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산업은 정부가 발전연료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석탄발전도 규제를 강화하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2017년 8월 초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석탄발전 연료인 유연탄의 개별소비세 기본세율을 kg당 30원에서 36원으로 인상하면 세수 5700억원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에 한국전력공사는 연료가격이 올라가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으나 기획재정부는 세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단정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2021년까지는 인상계획이 없으며 2021년 이후에도 8차 수급계획이 완성되지 않았지만 인상요인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는 산업부가 2018년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방침을 포함한 「전기요금체계 개편 로드맵」을 제시했고, 한전은 코스트 부담으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계속 표명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전기요금 인상 및 전력수급 안정화를 위한 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으나 2015-2017년 역대 최고치에 달하는 영업실적을 창출한 것과 대조적으로 관련투자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화학기업들은 정부가 2013년 산업용 전기요금을 6.4% 인상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며 반발했으나 2015년 이후 수익성이 개선됨에 따라 전력수급 안정화를 등한시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상용 자가발전률이 30% 수준에 달하고 있으나 NCC (Naphtha Cracking Center)에서 발생하는 전력이 대부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NCC를 통한 자가발전이 아닌 이상 대부분 다운스트림 플랜트들은 상용 자가발전률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자가발전을 통한 전력수급 안정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CA(Chlor-Alkali), 가성칼륨(Caustic Potassium), 폴리실리콘(Polysilicon) 등 제조코스트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화학산업은 전기요금이 인상되면 국내생산이 힘들다는 볼멘소리를 늘어놓고 있다.
그러나 가성소다(Caustic Soda)는 2016년 하반기부터 톤당 500달러에 가까운 초강세를 나타내며 고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가성소다는 제조코스트 비중에서 전기요금이 70%에 달해 수익 악화가 우려된다고 주장했으나 CA에서 부생하는 화학제품으로 염소 등을 생산하면 전기요금 비중이 20-30%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CA 사업이 대부분인 백광산업은 2016년 전기요금이 362억원으로 총 생산원가 1297억원의 27.9%로 나타나고 있다.
가성칼륨을 생산하고 있는 유니드는 부산물 판매를 통해 전기요금에 대한 부담을 낮추어 전기요금이 2016년 519억원으로 총 생산원가 3266억원의 15.9% 수준으로 줄인 것으로 파악된다.
CA 및 가성칼륨 사업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대비해 상용자가발전률을 30% 이상 끌어올리거나 전기요금이 저렴한 개발도상국으로 생산설비를 이전하는 등 사전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폴리실리콘 생산기업인 OCI, 한화케미칼 등은 제조코스트 절감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이 최상위에 이르고 있으나 국내 전기요금이 인상되면 코스트 경쟁력을 상실해 국내생산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OCI, 한화케미칼 등은 분기별 영업실적 발표를 통해 폴리실리콘의 코스트 경쟁력을 세계 1-2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자평했으나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부담은 존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폴리실리콘은 제조코스트에서 전기요금 비중이 20-30%에 달하고 있다.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은 2014년 기준 kWh당 131원으로 영국, 독일, 일본에 비해 60-70% 저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OCI, 한화케미칼 등도 제조코스트를 절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요금에 의존하고 있다”며 “저렴한 유틸리티 비용에 대한 의존을 계속하면 중국, 동남아 등에게 금방 추월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허웅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