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로가 박승언 대표이사 재선임을 두고 최대주주 효성과 마찰을 빚고 있다.
효성은 3월7일 결권 대리행사 권유 공시를 내고 주주들에게 3월24일 열리는 카프로 주주총회에서 박승언 대표 재선임 안건에 반대의결권을 행사하거나 효성에게 의결권을 위임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카프로 임직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모든 임직원이 박승언 대표 등 현재 이사진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재선임을 희망한다”며 “효성이 부당하게 경영권에 개입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어 “효성은 카프로의 최대주주이면서 2016년 8월23-24일 지분 8.25%를 처분하며 주가를 20% 가량 하락시키는 등 주주가치를 훼손시킨 바 있다”고 주장했다.
효성은 카프로의 지분을 11.65% 보유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카프로가 2017년 영업이익 400억원을 올리며 완벽하게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자 효성이 태도를 바꾸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카프로는 중국기업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누적 적자가 2685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2016년 하반기 CPL(Caprolactam) 수익성 개선으로 영업이익 20억원 가량을 올리며 흑자 전환했으며 연간으로는 적자경영 상태를 지속했으나 적자폭이 2013년 마이너스 1127억원, 2014년 마이너스 1014억원, 2015년 마이너스 483억원, 2016년 마이너스 160억원으로 점차 축소돼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2016년 8월 지분을 정리한 것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라며 “최근 태도를 바꾼 것이 아니라 박승언 대표의 임기가 만료돼 교체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승언 대표는 CPL 시황이 악화됐던 당시 공장 가동률을 낮추라는 효성의 요구를 무시하고 가동을 강행하는 등 독단적인 경영으로 카프로 정상화의 발목을 잡았다”고 덧붙였다.
효성은 최근의 CPL 수익성 개선이 중국기업의 가동중단 및 네덜란드 Fibrant의 25만톤 가동중단에 따른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판단하고 장기적 체질 개선을 위해 새로운 경영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승언 대표이사 재선임 문제는 2대 주주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승언 대표이사는 효성 출신으로 카프로 기획기술본부장, 생산본부장 등을 거쳐 2014년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3년 임기를 채운 상태이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