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재개한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경제제재 임박에 따른 결제 및 보험 문제 등으로 8월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했으나 최근 이란 측과 수입 재개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11월5일 이란산 원유 거래금지 국가 목록에서 한국을 제외시킨 후 국내 정유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나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SK이노베이션은 2017년 2/4분기 자회사 SK에너지를 통해 이란산 원유를 592만배럴, SK인천석유화학을 통해서는 810만배럴을 수입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이 추후 이란산 원유 도입 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시사한 2018년 2/4분기에는 수입량이 700만배럴로 절반 가량 줄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원유 수입금지 예외국으로 지정된 만큼 불확실성이 사라져 이란 측과 현지에서 원유 수입 재개를 위해 접촉하고 있다”며 “수입이 재개돼도 운송기간과 NCC(Naphtha Cracking Center) 가동일정 등을 감안하면 2019년 1월에야 이란산 원유를 국내에 들여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이 이란산 원유 수입 재개를 위해 발빠르게 나선 것은 미국 측이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제한한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한국이 예외로 인정받은 원유 물량이 연간 7300만배럴 수준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2017년 국내기업의 이란산 원유 수입량이 1억4760만배럴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으로, 각종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한시라도 물량을 먼저 확보해야 유리한 상황이다.
특히, 이란산 원유는 나프타를 대량 추출할 수 있는 초경질유이며 가격도 노르웨이나 미국 등과 비교해 저렴해 수익성 개선이 큰 도움이 된다.
SK이노베이션과 마찬가지로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오던 한화토탈, 현대오일뱅크·현대케미칼 측은 아직 수입 재개에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결제 및 보험 문제 등의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으며,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도 “수입 재개를 검토하고 있지만 이란 측과의 실제 접촉은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