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기업들이 백신 국산화를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백신 시장은 국가예방접종사업(NIP) 21종 가운데 단 5종만을 국내에서 제조하고 있는 등 자급률이 25%에 불과하며 해외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국내 제약기업들은 백신 국산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긴급한 상황에 백신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최근 수년동안 백신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녹십자는 성인용 파상풍·디프테리아(Td) 백신 국산화에 성공해 2017년 11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 Td 백신 시장규모는 30억-40억원 수준이고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돼 있지만 국산 백신이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한 만큼 녹십자의 진출로 약 20-30억원 가량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SK케미칼은 2016년 8월 대상포진 백신인 「NBP608」을 식약처에 판매허가 신청했으며 2017년 안에 출시가 예상된다.
대상포진 백신은 연매출이 800억원 이상의 대형 품목으로 MSD의 「조스타박스」가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나 SK케미칼이 진출함에 따라 독점체제가 깨질 것으로 예상된다.
SK케미칼은 이밖에 자궁경부암백신의 임상 1상 및 2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 백신 사업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CJ헬스케어는 수족구병백신 및 3세대 천연두(두창) 치료백신의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수족구병은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치료제나 예방백신이 아직 없어 CJ헬스케어의 상용화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일양약품은 신종 감염병인 지카바이러스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바이러스 치료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백신을 생산하려면 별도의 생산시설이 필요하고 유효기간이 지나면 폐기돼 수익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국산화가 20%를 하회할 정도로 낮았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글로벌 감염병을 미리 대비할 필요성과 중요성이 높아지며 백신 국산화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신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글로벌 진출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2010년부터 글로벌 백신 제품화 지원단을 통해 필수예방접종, 대테러 백신 등 28종을 중심으로 국내 백신 자급률을 2020년까지 70%까지 높이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