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대표 박진수)이 백신 사업에서 공격적인 M&A(인수합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 시장에서는 최근 SK바이오텍이 미국 BMS(Bristol-Myers Squibb)의 아일랜드 소재 원료 의약품 공장을 수천억원에 인수한 것을 계기로 LG화학,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기업 계열 제약기업들도 M&A에 적극 나섬으로써 수익성 향상을 시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되고 있다.
특히, LG화학은 2017년 1/4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조5000억원 상당에 달할 정도로 자금력이 막강할 뿐만 아니라 2017년 초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하면서 의료 및 제약을 아우르는 레드바이오 사업에 2021년 3000억원, 2025년 5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혀 대규모 M&A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LG그룹은 삼성, SK와 같이 바이오 사업을 신 성장동력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2025년 바이오 사업 전반에서 5조원대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동안 LG생명과학이 백신 R&D(연구개발) 투자에 주력해왔고, LG화학 역시 LG생명과학을 생명과학사업본부로 흡수합병한 후 백신 사업에 집중하고 있어 앞으로 백신 관련 M&A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백신 사업은 글로벌 감염병 확산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돼 수요가 꾸준하고 주로 유니세프나 정부 등을 통해 공급되기 때문에 제약 분야에서도 수익성이 우수한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전신인 LG생명과학 시절인 1996년부터 유니세프에 뇌수막염백신 유박스B를 연간 수요의 50% 이상 공급하고 있으며 2016년 말에는 5가 액상혼합백신 유펜타를 통해 918억원 상당의 유니세프 수주 입찰에 성공한 바 있다.
또 흡수합병 후에도 폐렴구균, 소아마비, 6가혼합백신(유펜타+소아마비)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최근에는 빌게이츠재단으로부터 소아마비 백신 개발 지원금으로 140억원을 유치하며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반면,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 Mochida Pharmaceutical과 엔브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상업화에 도전하고 있으나 임상 일정상 2018-2019년 발매가 예상됨에 따라 글로벌기업은 물론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와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앞으로 백신 사업에 더욱 주력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며 M&A를 추진할 때 제약기업 1사를 통째로 인수하는 대신 SK바이오텍처럼 특정 사업부만을 인수하는 방식도 주효할 것으로 파악된다.
제약 관계자는 “국내 제약 시장에서 삼성, SK, LG 등 대기업들이 격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특히, SK바이오텍의 BMS 공장 인수가 경쟁기업들의 행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M&A 계획을 공개할 수 없으나 역량 강화 차원에서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