 일본에서는 NEDO와 Mitsubishi Chemical, Mitsui Chemicals을 포함한 총 6개 관련기업 및 단체가 참여하는 「인공 광합성 프로세스 기술연구조합(ARPChem)」이 2012년부터 기술 정립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실시하고 있다.
ARPChem은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한 광촉매를 이용해 물에서 추출한 수소와 발전소, 공장 등에서 배출된 CO2를 원료로 기간화학제품인 에틸렌(Ethylene)이나 프로필렌(Propylene)을 제조할 계획이다.
아직 과제가 산적해 있으나 수소와 산소를 발생시키는 광촉매, 생성된 수소와 산소를 분리하는 분리막, 수소와 CO2를 원료로 사용하는 올레핀 합성촉매 분야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강윤화 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