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대표 오스만 알 감디)이 정유·화학기업 최초로 근무형태를 4조2교대로 전환한다.
에쓰오일 노사는 최근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2019년 상반기 중 근무형태를 4조2교대로 전환해 6개월간 시범 실시하는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교대 형태 등은 현재 논의하고 있으며 시범 실시 후 노조의 찬반투표 등을 거쳐 회사측과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4조2교대 근무제는 작업조를 4개조로 편성해 2개조는 주간과 야간으로 나누어 12시간씩 근무하고 나머지 2개조는 휴무하는 형태로, 4조3교대와 비교하면 하루 근무시간이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늘어나지만 연간 총 근로시간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휴무일이 80일 이상 많아지는 장점이 있다.
단순 계산하면 연간 182.5일만 출근하면 되고 여기에 연차휴가 등을 합하면 190일 정도를 휴무일로 확보할 수 있다.
에쓰오일이 4조2교대로 근무형태 변경을 확정하면 국내 정유·화학기업 중에서 최초의 시도여서 주목된다.
정유·화학기업들은 24시간 공장이 돌아가야 하는 산업 특성에 따라 대한석유공사(현 SK이노베이션), LG정유(현 GS칼텍스) 등이 가동을 시작한 1960년대부터 4조3교대 형태를 유지해왔다.
에쓰오일의 근무형태 변화 움직임은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 트렌드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기존 4조3교대는 4일 일하고 1-2일 쉬는 방식으로 주당 근로시간이 42시간이나 연장근로(OT), 대근까지 합치면 52시간을 넘어서는 경우가 빈번했다.
특히, 교대자가 넉넉하지 않아 결원이 생기면 근로자 1명이 야간근로를 포함해 하루 16시간 이상을 일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4조2교대로 바뀌면 결원이 발생해 대체근무를 해도 휴무일이 많아 부담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역시 교대 근무자의 야간근무 일수를 줄이고 휴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2011년부터 4조2교대를 전면 시행하고 있으며 잦은 근무교대에 따른 생산성 저하를 줄일 수 있어서 원-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4조2교대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아 시범운영을 넘어 전체 사업장으로 정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근로자들 상당수는 수십년 동안 적응해온 근무형태를 변경하는 것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으며 하루 12시간씩 장기 연속근무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법상 근로조건을 변경할 때에는 근로자 50%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