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생산에 나선다.
현대자동차는 의왕연구소에 배터리셀 등을 포함한 완제품 파일럿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며 최근 국내 복수 배터리 공정기업에게 장비를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는 그동안 현대모비스가 LG화학,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배터리셀을 공급받아 배터리팩·배터리관리시스템(BMS) 제작 공정을 거쳐 모듈 형태로 납품받았다.
하지만, 최근 유럽 등을 중심으로 EV 수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 내재화가 시급하다고 판단했고 독자 생산라인을 갖춤으로써 완성차의 가격경쟁력도 향상시킬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18년 초부터 배터리 개발·생산 관련 인력도 대거 충원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으로 직접 배터리를 생산함으로써 시장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차종별로 최적화된 성능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외부 배터리 생산기업과 협상할 때에도 우위를 선점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현대자동차는 우선 파일럿 라인으로 시작해 배터리 개발, 생산기술을 확보하며 하이브리드자동차 등 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점차 자체 배터리 채택을 늘려갈 계획이어서 앞으로도 상당 기간 LG화학 등 주요 배터리 생산기업과의 거래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초기 의왕연구소 배터리 생산량은 순수 EV 수백대에 투입이 가능한 1GWh 미만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독자 배터리는 2020년 전후에 출시되는 신규모델부터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셀은 팩(모듈화) 공정과 달리 핵심소재까지 다루는 고도의 기술 축적이 필요한 만큼 최소 1-2년 개발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뿐만 아니라 다른 글로벌 자동차기업들도 자체 배터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앞으로도 자동차기업의 배터리 사업 진출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도요타(Toyota)와 닛산(Nissan)은 배터리 완제품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독일 BMW는 배터리셀까지 생산이 가능한 자체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