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대표 김창범)이 한화솔라홀딩스와 한화큐셀의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8월3일 공시를 통해 “미국 나스닥 상장기업인 한화큐셀이 모회사인 한화솔라홀딩스로부터 합병을 위한 의향서를 받았다”며 “합병이 승인되면 한화큐셀은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된다”고 밝혔다.
한화케미칼은 한화솔라홀딩스 지분 100%를, 한화솔라홀딩스는 한화큐셀 지분 94%를 보유하고 있다.
양사의 합병은 우선 한화큐셀 사외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에서 승인 절차를 거치고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해당 내용을 승인하면 합병이 완료돼 한화큐셀은 자동으로 상장 폐지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관련 작업에 드는 지분 인수 비용을 5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업무적 비효율성 개선을 위해 나스닥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나스닥에 상장한 뒤엔 국제회계기준(IFRS) 외에도 미국 회계기준(GAAP)에 따라 재무제표를 만들고 감사를 받는 등 비슷한 업무를 2번씩 해야 했다”며 “회계 감사, 법률 자문 및 컨설팅, 사외이사 보수 등 상장기업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만 매년 수십억원이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외국계 태양광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도 이유로 지적된다.
한화큐셀은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지만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또 전반적으로 미국 증시에서 태양광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낮은 편이어서 하루 평균 거래액이 시가총액의 0.01%에 불과해 자금 조달원 기능도 미미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합병으로 지배구조가 단순해지면 상장 유지 비용이 절감되고 경영 효율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외국계 태양광기업들도 미국 증시에서 잇따라 철수하고 있다.
Trina Solar, JA Solar는 각각 2017년 3월과 2018년 3월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됐으며 Canadian Solar도 나스닥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
다만, 합병을 진행해도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동관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전무)은 미국 시장에서 구축한 우위를 지키면서 유럽에서도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으며 6월 독일에서 열린 인터솔라 유럽에 참석하는 등 현장을 직접 챙기고 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