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화학 메이저들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세계 최대 화학기업으로 오랫동안 군림해온 Dow Chemical과 DuPont은 2017년 8월31일 DowDuPont으로 통합해 새 출발하기 위한 몸부림에 들어갔고, 글로벌 제약기업 일라이릴리(Eli Lilly)는 신약 개발이 부진함에 따라 대규모 감원 태풍을 예고하고 있다.
DowDuPont의 통합은 글로벌 화학 역사에 기록될 큰 사건으로 앞으로 3개 전문 화학기업으로 분리돼 또다시 글로벌 화학 메이저로 활약할 것이 기대되고 있다. 양 메이저의 통합에는 공격적 투자자들의 압력이 크게 작용했고 앞으로 분리과정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격적 투자자들은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고 이득을 극대화하기 위해 과감한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어 통합 이전에 핵심이 아니거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을 매각 또는 철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2019년 초까지 농업화학·종자, 과학·화학소재, 스페셜제품 3개 사업부문으로 분할한 후 독립시킬 계획이나 공격적 투자자들이 경쟁력을 강화하고 가치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과학·화학소재 사업으로 분류했던 다양한 화학사업을 스페셜제품 사업으로 이관할 것을 요구하는 등 간섭을 노골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셜제품 사업부에는 Dow의 자동차용 접착제, 액상제품, PS폼 단열재를 중심으로 한 건축자재 솔루션, 수처리 관련제품, 의약품·식품 솔루션, 미생물 관리, 다우코닝의 반도체, LED, 의료용 실리콘, 자동차·산업기기용 윤활유, 컴파운드, DuPont의 아라미드섬유, HDPE 부직포 사업을 이관하기로 결정했으나 이질적인 사업을 망라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일라이릴리는 인원감축을 통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감원규모가 어마어마하고 일부 공장 및 연구개발센터를 폐쇄하겠다고 발표해 제약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특히, 문을 연지 5년에 불과한 상하이 소재 R&D센터도 폐쇄할 계획이라고 한다.
글로벌 화학·제약기업들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는 것은 일상적이나 감원 대상이 3500명에 달하고 있다. 전체 직원의 8%에 해당하는 엄청난 숫자로 국내 제약 메이저의 전체 인력을 웃돌 정도이다.
일라이릴리는 구조조정을 통해 2018년까지 코스트 5억달러를 절감함으로써 신약 개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항암제 등 신약 개발 부진으로 얻은 타격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DowDuPont의 통합 및 분리를 통한 구조조정, 일라이릴리의 제약공장 통합 및 R&D센터 폐쇄, 대규모 인력 감축은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구조조정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동일선상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모두 경쟁력 강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화학 및 제약기업들은 오늘날 무엇을 하고 있을까? 글로벌 메이저들의 구조조정은 강건너 불구경하면서 정부의 노동정책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기업들도 중국에 대한 미련을 던져버리고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근본을 바로세우는 작업에 착수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