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중반으로 상승함에 따라 나프타(Naphtha) 베이스 석유화학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2017년 9월부터 상승세를 나타냈고 2017년 두바이유(Dubai)가 평균 배럴당 45-55달러, 브렌트유(Brent)는 평균 48-58달러를 형성했다.
국제유가는 글로벌 경제가 회복됨에 따라 석유 수요가 늘어나고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감산정책이 맞물려 상승했으나 60-65달러를 넘어서면 미국의 원유 시추리그 수가 늘어나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OPEC의 감산정책과 미국의 셰일오일(Shale Oil)이 충돌하고 있기 때문으로, 접전의 한계점이 2014년 70-80달러에서 2017년 50-60달러로 하락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우디는 2018년 아람코(Saudi Aramco)의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어 감산정책을 통해 국제유가를 끌어올릴 방침인 반면, 미국은 국제유가가 60달러대를 넘어서면 셰일오일 유휴설비들이 생산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아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제유가를 놓고 대립이 양극화되고 있다.
정유기업들은 국제유가가 상승세에 접어들면 정제마진이 높아져 70달러대까지 오르기를 희망하고 있는 반면, 석유화학기업들은 60달러대를 넘어서면 NCC(Naphtha Cracking Center)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어 60달러를 기준으로 2018년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국제유가가 40-60달러 박스권을 형성하면 수익성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2017년 말부터 OPEC의 감산 의지가 확고해지면서 12월 65달러 수준으로 상승함으로써 2018년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사우디, 아람코 상장 위해 상승 “주도”
국제유가는 2017년 7월 말부터 브렌트유 기준 50달러대에 진입하며 상승세를 나타냈으며 9월15일 55달러대를 넘어섰고 10월27일에는 60달러대에 진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2017년 3/4분기 선진국의 석유 수요 증가와 리비아의 생산 감소가 국제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OPEC이 하루 평균 120만배럴 감축하기로 합의한 감산안을 2017년 1-6월에서 2018년 3월까지 9개월 연장했고 감산폭을 180만배럴로 확대하는데 합의한 것도 상승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은 2017년 8월 셋째주 원유 재고가 4억5777만배럴로 2015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해 원유 재고 확충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에 일조했고, 원유 시추리그 수가 2017년 8월부터 감소세를 나타내 10월 첫째주 748기로 줄어든 것도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2018년에는 아람코가 증시상장을 추진함에 따라 상장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국제유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우디는 아람코가 2018년 말 또는 2019년 상장을 앞두고 국제유가를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적극적인 감산합의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 정권 실세인 왕위 계승서열 1위 모하메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은 국제유가를 지지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사우디의 감산정책 강행이 장기화하지 못하고 실패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70달러 도달 전망도 제기…
국제유가는 2017년 7월부터 상승세로 전환돼 2018년 상반기에 7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주장이 최근 확산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2018년 상반기 WTI(서부텍사스 경질유)가 평균 58달러, 브렌트유가 63달러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석유 수요가 급증해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급감하고 있고 OPEC과 러시아 등 산유국들이 2018년까지 180만배럴 감산에 합의한 것을 근거로 들고 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미국의 원유 생산이 늘어나지만 비OPEC은 2018년 생산량을 거의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원유 수급균형을 위해 2017년 590만배럴에서 2018년 700만배럴로 110만배럴 증산이 요구되고 있으나 채굴기술 및 코스트 절감이 한계점에 다다름에 따라 예상보다 많은 셰일오일 생산기업들이 가동을 재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했다.
OPEC은 국제유가가 빠른 시일에 7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셰일오일 생산 역시 2025년 이후 절정에 달한 후 2030년부터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타르 석유장관은 60달러를 넘어선 10월 말에도 추가 상승을 기대한다고 발언했고, 베네주엘라 석유장관은 70달러, 이라크는 70-80달러를 기대했다.
OPEC과 미국 석유기업들이 공동 해결책을 모색하기로 합의한 것도 주목된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원유 시장의 균형점을 되찾아야 한다는 의견 조율이 확대되고 있으며 2018년 석유 시장의 균형을 되찾기 위해서는 전례 없는 특단의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미국 셰일오일 생산기업들도 원유 감산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FT)는 Bank of America, Merrill Lynch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단기간에 브렌트유가 75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국내 정유기업들은 국제유가가 2018년 70달러대를 돌파하고 2018년에는 60-70달러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70달러대를 넘어서는 기간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국제유가가 2018년 상반기 일시적으로 70달러대에 근접할 수 있으나 중동지역의 정치적 상황이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쳐 장기적으로는 40-50달러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화학경제연구원(CMRI)은 중동정세, 셰일오일 생산, 트럼프 리스크 등을 종합할 때 2018년 60달러 안팎을 형성하나 일시적으로 70-80달러를 형성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EIA, 50달러 수준을 상회 예상
전문가들은 OPEC의 감산에도 불구하고 비OPEC을 중심으로 원유 공급이 증가해 국제유가가 50달러를 상회하나 60달러를 넘어서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EIA(에너지정보국)는 2018년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980만배럴로 전년대비 111만배럴 증가해 1970년 960만배럴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비OPEC을 중심으로 원유 공급이 하루 6015만배럴로 135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OPEC은 감산기간을 연장하거나 감산폭 확대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 합의에 불참한 산유국들이 생산을 확대해 감산효과가 제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감산 면제국인 나이지리아는 원유 생산량이 최대 생산량에 근접했고, 리비아도 2017년 7월 원유 생산량이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글로벌 원유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나 생산량도 증가해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글로벌 원유 재고 증가, 비OPEC 산유국의 증산 등이 국제유가 상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IEA는 2018년 1/4분기 원유 재고량이 하루 80만배럴 수준으로 증가하고 2018년 전체로는 원유 수요와 비OPEC 산유국들의 생산 증가가 비슷해 국제유가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IEA의 닐 앳키슨(Neil Atkins) 석유부문 책임자는 “글로벌 원유 시장은 수급밸런스 전환이 지연됐다”며 “2018년에는 전체적으로 안정화되는 시기”라고 주장했다.
OPEC, 감산 합의 “흔들흔들”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OPEC 회원국들은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기업들을 고사시키기 위해 2년 넘게 저유가를 방치하며 치킨게임을 강행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셰일오일 생산기업들은 국제유가가 2015-2016년 배럴당 30-40달러를 형성해 적자생산을 이어감에 따라 줄도산이 이어졌다.
하지만, 저유가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OPEC 회원국들도 재정 압박에 시달려 2016년 11월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총회를 열고 하루 최대 산유량을 3250만배럴로 120만배럴 감산하기로 합의해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전환됐다. 12월10일에는 러시아, 멕시코 등 11개 비OPEC 산유국들도 하루 원유 생산량을 55만8000배럴 감축하기로 합의하며 글로벌 원유 감산량이 180만배럴에 달했다.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공동으로 원유 생산량 감축에 합의한 것은 2001년 이후 15년만에 처음이며 2017년 5월2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다시 회동해 감산기간을 2018년 3월까지 9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일부에서는 OPEC의 감산계획이 2018년 원유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산유국들의 의도대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OPEC의 감산 노력에도 불구하고 감산대상에서 제외된 리비아와 나이지리아의 공급 확대가 지속되거나 재정이 부족한 산유국들이 증산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으로, 감산합의가 깨지며 국제유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OPEC은 2000년대 이후 모두 10번의 감산계획을 발표했으며 감산규모가 대체적으로 하루 평균 100만-200만배럴로 유사했다”며 “하지만, 감산 합의가 실제 감산으로 이어졌다는 뚜렷한 증거를 찾기 어렵고 오히려 감산합의 이후 원유 생산량이 증가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OPEC은 강제성이 없어 산유국들의 생산량을 직접 통제하기 어렵고, 산유국들은 대부분 재정을 원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유가가 반등하면 합의를 무시하고 증산한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7년 감산 합의는 아람코의 증시 상장을 앞둔 사우디가 주도하고 있어 공격적인 감산이 계속될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사우디는 2016년 감산합의 이후 평균 산유량을 최대 80만배럴 줄여 OPEC 감산량 120만배럴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비OPEC을 포함한 감산량 180만배럴의 45%에 해당하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는 공격적인 감산을 주도하면서 글로벌 원유 시장점유율이 10% 이하로 떨어져 추가 감산 및 감산 장기화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셰일오일 코스트 절감 “주시”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은 국제유가 등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은 셰일오일을 중심으로 원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감산, 상승하면 증산함으로써 국제유가 등락폭을 제한하고 있다.
셰일오일은 제조코스트가 배럴당 45-55달러로 파악되고 있으며 국제유가 등락 이후 3-4개월 시차를 두고 생산량이 결정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45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생산량이 줄어들고 55달러 이상으로 상승하면 생산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셰일오일은 채굴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제조코스트가 40-50달러 수준으로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국제유가는 OPEC이 독과점을 통해 주도했으나 2014년 이후 셰일오일 등장으로 경쟁체제로 전환돼 OPEC이 의도하는 대로 국제유가가 움직이기는 어려워졌다”며 “셰일오일은 유전지대 분포가 광범위해 제조코스트를 분석하기 어려우나 분석데이터를 통합하면 40-50달러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2017년 6월 WTI가 45달러를 하회하면서 원유 시추장비 가동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것을 감안하면 제조코스트가 45달러 수준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정유·화학, 프로필렌 수익성 “기대”
국내 정유·석유화학기업들은 글로벌 연구기관인 IEA, CERA(캠브리지에너지연구소) 등의 전망치를 참고로 2018년에는 국제유가가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50-60달러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국제유가가 50-60달러대를 유지하면 CTO(Coal to Olefin) 및 MTO(Methanol to Olefin)에 비해 코스트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어 2017년과 같은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기는 어렵지만 안정된 영업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그룹 화학 관계자는 “중국 석탄화학은 60달러대를 넘어서지 않으면 국내 석유화학제품이 여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환경규제까지 강화하고 있어 올레핀(Olefin) 뿐만 아니라 다양한 다운스트림도 안정된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이 2018년 ECC(Ethane Cracking Center) 생산설비 가동을 본격화함에 따라 에틸렌(Ethylene) 및 PE(Polyethylene)와 나프타(Naphtha)의 스프레드는 2017년에 비해 좁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프타는 2017년 평균 480달러 수준으로 2016년에 비해 80달러 상승했으며 국내기업들은 2018년 평균 550달러대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에틸렌은 2017년 톤당 평균 1120달러로 2016년에 비해 47달러 상승해 나프타 상승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LDPE(Low-Density PE)는 2017년 톤당 1220달러로 2016년에 비해 37달러 상승했고, HDPE(High-Density PE)는 평균 1130-1140달러 수준으로 2016년과 2017년이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석유화학기업들은 나프타는 2017년에 비해 상승하고 에틸렌과 PE는 하락하나 프로필렌(Propylene)과 부타디엔(Butadiene)이 강세를 나타내 수익을 만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E 이외의 폴리머도 견고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특히 프로필렌이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미국은 ECC 프로젝트를 활성화하고 있으나 PDH(Propane Dehydrogenation)는 수익성 문제로 신규가동이 지연되고 있다”며 “중국도 CTO 및 MTO의 가동률을 끌어올리기 어려워 글로벌 프로필렌 생산능력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국제유가가 70달러대에 진입하면 CTO 및 MTO 가동이 확대돼 올레핀 전체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허웅 선임기자: hw@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