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열 페인트는 일사 반사율이 높아 건축물 옥상 및 외벽에 도장하면 실내온도 상승을 억제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여름철 냉방 부하를 저감할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절감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국내시장은 아직 도입단계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부가가치 건축용 페인트로 주목
차열 페인트는 태양광선의 50% 가량을 차지하는 근적외선만을 선택적·효율적으로 반사함으로써 효율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열이 내부에 전달되는 것을 차단하는 기능성 페인트의 일종으로, 고부가가치 건축용 페인트로도 평가되고 있다.
바인더 수지에 내후성, 내오염성이 우수한 불소(Fluorine) 및 우레탄(Urethane), 아크릴 실리콘(Acrylic Silicone) 등을 사용하며 지붕 및 외벽 부분에 도장하면 실내온도 상승을 억제하고 냉방 등 에너지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기존 도막 위에 도장하는 것이 가능하고 강판, 함석, 슬레이트, 벽돌 등에도 대응할 수 있다.
태양열을 대폭 차단하기 때문에 도막 자체의 수명도 늘어나며, 일반 페인트에 비해 재도장 주기가 늘어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런닝코스트 경쟁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차열 페인트는 자동차, 식품, 의약품, 정밀부품 공장 및 전력 배전설비, 광섬유 중계박스, 대형 물류창고, 컨테이너 창고 등 민간공장 및 창고 지붕, 플랜트·대형구조물 등으로 채용이 확산되고 있다.
아울러 소·돼지 축사 및 체육관, 학교, 철도차량 등 온도 조절이 필요한 곳의 지붕, 외벽 등에도 투입되며 일반 주택용도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2011년 발생한 동북지방 대지진에 따른 계획 정전에 따라 차열 페인트가 크게 주목받은 바 있다.
원자력발전소 가동 중단에 따라 수도권을 중심으로 계획정전이 실시된 가운데 에어컨 전력소비를 억제하는 특징을 보유한 차열 페인트의 유효성이 널리 알려져 지붕 재도장 등에 일반 페인트가 아닌 차열 페인트를 채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차열 페인트 생산기업들은 지붕에 이어 외벽, 유리에도 채용을 확대해 가옥을 종합적인 차열 사양으로 변경하도록 홍보를 강화하고 있으며 차열성능 외에 내후성, 방오성 같은 기능 다중화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시장, 2015년 11억원에 불과했으나…
차열 페인트는 친환경성이 평가돼 장기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재의 온도를 최대 20℃까지 낮출 수 있어 에너지 절감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차열 페인트 시장은 2013년 862억달러, 2015년 1150억달러에 달하나 국내시장은 2013년 8억원, 2015년 11억원 수준으로 시장형성 초기단계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라 주거·상업·공업면적 증가, 도시 인공열 및 대기오염, 녹지 감소 등으로 도심지 온도가 교외지역보다 2-5℃ 높은 분포를 이루는 Heat Island Effect(열섬현상)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도심지 열섬현상은 발생 요인이 다양하지만 지표면 피복의 인공화와 인공열 증가가 주요 원인이며, 건축물에 의한 콘크리트면, 도로포장에 의한 아스팔트면 증가로 열의 흡수와 반사율이 저하돼 인공열이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건물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평균 2.6% 증가해 2030년에는 국가 전체 배출량의 약 34%를 차지하고 2005년에 비해서는 약 1.9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가전제품 사용 증가 등으로 건물의 에너지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신축 건축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효율화, 기존 건축물의 단계적 에너지효율 관리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노루페인트, 기술개발·투자 선도
노루페인트(대표 김수경)는 대구, 부산 등 지방자치단체와 쿨루프 사업을 진행하는 등 차열 페인트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최초로 열반사 차열 페인트를 개발했으며 삼화페인트, KCC, 제비스코 등 국내 페인트 생산기업에 비해 관련 특허 및 매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노루페인트는 고기능성 적외선 차폐 안료 제조 및 건축 내외장재용 페인트 제조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적외선 고반사 안료는 건축 뿐만 아니라 자동차, 산업까지 다양하게 적용이 가능해 수요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들어 일부 페인트 생산기업이 단열 다공성 충진제 원료를 수입해 단순 혼합하는 형태로 단열 기능이 첨가된 페인트를 생산했으나 원료, 색상의 불균일성, 취약한 내구성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해 성공하지 못했다.
또 외국기업과 기술제휴로 단열성능을 보유한 페인트를 개발한 곳도 있었으나 독자적 기술개발이 미미해 바인더 합성, 단열성 부여 필러의 분산, 색상의 다양화 등 원천기술 확보가 요구됐다.
노루페인트는 국내 최초로 열반사 차열 페인트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으며 건축물 전체의 에너지 손실을 절감할 수 있도록 창호, 지붕, 벽체, 방수, 바닥 등 건축물 외장재에 적용 가능한 「에너지 절감형 차열시스템」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함으로써 저탄소 녹색제품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옥상 등 건축물 외장재에 적외선 반사 및 단열소재를 적용한 차열 페인트를 채용하면 여름철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고, 뜨거워진 소재의 온도를 최대 20℃까지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루페인트가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쿨루프 사업은 단순 방수기능을 넘어 적외선 특수 반사안료로 복사열을 차단함은 물론 특수 단열안료를 사용함으로써 낮은 열전도율을 자랑하고 있다.
열전도율은 일반 페인트의 30% 수준이며 무황변 타입일 뿐만 아니라 내자외선, 내수성 등이 우수하기 때문에 재도장 기간이 늘어나 장기적으로는 비용절감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노루페인트 기동춘 연구소장은 “미국의 에너지 절감형 페인트 인증기관인 CRRC 및 Energy Star 인증을 획득해 해외에서도 검증받은 공신력 높은 차별제품”이며 “국내 출허 특원과 KS인증도 마쳤다”고 밝혔다.
코스트 20% 높아 경쟁력 의문…
차열 페인트는 에너지 절감이 기대되고 있으나 기존 페인트보다 코스트가 20% 높아 단시간에 크게 성장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국내 페인트 생산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성능을 시험한 자료만 있고 차열페인트의 성능, 평가를 위한 표준화된 시험방법이 확립되지 않아 객관적 평가가 어려운 난점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도료공업협회는 열섬 대책과 CO2 배출 감축에 도움이 되는 기능과 고부가제품으로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차열 페인트의 JIS 규격을 제정했다.
특히, 국내에서는 열 차단기능이 있는 차열 페인트가 축산을 중심으로 사용되고 건축용은 내부용으로만 채용되는 등 시장형성이 미성숙 단계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에너지 절감, CO2 배출 저감 등으로 수요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외국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기술개발 측면에서도 뒤떨어지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 지구온난화 및 열섬현상 대책의 일환으로 쿨루프 사업을 진행함으로써 차열 페인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적용영역이 공장건물을 비롯해 각종 창고 및 탱크, 경기장, 체육시설, 일반주택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태양광선이 열교환 페인트를 도포한 도막에 닿으면 적외선 일부가 열에너지로 변환돼 도막 내로 분산 이동하는 신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열교환 페인트는 시간 경과에 따라 도막이 오염되거나 흠집이 발생해도 변함없는 차열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미국은 NASA(미국항공우주국)가 우주왕복선 엔진 부분의 결빙 방지 및 대기권 돌입 시 고온을 견디기 위한 용도로 차열 페인트를 개발했으며 초기에는 단열 다공성 충진 소재를 단순 혼합해 일부 용도에만 적용했지만 최근에는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화 차원에 적용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올림픽 관련 인프라 특수 기대
일본은 건축용 수요를 넘어서 일반도로를 비롯한 노면용 수요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아스팔트 포장도로는 일사 흡수율이 높고 축열 성능이 좋기 때문에 대도시에서 열섬현상 대책의 일환으로 차열 페인트의 시험시공을 추진하고 있다.
차열성 포장을 시행함으로써 열에너지가 아스팔트 내부에 진입하는 것을 억제할 수 있고 살수차를 활용한 물 살포에 비해 인력 및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건축물과 마찬가지로 2020년 도쿄올림픽 관련 특수도 기대하고 있다.
일본은 2016년 페인트 수요가 141만1000톤으로 전년대비 0.3% 감소했다.
자동차 생산대수가 2015년에 비해 약 17만대 증가하고 자동차용 페인트의 미국, 중국 수출이 증가했으나 건축현장 인력부족 및 기후불안정에 따른 공사기간 연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2017년 수요는 142만5000톤으로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권의 정책이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우려되나 구조물·도로표시 분야에서 인프라 보전 및 도쿄올림픽 관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축 분야는 내수 회복세가 기대되고 올림픽 관련 수요 및 재개발 관련 도장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물 및 노면표시 분야는 인프라 보전 및 올림픽 관련 수요 등 공공부문 공사가 늘어나고, 금속제품 분야는 사무실·상업시설 관계 호전, 분체 및 친환경 페인트 신장이 예측되고 있다.
해외수요 개척하며 유효성 전파
일본 페인트산업은 기후가 고온·다습한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수요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 도료공업협회는 2015년 도쿄·오사카 뿐만 아니라 타이에서도 실증시험 보고회를 개최해 현지에 진출해 있는 일본기업을 중심으로 차열 페인트의 유용성을 적극적으로 전파했다.
실증시험은 경제산업성 프로젝트를 일본 도료공업협회가 수탁해 실시했으며 도쿄보다 일사 에너지량이 40% 가량 많아 차열도료 시험에 적합하며 1년 내내 기온이 높아 일사 영향 저감에 대한 니즈가 높은 타이를 대상으로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증시험은 박스형·유닛형으로 2종류의 시험체를 준비했다.
각각 지붕 부분에 일반도료와 차열도료를 시공한 도판을 설치해 비교한 결과 모두 차열도료를 시공한 지붕 표면온도가 5-10도 내려갔으며 표면에서 뒷면으로의 누적 열에너지 유량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에서는 일본의 지붕용 차열도료에 관한 JIS(일본공업규격) 「JIS K5675」를 참고한 독자규격을 제정하는 움직임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독자규격으로 객관적 성능평가
일본 도료공업협회는 2016년 4월 차열 페인트의 새로운 성능기준이 되는 독자규격을 제정했으며, 도막 표면의 일사 반사율을 기준으로 한 현행 JIS와 달리 도막을 통과하는 열유량에 착목한 것이 특징이다.
JIS 이행도 계획하고 있으며 「방사」, 「단열」, 「용해」 등을 이점으로 내세우는 관련제품의 통일기준으로 건전한 시장형성 및 소비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은 2016년 도료공업협회의 표준화 위원회 및 이사회의 심의와 승인을 거쳐 「JPMS 29 도막 열성능-열유 계측법」이 제정·발효됐다.
구체적으로는 일반 소비자도 알기 쉬운 에너지절감 계산에 사용할 수 있는 도막 열 성능 지표로 일사 흡수율을 산출하는 등 열유량을 직접 계측하기 때문에 시스템이 상이한 유사품을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 참고수치로서 실시 열저항, 광학적 일사 반사율 및 수정 방사율을 병기함으로써 복수의 요인이 관여하는 도막 차열 특성을 정확하게 나타낼 수 있다.
차열 페인트는 배합한 TiO2(Titanium Dioxide) 등의 특성으로 태양광의 근적외선 영역을 반사해 실내열 상승을 방지하는 것이 기본적인 시스템이다.
그러나 중공 벌룬 등을 추가해 반사 이외의 성능을 부여하고 있는 것도 있어 현행 「JIS K 5602」 및 「JIS K 5675」의 미흡함이 지적되고 있다.
일본은 규격 정비를 포함해 고기능제품으로서의 성능을 객관적으로 알기 쉽도록 하는 환경정비가 이루어져왔으며, 수요 신장세가 불안정한 가운데 일부에서는 자동차용 페인트에 응용하는 활동도 나타나는 등 저변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이하나 기자: lhn@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