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Shale) 혁명으로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을 흔들어놓았던 미국의 석유화학산업이 2017년경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파악된다.
2014년 이후 국제유가와 나프타(Naphtha)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에틸렌(Ethylene)도 급락했으나 미국에서는 셰일혁명을 타고 에탄(Ethane) 크래커 건설이 적극화되는 등 에틸렌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은 에틸렌 수요가 약 2500만톤 수준으로 생산능력도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수요와 공급이 거의 밸런스를 이루고 있다.
에틸렌 수요는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수준으로 신장하고 있는 반면 공급은 Chevron Phillips Chemical, ExxonMobil 등이 텍사스 및 루이지애나 등에서 825만톤 크래커 건설을 추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Shell Chemicals도 2016년 6월 펜실베이니아에 150만톤 크래커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는 등 대폭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미국 Axiall과 90대10 합작으로 루이지애나의 Lake Charles에 100만톤 크래커를 건설하고 있으며 2019년 1/4분기부터 상업가동할 계획이다.
미국은 앞으로 건설이 예정돼 있는 크래커들이 모두 완공되고 공급량이 확대되면 수요를 압도적으로 상회하면서 수급밸런스 붕괴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특히, 에틸렌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미국가격은 2014년 가을 파운드당 56센트에서 2016년 6월 25센트로 50% 이상 폭락했다.
미국은 앞으로 에틸렌 공급이 대폭 증가해 거래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이 낮고 에탄과의 스프레드가 줄어드는 등 수익성 리스크가 우려되고 있다.
미국의 에틸렌 거래는 원칙적으로 에탄 가격과 상관없이 메이저들이 시황을 판단하고 협상을 통해 결정하고 있으며, 상업판매는 에틸렌-에탄 스프레드가 충분한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수혜를 입었으나 최근 리스크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에탄 가격에 맞추어 장기계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북미산 에탄은 100만BTU당 2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은 앞으로 완공될 에탄 크래커에서 추출한 에틸렌 가운데 80% 가량을 PE(Polyethylene) 원료로 사용할 계획이며 대부분 중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으로 수출할 방침이다.
BASF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셰일 개발 둔화, 에틸렌 약세 및 공급과잉, 유도제품 증설 열풍 등을 우려하며 텍사스에서 추진하고 있던 프로필렌(Propylene) 생산설비 건설을 연기했으며 PE 증설 계획도 보류했다.
브라질의 Odebrecht와 Braskem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던 에탄 투자계획을 보류하는 등 공급과잉을 우려하며 투자계획을 철회하는 석유화학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셰일혁명을 타고 적극 추진되는 프로젝트들이 상업가동에 들어가는 2017-2018년에는 첫번째 고비를 맞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