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자는 다양한 제형의 화장품에 사용되고 있다.
스킨케어제품에는 증점제, 피막제, 보습제, 유화제 등으로, 메이크업제품에는 증점제, 피막제, 분체소수화처리, 유기안료 등으로, 헤어케어제품에는 증점제, 피막제, 컨디셔닝 등으로 투입되고 있다.
분자량 1만개 이상의 다양한 고분자는 수용성이 주류이나 비수용성도 사용되고 있다.
수용성 고분자는 유기물과 무기물이 있으며 유기물은 천연고분자, 반합성고분자, 합성고분자로 구분된다.
천연고분자는 식물계, 미생물계, 동물계, 반합성고분자는 셀룰로오스계, 전분계, 알긴산계, 합성고분자는 비닐계 등이 있다.
비수용성 고분자에는 니트로셀룰로오스(Nitrocellulose), 고분자 실리콘(Silicone), 실리콘 레진 등이 있다.
화장품에는 다양한 제형이 있으며 스킨케어제품, 메이크업제품, 헤어케어제품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스킨, 로션, 크림 등 스킨케어제품은 건조 및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건강한 피부를 유지·회복하는 기능을, 파운데이션, 립스틱, 아이섀도우, 네일 에나멜 등 메이크업제품 피부 및 손톱을 아름답게 가꾸고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기능을, 샴푸, 린스, 트리트먼트 등 헤어케어제품은 머리카락 및 두피를 건강하게 하고 모발 형태를 정돈하는 기능을 한다.
화장품에 사용되는 다양한 고분자는 증점제에 활용되는 카르복시비닐폴리머(Carboxyvinyl Polymer)와 잔탄검(Xanthan Gum), 피막제에 활용되는 PVOH(Polyvinyl Alcohol), 고분자 실리콘, 보습제에 활용되는 바이오 히알루론산 등이 대표적이다.
기술발전에 따라 안티에이징 케어 고분자, 올인원 고분자와 같은 신규 고분자가 개발되면 화장품 기능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카르복시비닐폴리머, 차갑고 촉촉한 감촉이 특징
카르복시비닐폴리머는 아크릴산(Acrylic Acid)을 중합한 것으로 카르복시기를 보유한 합성 고분자이다.
증점제로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알칼리와 중화하면 증점작용을 일으켜 투명한 겔 상태가 된다.
유액은 유동성 있는 O/W(Oil in Water) 형태가 많고 섬유 점도가 낮으며 수상과 유상의 비중차이에 따라 크리임(유상이 상부에 집합하는 것)이 발생해 시간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카르복시비닐폴리머를 활용해 섬유를 증점시키면 시간적 안정성이 대폭 향상돼 분리를 일으키지 않게 되고 시간 및 습도에 따른 점도 변화도 적다. 다만, 물에 분산시키는 것이 매우 어렵고 응어리가 생기기 쉽기 때문에 하루 동안 물에 분산시켜 팽윤시킨 다음 사용해야 한다.
제조공정은 유화 후 첨가하고 유화할 때 수계에 첨가해 두었던 알칼리와 중화시켜 섬유를 증점시키는 공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카르복시비닐폴리머를 알칼리로 중화한 투명 젤은 차가운 외관과 촉촉한 감촉을 보유하고 있어 젤 기재로서 여름용 보습 젤 등에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카르복시비닐폴리머는 염분이 섞이면 젤 상태가 무너져 섬유가 증점하지 않고 시간적 안정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잔탄검, 시간·습도·pH에 따른 변화 적어…
잔탄검은 산토모나스(Xanthomonas) 균을 활용해 포도당을 발효시켜 생성할 수 있다.
미생물 베이스 천연 고분자로 D-글루코오스(Glucose), D-마노스(Mannose), D-글루쿠론산(Glucuronic Acid)을 통해 만들어지는 산성 다당류이다.
주로 증점제로 활용되며 시간, 습도 및 pH에 따른 점도 변화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카르복시비닐폴리머는 섬유에 염분을 다량 배합하면 젤이 무너지나 잔탄검은 증점제로 사용할 수 있다.
에센스 및 로션과 같은 유동성 있는 섬유에 염분이 섞어도 시간적으로 점도가 안정적이며 피부 촉감도 뛰어나고 농도도 짙은 것이 강점이다.
잔탄검은 알칼리로 중화할 필요가 없으며 글리콜에 분산된 후 물에 팽윤되는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
PVOH, 주로 필링 팩에 활용
PVOH은 PVA(Polyvinyl Acetate)를 감화해 생산하며 감화도 및 중합도에 따라 점도 및 피막 강도에 차이가 발생한다.
주로 필링 팩에 사용되고 있다. 필링 팩은 젤 상태의 팩을 얼굴에 얇게 펴바른 후 20분 정도 시간이 지나면 수분이 증발해 필름 상태로 변해 얼굴 형태의 필름으로써 떼어낼 수 있다.
피부 표면에 강하게 밀착하기 때문에 벗길 때 다소 아프나 피부 표면 및 모공 이물질을 제거하는 효능을 보유하고 있다.
PVOH는 물에 용해하는데 시간이 걸려 응어리지기 쉬우나 알코올 등 글리콜에 적시면 용해하기 쉬워진다.
분체를 배합하면 탈지력이 향상되고 유분을 배합하면 연화 효과를 부여할 수 있어 요구하는 기능에 따라 처방을 조절할 수 있다.
고분자 실리콘, 모발코팅 효과 뛰어나…
고분자 실리콘은 분자량이 30만-60만개인 직쇄 형상의 디메틸폴리실록산(Dimethyl Polysiloxane)으로 부드러운 고무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저분자 실리콘 등 휘발성 유분으로 용해해 모발제품 등에 사용된다.
모발에 도포 후 휘발성 유분이 휘발되면 얇은 실리콘 피막으로 두발에 남아 갈라진 머리끝과 모발 손상을 복원하는 효과 발휘한다. 모발 코팅은 기본적으로는 고분자 실리콘을 휘발성 실리콘에 용해한 것이다.
1980년대 유행했던 스트레이트 헤어의 손상을 복원하고 촉감을 부드럽게 하는 효과가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헤어 코팅은 주로 석유 팬히터의 온풍으로 모발을 건조시켰으나 팬히터의 착화점이 공중에 비산하는 휘발성 실리콘에 덮여 착화하지 않는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휘발성 실리콘을 사용할 수 없게 돼 헤어 코팅 붐이 사그라들고 있다.
히알루론산, 스킨케어에 바이오제품 투입
히알루론산은 N-아세틸글루코사민(Acetyl Glucosamine)과 글루쿠론산이 상호 결합한 산성 무코 다당류의 일종으로 포유동물의 결합 조직에 널리 분포해 있다.
젤리 상태의 매트릭스를 형성함으로써 세포를 유지하거나 피부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으로 화장품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고분자로써 스킨케어제품에 투입되고 있다.
기존에는 닭 벼슬 등에서 추출해 정제하기 때문에 생산 효율성이 나쁘고 높은 가격에 거래됐으나 1984년 시세이도(Shiseido)가 히알루론산 생성균을 활용한 발효배양법으로 생산하는데 성공해 안정적이고 저가에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일반적으로는 히알루론산 나트륨으로 시판되고 있으며 분자량에 따라 점도, 보습성, 침투성 등이 상이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히알루론산 나트륨은 흡습력이 다른 보습제에 비해 상대습도의 영향을 잘 받지 않는 다는 데이터도 있다.
안티에이징 케어, 주름 개선효능 기대
안티에이징 케어는 화장품에 활용되는 고분자 가운데 유망주로 평가되고 있다.
주름은 진피를 구성하는 콜라겐 섬유, 엘라스틴 섬유, 프로테오글리칸(Proteoglycan)의 변형 및 탄력 저하에 따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콜라겐 섬유, 엘라스틴 섬유, 프로테오글리칸을 대체하는 고분자가 개발되면 주름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안티에이징 케어 고분자는 높은 생체 적합성이 요구되며 피부에 대한 친숙도가 뛰어나고 피부 바깥쪽에서 작용할 수 있는 고분자와 피부 안쪽에서 작용하는 고분자로 구분된다.
피부 바깥쪽에서 작용하는 고분자는 기존 화장품의 범주에 속하며 자연스럽게 피부에 스며들어 주름을 메우는 기능을 수행한다.
피부 안쪽에서 작용하는 고분자는 주사 등을 통해 피부 안쪽에 주입하기 때문에 화장품의 범위를 넘어서 의약품 범주에 포함된다.
마이크로니들 기술은 히아루론산 등 고분자를 초미세가공 기술을 통해 침 상태로 결정화해 피부에 직접 주입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침 상태의 히아루론산이 녹아 피부에 침투함으로써 피부의 수분 유지력을 높이고 피부를 윤기 있고 탄력있도록 한다. 각질층은 물로 표피, 진피에 주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활용하면 안티에이징 케어 고분자를 피부 안쪽에 투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히아루론산 마이크로니들을 30-65세 여성들의 눈가에 주 2회 3개월 사용한 결과 3주 이후부터 피부가 눈에 띄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인원, 고기능제품으로 화장 간편화
현재 화장품에 사용되고 있는 고분자는 증점, 피막, 보습, 유화 등 단일적인 기능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증점, 피막, 보습, 유화 기능을 겸비한 고분자가 개발되면 처방 및 제조공정이 간략화돼 고기능 화장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올인원 젤은 스킨, 에센스, 로션 등 기초화장 기능을 하나로 통합해 화장이 간편한 점이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화학합성 기술을 구사하면 고분자의 다기능화도 실현할 수 있으나 코스트와 기능의 차별화가 해결 과제로 파악되고 있다. <이하나 기자: lhn@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