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대표 전영현)는 전기자동차(EV) 배터리 분야에서 국내 완성차기업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현재 국내 모든 완성차 브랜드들은 EV에 LG화학,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채용하고 있으나 삼성SDI 배터리를 공급받는 곳은 1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쌍용자동차가 2020년 처음 출시하는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 EV 모델에 LG화학의 LiB(리튬이온배터리) 파우치를 채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현대·기아자동차를 포함해 르노삼성, 한국지엠, 쌍용차 등 국내 모든 자동차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함께 현대‧기아자동차에 EV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SDI는 BMW, 폭스바겐(Volkswagen),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 글로벌기업에게는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지만 국내 완성차기업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SDI의 배터리가 LG화학, SK이노베이션과 다른 각형이라는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제기된다.
각형은 납작한 금속 캔(Can) 형태로 내구성이 뛰어나고 대량생산에 유리하나 무게, 배터리 배치 공간활용도가 낮다.
반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파우치형 배터리는 생산단가가 높은 편이지만 각형에 비해 가볍고 공간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EV 배터리 누적 판매량 1위인 일본 파나소닉(Panasonic)도 2017년부터 자사 주력제품을 각형에서 원통형으로 변경했으며 글로벌기업들도 각형만 사용하지 않고 파우치형, 원통형 배터리 채용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많은 EV 모델이 대용량 배터리를 플로어(좌석 하단)에 탑재하는 추세여서 파우치형이 유리하다”며 “장단점이 있지만 각형보다는 파우치, 원통형 배터리가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