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이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을 절반 이상 장악하게 됐다.
국내 낸드플래시 생산기업들은 SK하이닉스가 일본 Toshiba의 반도체부문을 인수함에 따라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미국계 사모펀드 Bain Capital과 일본의 정책투자은행 및 산업혁신기구, 애플(Apple), Dell 등과 구성한 컨소시엄을 통해 Toshiba의 반도체부문 인수에 성공했다.
인수액은 총 2조4000억엔(약 24조원)으로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5위에 불과했으나 2위 Toshiba를 인수함에 따라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은 삼성전자가 점유율 38.3%로 1위를 달리고 있고 Toshiba 16.1%, 미국 Western Digital 15.8%, Micron 11.6%, SK하이닉스 10.6%가 뒤를 잇고 있다.
인수전에서는 타이완 Hon Hai가 가장 많은 인수액을 제시했으나 반도체 주도권을 중화권에 넘겨줄 수 없다는 일본 여론으로 무산됐다.
또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컨소시엄이 연구개발(R&D) 지원금 4조1000억원을 추가 제시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수 후 상생안을 제시하고 직접 일본을 방문해 Toshiba 경영진을 만나 의견을 전달함으로써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인력 구조조정과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Toshiba 경영진과 일본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자금 지원 방식으로 전환사채(CB)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당장 Toshiba의 생산설비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술과 생산에서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낸드플래시 시장이 삼성전자 대 Toshiba·SK하이닉스의 양강 구도로 재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SK하이닉스가 Toshiba의 경영권 지분을 직접 인수하는 형태가 아니어서 인수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