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Wearable) 기기는 애플(Apple)이 2015년 스마트위치 애플워치(Apple Watch)를 출시하고 삼성전자가 기어(Gear) 시리즈를 선보임에 따라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술이 상당부분 진보됐으나 시장은 기대에 비해 빠르게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 시장규모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킬 요인이 없기 때문으로, 경제·사회 환경 변화에 따라 시장 양상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강관리, 시장 성장 견인한다!
웨어러블 시장은 고령화와 게임·스포츠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활용 확대에 따라 2020년 이후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카테고리별 연평균 성장률은 2014-2020년 건강·운동 관련이 17.7%, 스마트워치 60.9%, 스마트글래스·HMD(Head Mounted Display)·카메라 267.4%, 기타 10.2%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규모가 가장 큰 분야는 건강·운동 관련으로 건강수명 연장, 건강관리 니즈 확대 등에 따라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판단된다.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와 연관성이 높은 스마트글래스·HMD·카메라 시장은 시장규모가 작지만 가장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가상현실(VR)을 활용한 게임 등이 확산됨에 따라 HMD 시장이 성장을 견인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의류·시계·안경, 다양한 형태로 대응…
웨어러블 기기는 몸에 걸칠 수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의류, 신발, 시계 등으로 종류가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2016년 1월 미국 Las Vegas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6에서는 실제 생활 속에서 활용이 가능한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가 다수 등장했다.
미국 Sensoria는 섬유에 압력센서를 투입해 발이 닿은 위치를 감지할 수 있는 양말을 출시했다.
착지할 때 발에 가해지는 압력을 측정하고 스마트폰으로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보내 분석함으로써 이상적인 착지 상태를 표시하도록 했다.
걷는 자세를 교정하는데 도움이 되며 심박수, 소비 칼로리도 함께 기록하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스포츠 의류 메이저들은 디지털 피트니스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미국 Under Armour가 센서를 통해 착용자의 달리기 속도, 보폭, 거리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슈즈를 출시했다.
Under Armour는 타이완 HTC와 공동으로 스마트밴드도 개발했으며 심박수, 체중·체지방 측정 센서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연결한 건강관리 시스템 「UA Health Box」를 출시했다.
UA Health Box를 활용하면 하루의 운동목표를 설정할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달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간편하게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선두기업들은 시계형 웨어러블 기기인 스마트워치에 주목하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각각 스마트워치 애플워치와 기어 시리즈를 출시한 후 GPS 기능, 방수성 등을 개선시켜 차기제품도 출시하고 있다.
특히, 기어는 애플워치에 비해 기존의 일반적인 손목시계 형태에 가까워 디자인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 Huawei도 일반 고급시계처럼 보이는 스마트워치를 출시했다.
최첨단 기술을 탑재하고 있으면서도 시계라는 본연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평상시 편하게 착용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소니(Sony)가 선보인 「Wena Wrist」는 시계밴드 부분에 결제기능을 부여한 스마트워치로 화제를 모았다.
Casio Computer도 스마트워치 사업에 진출했다.
휴대폰 전파가 통하지 않는 환경에서도 위치를 파악하고 목적지까지의 거리와 속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으로 사이클링, 트랙킹, 낚시 등 스마트폰을 조작하기 어려운 아웃도어를 즐길 때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기상환경, 일몰시간 등을 알리는 기능도 탑재해 등산, 낚시 중 발생하기 쉬운 안전사고 예방 효과를 높였으며 내충격성, 방수성 등도 부여했다.
스마트글래스는 구글(Google)이 「Google Glass」를 출시하며 주목됐으나 프라이버시 문제 해결이 급선무인 것으로 파악된다.
Google Glass는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발매중지 처분을 받았으며, 파나소닉(Panasonic)의 스마트글래스 「Arbitrator」는 미국 경찰 등 공공기관에만 공급되고 있다.
HMD는 소니의 「PlayStation VR」, 미국 Oculus VR의 「Oculus Rift」, HTC의 「VIVE」 등이 주목받고 있으며 모두 디스플레이에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를 채용하고 있다.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중심으로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 교육 분야에서도 널리 사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고령화사회 진전으로 수요 “급신장”
웨어러블 기기는 아직 소비자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건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어 보급이 미진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사회구조 변화의 흐름에 따라 필요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사회는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고령자 고용촉진법시행령을 통해 55세 이상을 고령자, 50-54세를 준고령자로 규정하고 있으나 UN은 65세 이상을 고령자라고 판단하고 있다.
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Aging Society), 14% 이상이면 고령사회(Aged Society), 20% 이상이면 후기고령사회(Post-Aged Society) 혹은 초고령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고령에 따르는 질병, 빈곤, 고독, 무직업 등이 고령화사회의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웨어러블 기기가 일정 부분 해결책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자녀가 있더라도 요양을 받는 대신 다른 지역에서 혼자 지내는 고령자가 증가하고 있어 웨어러블 기기의 활용이 주목된다.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고령자가 가정에서 사고를 가장 많이 당하는 장소는 거실, 침실 등 방, 계단 순이었다.
이에 따라 고령자가 텔레비전을 보거나 독서를 하는 등 일상생활을 할 때 스마트글래스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계단에서 발생하는 사고, 기타 가구와의 충돌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양말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도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사용자가 실제로 몸에 장착하고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디자인, 패션 등의 요소도 중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고령자의 의료를 위한 웨어러블 기기 사용도 확산되고 있다.
Toray와 NTT는 2016년 9월 심전도를 24시간 측정함으로써 부정맥을 검사할 수 있는 신소재를 공동개발해 「Hitoe」 브랜드로 출시했으며 의료기기로 승인을 받았다.
타이완 AiQ는 스마트섬유를 활용한 재택의료용 셔츠를 개발했다.
AiQ의 섬유는 스테인레스가 들어있으나 세탁이 가능하며 블루투스 등을 내장한 디바이스와 접목하면 심박, 뇌파, 혈액상태, 호흡, 온도 등의 건강데이터를 계측기로 전송할 수 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환자가 누워있는지 아니면 발작을 일으키고 쓰러졌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재택요양 환자들에게 활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직접 병원에 가지 않고도 웨어러블 기기로 생체 데이터를 병원에 송신함으로써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미조리 소재 Mercy Hospital은 Virtual Care Center를 통해 원격 진료를 실시함으로써 입원실 없는 병원을 실현시켰다.
고령자 가운데에는 집에서 치료를 받거나 임종을 맞이하고 싶다는 의향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간병인들의 복지 문제도 주목받고 있어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원격으로 고령자의 상황을 파악함으로서 일정 수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도 미국을 비롯해 세계 전역에서 고령자 대상을 중심으로 원격 진료용 웨어러블 기기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2008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501만6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0.3%에 달하며 2026년에는 20%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UN에 따르면, 2025년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일본 27.3%, 스위스 23.4%, 덴마크 23.3%, 독일 23.2%, 스웨덴 22.4%, 미국 19.8%, 영국 19.4%로 예측되고 있다.
산업현장, 근로자 관리와 기술전수에 활용
웨어러블 기기는 산업현장에서도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근로자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생산기업의 중요한 의무로 이미 건설 메이저 등은 작업자에게 팔찌형 웨어러블 기기를 장착시키거나 센서를 부착시켜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도전성 섬유 생산기업인 Mitsufuji와 공동으로 수면 상태, 질병, 심박수, 호흡수, 스트레스, 자세 등의 정보를 수집하는 의류 타입 바이털 센서와 해당 센서를 적용한 IoT(Internet of Things) 클라우드 시스템을 개발해 2017년부터 기업용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해당제품은 보안카드를 넣어 목걸이형으로 제조하면 사무직들도 활용이 가능하다.
다만, 개인의 질병 이력 등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소지가 있어 채용 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생산공정에서는 숙련공의 기술을 계승시키는데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부기업이 스마트글래스와 HMD를 활용해 숙련공의 기술을 디지털화하고 있으며,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해 근로자의 작업을 보조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게임·스포츠 유행도 시장 성장요인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반드시 필요성을 나타내는 「Needs」 뿐만 아니라 즐거움을 부여하는 「Wants」 목적을 통해 급성장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게임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Nintendo는 「Pokemon Go」를 통해 증강현실(AR)의 가능성을 세계 시장에 알렸으며 손목시계형 Pokemon Go도 잇달아 출시함에 따라 스마트워치 보급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게임의 긍정적인 요소를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 적용하는 움직임을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라고 부르며 재활치료 영역이 게이미피케이션 효과가 가장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재활치료는 단순 반복동작이 많아 육체적으로 힘이 들 뿐만 아니라 환자의 피로도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HMD, 생체데이터 계측형 스마트워치, 스마트의류 등을 통해 게임적인 요소를 접목시킨다면 즐기며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웨어러블 기기는 스포츠의 즐거움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일본은 국가대표 럭비선수들에게 GPS를 장착시켜 연습에 활용하고 있으며, 유럽 일부 축구클럽도 GPS를 활용한 연습을 확대하고 있다.
스포츠 선수들은 체력·운동상태 관리를 위해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하고 있다.
세계적인 사이클 대회인 Tour de France는 2016년 중계방송부터 선수복에 생체센서, 안장에는 GPS를 부착해 선수와 선수 사이의 거리와 자전거의 속도, 경사각도, 선수의 심박수 등을 분석해 시청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남아공 Dimension Data가 구축한 시스템으로 사이클 경기를 직접 볼 수 없어도 텔레비전을 통해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어 관람의 즐거움이 확대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포츠 경기장들도 IT를 활용한 고객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선수에게 소형 웨어러블 카메라를 장착시켜 관람객에게 선수 시선에서 바라본 경기장 풍경, 실제 경기의 속도감 등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려동물을 위한 웨어러블 기기도 등장하고 있다.
대부분 의류형으로 반려견 등에게 입히면 심박수, 체온 등을 측정해 건강상태나 감정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웨어러블 시장의 성장에 따라 주변 액세서리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Mogura는 HMD를 착용할 때 이용 가능한 청결제품 「Ninza Mask」를 출시했다.
HMD는 직접 얼굴에 닿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면 위생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Ninza Mask를 쓰고 HMD를 착용하면 청결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채용이 기대된다.
주로 VR 게임을 체험하는 전시회 등에서 이용을 권하고 있다.
지속가능 성장 위해 데이터 정비 “시급”
웨어러블 시장은 아직까지 급성장하지 못하고 있으나 앞으로 완만하게 성장세를 이어가 2020년 이후 대형시장으로 정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회적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고 Pokemon Go 등을 비롯한 게임이 유행하며 Wants를 위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웨어러블 기기 생산기업들은 시장 성장이 본격화되기 전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디자인성, 브랜드 파워 등을 강화하고 피부에 직접 닿을 때 느낄 수 있는 저항감이나 위생문제 등을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해두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개인의 프라이버시 관리 문제, 빅데이터 소유권 문제 등도 정비가 시급하다.
생산기업이 단독으로 준비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관련기업, 행정, 연구기관, 지역 등과 공동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준비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윤화 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