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산업이 정부 의도와는 달리 규모화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5년부터 석유화학기업들에게 구조재편을 강조하면서 규모화, 고부가화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도록 유도했으나 석유화학 투자는 생산설비 규모화에 집중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이인호 차관은 2018년 1월17일 열린 「석유화학산업 신년인사회」에서 “석유화학산업은 범용제품 중심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 첨단소재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등은 기존 NCC(Naphtha Cracking Center)를 2019년까지 증설할 계획이며 정유기업인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는 신규 스팀 크래커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인수합병, 연구단지 조성 등을 통해 고부가화 사업 투자도 병행하고 있으나 범용제품 투자에 비해서는 규모가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대산 첨단화학 특화단지에 10조원 상당의 투자를 계획하는 것만 감안해도 국내기업 투자가 대규모 생산설비 건설에 집중되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며 “고부가화 투자 계획은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2017년 9월14일 S-Oil, 한화토탈, 서산시와 대산에 첨단화학 특화단지 조성을 공동추진하겠다고 협약하며 고부가화 사업 투자에 앞장선다고 밝혔으나 범용제품을 생산하는 스팀 크래커 투자를 검토하고 있어 정부가 의도한 방향과는 상반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롯데그룹 허수영 화학BU장은 석유화학산업 신년인사회에서 현대오일뱅크와 합작기업을 설립해 대산에 스팀 크래커를 건설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그룹은 고부가화를 위해 계열사인 롯데정밀화학에 투자를 집중한다고 밝혔으나 롯데정밀화학은 최근 ECH(EpichloroHydrin), 가성소다(Caustic Soda), 암모니아(Ammonia) 등 범용제품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 고부가가치 화학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허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