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K(Polyether Ether Ketone)로 대표되는 방향족 PAEK(Polyaryl Ether Ketone)계는 연속 사용온도가 섭씨 260도로 내열성, 내약품성, 내열수성, 난연성, 역학특성, 전기특성이 뛰어나 열가소성 수지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kg당 10만원 가량으로 고가이기 때문에 수요가 한정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우주·항공, 자동차, 의료, 3D프린터 등 첨단용도를 중심으로 채용됨에 따라 시장규모가 1만톤, 1조원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
PEEK 생산 1위인 영국 Victrex를 비롯해 후발기업인 독일 Evonik, 벨기에 Solvay, 프랑스 Arkema 등은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판단하고 성능이 우수한 PAEK를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PEEK, 슈퍼EP 가운데 기능성 가장 우수
열가소성 수지는 PE(Polyethylene) 등 대량 생산되는 저가의 범용수지, 내열성과 기계적 특성이 우수한 PC(Polycarbonate) 등 EP(Engineering Plastic)가 대표적이다.
EP는 1970-1980년대에 시장이 개화했으며 이후 슈퍼EP가 등장해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슈퍼EP는 연속 사용온도가 150℃ 이상으로 100-150℃ 수준인 EP에 비해 높으며 성능이 더욱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럽·미국기업이 대부분의 물질 특허를 취득해 시장을 독점했으며 비결정 폴리설폰(Polysulfone)계, PEI(Polyether Imide) 및 결정성 PPS(Polyphenylene Sulfide), LCP(Lliquid Crystal Polyeste), PEEK 등을 사업화했다.
그러나 알려진 것에 비해 내열성을 필요로 하는 용도가 적고 고가이기 때문에 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아 시장규모는 EP에 비해 매우 작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PEEK는 슈퍼EP 가운데 가장 성능이 우수하나 거래가격이 kg당 약 10만원으로 범용수지의 약 50배이며 EP의 약 30배, 유리섬유(GF) 강화 PPS의 약 10배에 달하고 있다.
PAEK, 결정 폴리머 화학구조 보유
PEEK, PEK(Polyether Ketone), PEKK(Polyether Ketone Ketone), PEEKK(Polyether Ether Ketone Ketone), PEKEKK(Polyether Ketone Ether Ketone Ketone) 등 PAEK는 결정 폴리머의 화학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케톤기(K)는 극성이 강하고 강직한 반면 에테르기(E)는 회전 가능하고 플렉서블(Flexible)한 특성을 지니며, 케톤기가 많을수록 결정융점(Tm)과 유리전이온도(Tg)가 높아진다.
PEEK, PEK, PEEKK, PEKEKK, PEKK 등 파라 결합으로 구조가 규칙적인 것은 Tg/Tm 비율이 3분의 2(0.67) 수준이나 구조에 메타 결합 등의 불규칙 결합이 포함돼 있는 Victrex PAEK A250(PEEK 변성 추정)과 PEEK(T/1)는 0.67보다 높은 Tg/Tm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컴포지트용 PAEK A250과 PEEK(T/I=70/30)는 동일 Tg/Tm 비율(0.72)로 파악되며, Tm을 떨어트려 가공성(가공온도)을 개선하고 높은 Tg로 물성을 유지하고 있다.
PEEK는 다양한 PAEK 가운데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동안 PEK, PEKEKK, PEKK, PEKK(T/I)가 공업화됐으나 PEEK는 다른 PAEK에 비해 성형온도가 낮고 성형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Victrex의 사업전략이 뛰어나 유력한 경쟁소재로 성장하지는 못했다.
Victrex는 코스트 경쟁력을 보유하고 물질 특허를 통해 17년 동안 시장을 독점했으며 적극적인 용도 개발과 다운스트림 가공제품 진출을 달성하며 성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DuPont에서 Victrex·BASF로 변천
PAEK는 미국 DuPont이 최초 개발해 1962년 미국 특허로 등록했으며 이어 미국 Raychem이 고분자량 PEK를 개발해 1971년 출원하고 1976년 특허 등록했다.
Raychem은 1972년 자가소비용으로 PEK 「Stilan」을 상업화했으나 1976년 사업을 철회했으며 해당 물질 특허는 1993년 실효됐다.
영국 ICI는 1972년 PES(Polyether Sulfone)를, 1978년 PEEK를 개발했으며 1978년 PEEK 특허를 출원하고 일본을 포함한 세계 주요국에서 물질특허를 취득했다. 1981년 본격적인 사업화를 시작해 PEEK, 유리섬유 강화 PEEK, 탄소섬유(CF) 강화 PEEK를 발매했다.
1992년에는 PES 사업에서 철수했으며 1993년 MBO(경영진 인수)를 통해 PEEK 사업을 분사해 Victrex를 설립했다.
Victrex는 PEEK의 물질특허가 실효된 1993년까지 시장을 독점했으며 1999년 생산능력을 2000톤으로 확대하고 원료인 DFDPM(Difluoro di-Phenyl Methane)의 위탁생산 공장을 인수해 자체생산으로 전환함으로써 생산체제를 강화했다.
BASF는 ICI에 비해 뒤늦게 PEKEKK 「Ultrapec」을 사업화했다.
PEKEKK는 척추 인플란트 임상시험에 채용돼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승인을 획득했으나 1996년 사업에서 철수했다.
독일 Gharada는 1999년 PEEK 물질특허가 실효됨에 따라 2001년 시장에 진출했으며 2006년 Solvay에게 사업을 매각했다.
중국 JIDA는 당시 수입이 불가능했던 PEEK를 독자 개발해 1992년경 100톤 설비를 완공했다.
JIDA의 기술에 관심을 나타낸 Degussa(현 Evonik)는 2005년 JIDA Evonik High Performance Polymers를 합작 설립해 PEEK 시장에 진출했다.
Arkema는 2009년 PEEK 사업을 영위하는 미국 Oxford Porformance Materials(OPM)을 인수해 PAEK 사업에 신규 진출했으며 2011년 프랑스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OPM은 DuPont이 분사해 설립했고 제조기술도 DuPont의 PEEK 및 PEEK(T/I) 기술에서 유래하고 있다.
Victrex는 2001년 FDA로부터 PEEK의 척수 인플란트 사용 승인을 획득하고 의료 사업을 위해 100% 자회사인 Invibio Biomaterial Solution을 설립했으며 2012년에는 의치 브랜드 「JUVORA」를 출시했다.
또 중간원료인 DFDPM에서 BDF(Difluorobenzophenone)를 제조하는 위탁공장을 2005년 인수해 자체생산으로 전환했다.
Victrex는 2006년 PEEK보다 내열성이 우수한 PEK 「VICTREX HT」를 발매했으며 2007년 「APTIV」 필름을, 2009년 습동 그레이드 「Victrex WG」를, 2011년 「VICTREX Pipe」를 시장에 투입했다.
Victrex, 아시아 중시으로 공급 전환
Victrex는 영국 Thornton-Cleveleys 소재 컴플렉스에 9000만파운드(약 1322억원)를 투입해 2015년 PEEK No.3 라인을 가동했으며 생산능력을 1987년 1000톤, 1999년 2000톤, 2003년 2800톤, 2007년 4250톤, 2015년 7150톤으로 확대하고 세계 30개국에 판매하고 있다.
2015년 매출액 2억6400만파운드(약 3879억원), 영업이익1억600만파운드(약 1557억원)를 기록하고 영업이익률이 40%에 달했으며 판매량은 4217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판매단가는 2011-2013년 kg당 75파운드 이상에서 2014-2015년 하락세를 나타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요 용도는 휴대기기용을 비롯해 자동차용, 항공기용, 에너지용, 의료용 등이 있다.
판매비중은 에너지·공업용이 26%, 자동차, 우주·항공 등 운송용이 26%, 전기·전자용이 40%, 의료용이 8%로 나타났다.
판매비중은 서유럽·중동·아프리카 등이 44%, 미국이 19%, 아시아·태평양이 39%로 나타났으며, 특히 아시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Solvay, PEEK 응용 확대…
Solvay는 PAEK 이외에 슈퍼EP인 PES, PSU(Polyphenyl Sulfone), PPSU(Polyphenyl Sulfone), LCP, PPS를 생산하고 있으며 EP인 PA(Polyamide) 66과 PPA(Polyacrylamide)를 공급하고 있는 고성능수지 생산기업이다.
2006년 인디아 Gharda로부터 Gujarat 소재 PEEK 공장을 인수해 2014년 말 생산능력을 25% 가량 확대하고 현재 25%를 추가로 증설하고 있으며 미국 Augusta에도 2016년 신규설비를 건설해 인디아와 미국 생산능력이 총 2500톤에 달하고 있다.
Solvay는 PEEK 「KetaSpire」를 사업화한 후 PAEK 「AvaSpire」를 개발했다. AvaSpire은 KetaSpire에 비해 거래가격이 15-20% 가량 낮은 저가 버전이나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PEEK, 유리섬유 강화 PEEK, 탄소섬유 강화 PEEK, 의료용 PEEK, 습동 그레이드, 필름 등을 생산하며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Solvay는 미국 우주항공용 컴포지트 전문기업인 Cytec을 64억달러에 인수하고 2016년부터 컴포지트 소재를 우주항공산업에 공급하고 있다.
Cytec은 2014년 매출액 20달러 가운데 3분의 2가 컴포지트 사업에서 발생했으며 우주항공용이 매출의 5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열경화성 수지와 열가소성 수지 컴포지트를 생산하고 있으며 PEEK와 PEKK 컴포지트도 판매하고 있다.
또 2015년 독일 Epic Polymers의 장섬유 강화 열가소성 수지(LFT) 사업을 인수하고 LTF 기술을 KetaSpire 및 AvaSpire에 응용함으로써 자동차 금속 소재 대체용을 개발했다.
Arkema, 의료용 사업 OPM으로 분사
Arkema는 PPA, 특수 PA11, 특수 불소수지 생산기업으로 2015년 매출액이 77억유로(약 10조1121억원)에 달했다.
2009년 2월 OPM을 인수해 PEEK(T/I) 시장에 진출했으며 2011년 6월 공업용에 주력하기 위해 의료용 사업을 기존 OPM오너에게 재매각했다.
성장 분야인 탄소섬유 컴포지트와 3D프린터용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2015년 3월 PEKK(T/I) 신증설 계획을 발표한 후 2016년 상반기 프랑스 공장의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했으며 미국 앨라배마 Mobile에도 2018년 하반기 상업가동을 목표로 신규설비를 건설할 예정이다.<이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