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IT(정보통신) 기술과 생화학·제약 관련기술 분야에서 혁신역량이 상대적으로 뒤처진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이지홍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임현경 서울대 경제학부 석사과정, 정대영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월11일 BOK경제연구에 게재한 <4차 산업혁명과 한국의 혁신역량: 특허자료를 이용한 국가·기술별 비교 분석, 1976-2015> 보고서에서 한국은 혁신순위가 꾸준히 상승했지만 특정 분야에 집중돼 있고 다가올 미래에 발전 가능성이 높은 기술 분야에서는 뒤처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1976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 특허청(USPTO)에 출원된 500만개 이상 실용특허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특허 인용횟수로 산출한 H(Hirsh) 지수가 주요 15개국 가운데 14위에서 8위로 상승하는 등 약진했다.
미국과 일본은 1위, 2위를 유지했고, 2000년대 들어 한국, 타이완, 이스라엘 등 신흥국이 10위권 안으로 진입했다.
특허 출원건수 기준으로 선별한 상위 10개 기술 중에서는 한국의 H지수 순위가 15위에서 3위로 급상승했다.
특허 출원속도 기준으로 선별된 상위 10개 기술 클래스에는 1990년대 중반 이후 IT 관련분야,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생화학·제약 관련분야가 다수 포함됐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는 것으로 간주되는 2006-2015년에는 소프트웨어 관련 IT기술 분야와 함께 생화학·제약 관련분야가 빠르게 발전한 반면, 한국은 혁신역량이 상대적으로 낮아 2005년 코호트 기준 10위, 2015년 코호트 기준 11위에 머물렀다.
IT 등 3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반도체, 다중통신, 컴퓨터 그래픽 등 IT 산업 및 기술 분야에서는 세계 선두에 올라서며 혁신을 이끌어온 측면이 있으나,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소프트웨어 관련 IT기술 및 생화학·제약 관련 기술 분야에서는 혁신역량이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음을 나타내주고 있다.
이지홍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진전으로 기술 및 산업구조가 급변하면 혁신을 통한 경제발전이 더디게 진행될 위험이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현재 혁신역량을 발전시키고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대한 투자를 적극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