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올레핀(Olefin) 시장은 국제유가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원료가 다양해짐에 따라 파워밸런스가 급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셰일(Shale) 혁명의 영향으로 석유화학산업이 부활하고 있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천연가스에 포함된 에탄(Ethane)을 원료로 사용해 석유화학 왕국으로 자리 잡았으나 천연가스 가격이 수요 증가에 따른 수급타이트로 국제유가와 함께 상승하면서 경쟁력을 상실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는 WTI(서부텍사스 경질유)가 배럴당 140달러 수준, 천연가스가 100만BTU당 13달러 수준을 형성해 미국의 석유화학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천연가스를 채굴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개발되면서 셰일가스 상업생산이 가능해졌고, 국제유가는 리먼 브라더스 사태의 영향으로 하락한 후 상승세로 전환됐지만 천연가스 가격은 오르지 않고 낮은 수준에서 안정됐다.
국제유가가 코스트 경쟁력 좌우
국제유가는 2014년 여름까지 배럴당 100-120달러를 형성했으나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확대,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감산 보류 영향으로 하락세를 계속해 2014년 가을 70-80달러, 2015년부터 30-50달러로 폭락했다.
국제유가가 100-120달러 수준을 형성한 가운데 천연가스가 3-4달러로 약세를 나타내자 미국은 셰일가스 베이스 ECC(Ethane Cracking Center) 신증설 프로젝트를 적극화했으며, 중국도 석탄화학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이후 국제유가 하락으로 ECC 프로젝트가 잠시 잠잠했고 석탄화학도 경쟁력을 상실한 것으로 평가됐으나 2017년 하반기부터 국제유가가 50달러를 넘어서자 ECC 프로젝트가 재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쟁력이 가장 떨어지는 NCC(Naphtha Cracking Center)는 고부가치제품을 생산하거나 원료를 다양화하는 등 전략적 전환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50달러 이하를 형성하면 NCC의 경쟁력이 ECC 및 석탄화학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분석돼 글로벌 올레핀 판도가 국제유가에 따라 결정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미국, ECC 베이스 1000만톤 확대
글로벌 에틸렌(Ethylene) 생산능력은 약 1억6000만톤, 생산 및 수요는 약 1억4000만톤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비율이 가장 높고 미국, 중동이 뒤를 잇고 있다.
수요비중은 PE(Polyethylene)가 60% 수준으로 2015년 약 8400만톤을 소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G(Ethylene Glycol)의 원료인 EO(Ethylene Oxide)는 약 2100만톤으로 15%, EDC(Ethylene Dichloride)는 1400만톤으로 10%, 에틸벤젠(Ethylbenzene)은 850만톤으로 6%를 차지했다.
글로벌 에틸렌 수요 증가율은 연평균 약 3.4%로 GDP(국내총생산) 수준으로 신장해 생산능력을 매년 470만톤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북미가 2017-2018년 약 1000만톤에 달하는 ECC를 신규 가동하는 등 에틸렌 생산능력이 2015-2021년 연평균 5.0% 확대돼 수요신장률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은 2017-2018년 가동 예정인 프로젝트의 에틸렌 생산능력이 총 813만톤으로 유도제품인 PE도 510만톤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미국은 에틸렌 원료 중 에탄 투입비중이 약 70%에 달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나프타는 10%에도 미치지 못해 프로필렌(Propylene), 아로마틱(Aromatics) 수율이 매우 낮은 편이어서 벤젠(Benzene)은 대규모 수입국으로 전환되고 있다.
최근에는 프로판(Propane) 비율이 상승하고 있어 프로필렌, 부타디엔(Butadiene) 등 C4 유분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
반면, 동북아시아는 CTO(Coal to Olefin), MTO(Methanol to Olefin) 신증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생산능력 증가율이 2.9%로 수요신장률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CTO와 MTO는 일반적으로 플랜트당 생산능력이 60만-80만톤으로 에틸렌 생산능력이 30만-40만톤에 불과하나 미국의 ECC 신증설 프로젝트는 1기당 150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PE, EG 최대 수출지역인 중동도 국제유가 하락으로 재정이 악화됨에 따라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대부분 중단하거나 연기했으며 2017년 가을 가동한 Sadara Chemical을 제외하고는 신규가동 예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경제제재가 해소됨에 따라 수출 확대를 위한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나 구체화까지는 다양한 과제가 산적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럽은 나프타 베이스 에틸렌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환경코스트가 높아 코스트다운이 최대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산 에탄을 수입하거나 프로판 사용률을 높이는 등 원료 경질화를 계속하고 있으나 노후화 설비는 가동중단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 석탄화학 프로젝트 장려
중국은 2001년 WTO(세계무역기구) 가입 이후 외국자본 유입에 따라 대규모 에틸렌 프로젝트가 잇따랐으며 기술 도입이 용이해진 영향으로 중국기업도 스팀 크래커 건설에 박차를 가해 석유화학산업이 크게 발전했다.
경제가 고도성장을 계속하면서 수요가 연평균 10% 이상 신장했으며 생산능력 및 생산량 급증에도 불구하고 수요신장률을 따라가지 못해 수입이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와 연동해 나프타 및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상승함으로써 화학제품 무역적자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
반면, 미국은 프래킹(Fracking) 기술을 활용해 셰일가스 생산을 대폭 확대함과 동시에 에탄 가격이 대폭 하락함으로써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도 나프타 대신 석탄을 원료로 사용하는 석탄화학 개발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중국은 석탄 매장량이 글로벌 3위, 생산량 및 소비량이 1위에 올라 있다.
석탄은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에틸렌 원료 가운데 미국산 에탄의 뒤를 잇는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석탄화학은 크게 CTO와 MTO로 구분되며 CTO는 석탄, MTO는 메탄올을 원료로 사용하고 메탄올은 수입을 중심으로 외부에서 조달하고 있다.

석탄화학에서 NCC로 선회?
중국에서 신규 가동하는 에틸렌 생산설비는 CTO, MTO가 대부분이며 NCC는 증설만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2018년 이후에는 신규 NCC 건설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TO 플랜트는 모두 석탄 산지 인근에 건설되고 있으며 에틸렌과 프로필렌만 생산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모두 PE 및 PP 제조용으로 소비하고 있다.
MTO는 메탄올 조달을 위해 수입이 가능한 연안지역에 건설되고 있으며 연안지역은 나프타 분해 및 원료 수입이 가능함에 따라 유도제품 확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중국은 최근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석탄화학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석탄화학은 2006년 승인을 받은 China Shenhua (Baotou) Charcoal Chemical이 2011년 1월 최초로 생산설비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2005년 석탄 액화로 생산한 석유화학제품이 청정하고 대기오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석탄화학을 장려했으나 석탄 처리에 대량의 물이 필요하고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점이 문제시되면서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2006년부터 장려방침을 철회한 후 규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수백건에 달하는 프로젝트가 계획된 상태여서 2011년 규제를 강화했음에도 현재 대부분 건설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제13차 5개년계획 기간(2016-2021년)에는 규제조건을 충족시키는 프
로젝트만 진행을 허가할 방침이어서 석탄화학이 정체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4년 이후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탄화학의 경쟁력이 대폭 약화됨에 따라 제13차 5개년계획에서는 NCC를 중심으로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7개 연안지역에 대규모 석유화학기지를 건설한 후 주변에 100개 이상에 달하는 석유화학단지를 집약해 효율화하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표, 그래프: <미국의 에틸렌 수급동향, 글로벌 에틸렌 수급동향, 미국의 신규 에틸렌 크래커 프로젝트(2017-2018), 석탄화학 흐름도, 중국의 신규 석탄화학 프로젝트(2016-2017), 중국의 신규 NCC 프로젝트, 중국의 에틸렌 수급동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