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독스흐름전지(Redox Flow Battery)는 상업화가 지지부진해지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OCI는 레독스흐름전지를 2015년까지 개발해 상용화할 방침이었으나 구체적인 성과를 올리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레독스흐름전지는 전해액에서 활성물질이 산화·환원을 반복하면서 충·방전함으로써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화시키는 기술로 풍력·태양광 연계형 융합 대용량 ESS(Energy Storage System)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돼 신재생에너지 수요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레독스흐름전지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2009년 최초로 시제품을 개발했으며 롯데케미칼, OCI, 현대중공업, 에이치투, 누리플랜 등이 R&D(연구개발)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의 파이크리서치(Pike Research)는 차세대 2차전지로 LiB(Lithium ion Battery), 납축전지, 레독스흐름전지 등 3가지를 주목하고 있다.
레독스흐름전지는 폭발위험성이 낮아 안정성이 높고 배터리 수명이 20년 이상으로 경제성이 좋으며 대용량 확보에 유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LiB에 비해 부피가 크고 출력이 부족해 지속적인 연구가 요구되며 상용화에 요구되는 기술력이 높아 꾸준한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레독스흐름전지는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것이 극복과제로 부상하고 있으며 LiB와 경쟁을 지속하고 있어 ESS 시장에서 성장이 다소 둔화되고 있다.
국내 2차전지 시장은 LiB 집중도가 월등히 높은 가운데 롯데케미칼과 OCI가 후발 진출하면서 레독스흐름전지 상업화에 집중하고 있으나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롯데케미칼은 롯데마트 평택지점에 250KWh 상당의 아연(Zinc)·브로민(Bromine) 레독스흐름전지를 설치하고 실증에 돌입하는 등 기술적으로 가장 앞섰다고 평가됐으나 양산화 시기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13년 미국기업 ZBB Energy와 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핵심부품인 스택(Stack) 제조기술을 이전받은 뒤 독자적 기술을 확보했으며 전체적인 시스템 구축 역량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하반기 또는 2016년 생산·영업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LiB와의 경쟁이 지속된 가운데 대형 수요가 없어 상업화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롯데케미칼은 유럽 풍력 연계형 장주기 흐름전지 시스템을 2017년 5월까지 개발해 스코틀랜드에서 6월부터 1MWh급 하이브리드 ESS를 실증할 계획이다.
레독스흐름전지의 전기자동차 활용 여부도 적극 검토하고 있으나 기존 LiB 시장이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어 당분간은 힘들 것으로 파악된다.
OCI는 바나듐(Vanadium) 레독스흐름전지 개발을 2014년 시작했으며 이우현 대표가 인디아, 아프리카 등 전력 수요가 부족한 국가 공급에 주력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바나듐 레독스흐름전지에 대한 R&D가 가장 활발한 편이지만 바다듐의 독성 및 수급 문제로 시장 확대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 관계자는 “바나듐은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수급 안정성과 경제성 확보에 어려움이 많고 펌프를 수시로 교체해야하기 때문에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OCI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제휴해 마이크로그리드 보급을 위한 태양광발전 병용 ESS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상업화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태양광 기술을 활용해 「태양광-레독스흐름전지 기반 ESS」 융합제품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으나 R&D 부담이 높아지고 실질적인 영업실적을 창출하지 못하면서 구조재편이 불가피했다.
OCI는 2016년 초 레독스흐름전지 사업부를 3개에서 1개로 통폐합하고 연구원들을 기업연구소 소속으로 재편하면서 상업화를 무기한 연기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한화인베스트먼트를 통해 2016년 하반기 에이치투의 바나듐 레독스흐름전지 사업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는 한화큐셀과의 시너지가 주목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한화케미칼이 중소기업인 에이치투를 인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한화그룹 관계자는 “투자규모와 관계없이 경영에는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정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