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저유가 시나리오를 통해 국내 에틸렌(Ethylene) 증설을 유도한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부는 2016년 9월 「석유화학 경쟁력 강화 방안」을 통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40-60달러를 유지하는 저유가 시나리오와 80-90달러를 유지하는 고유가 시나리오를 마련했으며 2016년 하반기부터 중국 석탄 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저유가 시나리오 도입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탄 가격은 2016년 1월 톤당 55달러였으나 중국 정부가 환경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7월부터 급등해 12월 110달러를 기록했으며 2017년 85-90달러로 여전히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석탄 시장은 중국 정부가 2017년 소규모 항구에서 석탄을 수입할 수 없도록 규제 강화를 이어가고 있고 미국 및 UN(국제연합)의 대북제재 압박으로 북한산 수입량이 2016년 2240만톤에서 2017년 270만톤까지 급감할 것으로 예상돼 오스트레일리아 및 몽골에서 대체 구매함에 따라 수급타이트가 계속되고 있다.
산업부는 저유가 시나리오를 통해 중국에서 248만톤에 달하는 CTO(Coal to Olefin) 생산설비의 신규투자가 지연되는 등 등 2020년까지 500만-1000만톤 수준의 신규 프로젝트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함에 따라 글로벌 에틸렌 과잉률이 15%를 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에틸렌 시장은 생산설비 가동률 80-90% 기준 과잉률이 15% 이상을 넘어서면 공급과잉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CTO에 비해 코스트 경쟁력이 에틸렌 기준 톤당 150-200달러 수준 우위에 있어 노후된 울산 소재 NCC(Naphtha Cracking Center)들을 제외하고 여수 및 대산단지에 위치한 NCC를 증설해 에틸렌 생산능력을 확대하면 코스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ECC(Ethane Cracking Center)는 코스트 경쟁력이 200달러 수준 우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판단해 NCC 증설을 추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에게는 에틸렌 생산능력이 각각 200만톤에 달하지만 여수 및 대산에 분산돼 있어 통합 시너지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부분을 지적하며 에틸렌 증설을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2016년 10월 대산 소재 에틸렌 크래커 93만톤을 120만톤, 롯데케미칼이 12월 여수 소재 에틸렌 크래커 100만톤을 120만톤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한화토탈은 2017년 4월 대산 소재 에틸렌 크래커 100만톤을 120만톤으로 증설한다고 2017년 4월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이 CTO의 코스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촉매 개발 등 생산설비를 개선․연구하고 있으며 NCC 투자도 확대함에 따라 한국산과 비슷한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에틸렌 증설이 오히려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ECC 사업도 국제유가가 폭락해 신규투자가 지연됐으나 중국의 CTO 프로젝트가 부진해지면서 투자를 재개해 2018년부터 상업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에틸렌 공급과잉을 부추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폭락과 석탄 폭등이라는 변수가 작용해 글로벌 에틸렌 공급과잉이 2020년에서 2025년으로 5-7년 지연됐을 뿐 공급과잉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허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