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금호타이어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SK그룹은 최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인수해 정상화하겠다는 뜻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전달했다.
유상증자는 약 7000억원으로 채권단의 출자전환 및 감자규모와 관계없이 금호타이어 지분 30% 이상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SK그룹은 금호타이어 정상화의 최대 장애물로 지적된 중국 공장도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금호타이어를 글로벌기업으로 육성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들어간 중국 공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대신 금호타이어가 정상화될 때까지 차입금 만기를 연장해줄 것을 함께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투입하는 7000억원의 상당 부분을 차입금 상환보다 신규 투자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로 분석된다.
금호타이어는 2017년 만기가 돌아오는 1000억여원을 포함해 1년 안에 갚아야 할 차입금이 1조4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의 정상화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9월 실사를 벌인 결과 중국 공장의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다는 결론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SK그룹이 인수하면 자체 자금력, 브랜드력,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금호타이어를 정상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SK그룹은 이미 글로벌 완성차 생산기업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이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실시하고 있다.
SK케미칼도 EV 부품소재 사업에 진출했으며, SK네트웍스의 자동차 정비 사업인 스피트메이트와의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주요 수요처인 현대·기아자동차도 SK가 인수해 기술력을 높이고 공급을 안정화하는 편을 선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SK그룹의 제안에 대해 “유의미한 내용이 아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SK그룹의 제안을 받아들이려면 대출 상환을 유예하고 신규 자금도 일부 지원해야 해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SK그룹의 제안은 12월 셋째주로 예정된 금호타이어 채권단 회의에서 주요 안건으로 다루어질 예정이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