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용 실란트(Sealant)는 공급과잉에 따른 치킨게임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 실란트 시장은 건축용 50%, 수송용 20%, 산업용 20%, 기타 10% 수준으로 건축용 수요가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건축용 실란트는 다우코닝(Dow Corning), KCC, 바커(Wacker Chemie), 동양실리콘, 다우실란트, 누리켐, 삼중, 지에스모아, 탑프라, 신우화학, 신에츠실리콘(Shin-Etsu Silicone), 시카코리아(Sika Korea) 등이 생산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글로벌 메이저인 다우코닝이 20-25%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바커 15%, KCC 15%, 동양실리콘 10%로 파악되며 나머지는 중소기업들이 점유하고 있다.
시장규모는 1800억-2000억원으로 추정되며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전체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기보다는 범용을 대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치킨게임 지속에 영업전략 “차별화”
국내 건축용 실란트 시장은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다우코닝, 바커, 신에츠실리콘, 시카코리아 등 다수의 글로벌 메이저가 한국법인을 보유한 가운데 KCC, 동양실리콘, 다우실란트, 누리켐 등 국내기업들과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실란트 시장은 최악의 치킨게임이 지속되고 있어 범용은 물값보다도 더 저렴할 정도로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쟁이 과열됨에 따라 생산기업별로 집중제품 및 영업전략이 상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구조용 실란트는 다우코닝, KCC, 동양실란트 3사만 생산하고 있으며 기술적 부담이 적은 일반 건축용은 다우실란트, 바커, KCC, 동양실리콘 등 대부분이 생산하고 있다.
다우실란트는 다우코닝의 마스터 대리점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다우코닝에게 다양한 실란트를 공급받아 공급하고 있다.
KCC는 원료인 실리콘을 자체 생산함에 따라 실리콘계 실란트에 집중하고 있으며 품질 향상 및 마케팅 강화를 통해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동양실리콘은 변성 실란트, 고기능성 실란트를 자체 기술로 국산화해 고부가제품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으며 고기능성 실란트의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누리켐은 국내시장보다 수출에 주력하고 있어 중국, 동남아, 유럽 등에서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되며 해외 합작기업을 설립해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영업망을 넓히고 있다.
동남아 등 적도지방은 온도·습도가 다르기 때문에 국내 생산제품과 물성이 맞지 않아 맞춤형 영업전략이 요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건축용 실란트 생산기업들은 과거에 다우코닝에게 폴리머 등을 반제품으로 공급받아 기타 원료와 배합·포장해 공급했으나 최근에는 자체 생산체제를 갖춤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건축시장 호조로 “구사일생”
건축용 실란트 생산기업들은 2016년 영업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건축용 실란트 시장은 국내 아파트 입주물량 확대 등 건축시황이 호조를 나타냄에 따라 2016년 국내수요가 전체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단열재, 창호 등 건축소재 시장이 호조를 나타내면 건축용 실란트도 함께 수요가 증가한다”며 “2016년에는 전년대비 판매량이 전체적으로 늘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체적인 판매량이 늘었음에도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인하가 불가피해 수익성이 기대만큼 개선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공급과잉이 지속돼 판가가 전체적으로 10% 가량 떨어졌으나 환율이 호조를 나타내 수출가격은 양호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건축용 실란트 시장은 아파트 분양 후 1-2년이 지나야 본격적으로 투입되기 때문에 2017년 상반기까지는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구조용 실란트는 빌딩 등 고층건물에 투입됨에 따라 일반 건축용과 비교해 수요가 크게 증가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우코닝, 구조용·반제품에 “집중”
다우코닝은 실란트 원료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다우코닝은 Dow Chemical과 Corning이 합작으로 설립했으나 Corning의 지분을 Dow가 인수하면서 Dow Chemical에게 종속돼 운영되고 있으며 국내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아파트, 빌라 등 일반 건축용에 사용되는 범용제품보다는 높은 빌딩같이 고층건물에 사용돼 기술력 및 안정성이 요구되는 구조용 실란트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구조용 실란트는 다른 실란트보다 안전 규제가 엄격하기 때문에 시공에 대한 오랜 검증이 요구되며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우코닝은 구조용을 비롯해 웨더씰, 비오염성 웨더씰, 구조 복층유리용 실란트를 직접 공급하고 있으며 일반 건축용 실란트는 원료인 폴리머(Polymer) 등을 반제품 형태로 국내 중소기업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구조용 실란트는 다우코닝이 선발기업으로 시장에서 지위가 가장 높으나 최근에는 KCC가 다우코닝의 생산제품을 일부 대체했으며 동양실리콘도 지속적으로 추격하고 있다.
2016년 8월에는 다우실란트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비오염성 웨더씰, 구조용 실란트, 구조 복층유리용, 탄성 코팅제 등의 유통을 강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건축용 실란트 시장이 코스트에 민감한 특성이 있어 다우코닝이 공급하는 반제품은 가격이 저렴한 저급 그레이드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반제품은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저렴한 공급이 중요하기 때문에 품질이 좋은 편이 아니며 KS인증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것도 많다”며 “다우코닝은 저급 그레이드의 폴리머를 오랜 기간 국내시장에 공급하며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다우코닝은 경쟁이 치열한 범용 시장은 경쟁기업들에게 내주고 실란트 원료를 공급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KCC도 실란트 원료인 실리콘 모노머를 생산하고 있으나 실란트용은 원가가 높아 직접 판매하는 것에 한계가 있으며 다우코닝과 기술격차가 커 대부분 자가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CC, 경쟁기업 KS인증 미달 “고자질”
KCC는 경쟁기업들의 KS인증 미달에 대해 기술표준원에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실란트 관련기업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KS인증은 건축용 실란트가 마감재로서의 정상적인 기능성을 유지하도록 경화 과정에서의 부피손실을 10% 이하로 제한하는 규제이다.
저급 그레이드 실란트는 저렴한 유기가소제가 첨가제로 투입됨에 따라 부피손실이 10%를 초과할 우려가 높기 때문에 최근에는 실리콘오일로 대체되고 있다.
KCC도 과거에는 유기가소제가 포함된 실란트를 공급해왔으나 약 1년 6개월 동안 실리콘오일로 모두 대체를 완료한 이후 경쟁기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바커케미칼, 동양실리콘, 삼중, 누리켐, 지에스모아, 탑프라, 신우화학 등 7사는 2016년 8월8일부터 약 4주 동안 문제시된 실란트의 KS인증 표시 사용 및 판매중지 행정처분을 받았다.
다우코닝은 해당제품을 KS인증 표시 없이 공급한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행정처분을 받은 생산기업들은 문제시된 특정 그레이드의 실란트를 제외하면 KS인증을 만족한 것으로 파악되나 일부 언론에서 그레이드를 명시하지 않고 보도해 2차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KS인증을 만족하지 못한 실란트는 300mL 기준으로 1100-1200원대의 저가용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KCC가 KS인증 미달제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경쟁기업들에게 문제를 제기한데 이어 언론사에 제보까지 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문제시된 실란트는 저급 그레이드로 극히 일부인데도 제대로 보도되지 않아 타격이 컸다”고 강조했다.
KCC, 국토교통부 로비 의혹도…
KCC는 국도교통부 로비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건강친화형 주택건설기준」에 따라 건강친화형 주택건설기준을 500세대 이상 공공주택에 적용되는 실란트에 대해 TVOC(총휘발성유기화합물)와 HCHO(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을 각각 0.25mg/m2h 이하, 0.015mg/m2h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한국공기청정협회가 평가하는 HB(Healthy Building Material) 마크 최우수 등급인 클로버 5개에 해당하는 것으로 KCC를 제외한 국내 실란트 생산기업들은 대처하지 못하고 있어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 시장에 진입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실란트 기준이 다소 무리한 조치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규제를 만족한 KCC의 실란트는 별도의 원료가공을 통해 생산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하지만, 경화 전에 미리 휘발시키는 과정이 있을 것으로 추정돼 부피손실 외에 다른 물성은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KCC 같은 대기업은 R&D(연구개발)를 통해 시장을 선도해야 하는데 국토교통부와 로비를 하는 식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안타깝다”며 “KCC는 국토교통부의 그린모델링 사업에 선정되는 등 영업 외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친환경성·고기능성 수요 “미미”
건축용 실란트는 고부가제품의 수요가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실리콘 실란트는 가교제에 따라 초산형, 옥심형, 알콕시형으로 구분되고 있으며 국내시장은 80%가 옥심형을 채용하고 있어 알콕시형 대체가 예상된다.
알콕시형은 옥심형과 경화방법이 달라 기술력이 다소 높은 것으로 파악되며 환경규제가 강한 유럽에서 80% 가량 채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우코닝은 친환경성이 높은 알콕시형이 옥심형을 대체하면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알콕시형 실란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KCC, 동양실리콘 등은 변성 실란트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건축용 실란트는 외부 도색이 가능한 아크릴계가 주로 사용됐으나 열팽창에 따른 균열이 발생함에 따라 내후성이 우수한 실리콘계로 대체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다만, 실리콘계 실란트는 외부 도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내부 마감재로 사용이 제한됨에 따라 최근에는 변성 실란트가 주목되고 있다.
변성 실란트는 기존의 실란트가 채용하는 폴리머가 아닌 변성 폴리머를 사용함으로써 내후성을 실리콘계보다 50-60%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외부 도색도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은 변성제품이 전체 건축용 실란트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나 범용 실란트보다 가격이 2-3배 높아 국내시장에서는 채용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일본은 건축물을 정기적으로 유지·보수하는 문화가 있어 내후성이 우수하면서도 도색이 가능한 변성제품 수요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성 실란트는 실리콘계, 우레탄계의 장점을 모두 보유해 주목되고 있으나 코스트가 높아 기존의 카트리지제품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구조용 실란트는 변성제품을 채용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구조용 실란트는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내후성, 비오염성이 우수한 실리콘계를 채용하고 있으며 오랜 검증이 필요해 신제품을 개발하기보다 기존제품을 강화하는 방식이 선호되고 있다. <정현섭 기자: jhs@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