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플래스틱 폐기물 문제 대응을 위한 단체가 잇따라 출범하고 있다.
글로벌 화학 메이저를 중심으로 플래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단체를 결성했으며, 국제연합(UN)도 해양 플래스틱 폐기물 문제에 적극 개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일본에서는 화학기업을 중심으로 160사가 참여해 연구를 본격화했다.
AEPW, 화학 메이저 중심으로 해결책 모색
플래스틱 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한 글로벌 얼라이언스인 AEPW(Alliance to End Plastic Waste)는 2019년 1월16일 출범했다.
AEPW는 해양을 중심으로 폐플래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화학, 플래스틱 가공, 소비재, 소매, 폐기물 처리 관련기업들이 모두 참여하는 국제적 비영리조직으로 앞으로 5년 동안 15억달러(약 1조6300억원)에 달하는 기금을 조성할 방침이다.
조성한 기금은 인프라 개발이나 이노베이션, 교육·계몽활동, 소독 분야에 투자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AEPW는 플래스틱 밸류체인 관련기업 30사가 참여하고 있다.
참여기업들은 그동안 독자적으로 플래스틱 폐기물 문제 해결을 시도해왔으나 AEPW 가입을 통해 더 넓은 차원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AEPW는 앞으로 관련기업과 비정부조직(NGO), 연구기관 등의 참여를 촉진할 방침이다.
활동 대상 4개 분야 가운데 인프라 개발에 대해서는 처리와 수집 등 플래스틱 폐기물 관리와 리사이클을 촉진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을 중요시하고 있다.
이노베이션은 플래스틱 리사이클을 촉진시키고 사용 완료 플래스틱에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또 정부와 관련기업, 단체, 세계 각국이 본격적으로 플래스틱 폐기물 관리를 시행할 수 있도록 교육과 계몽활동을 진행하고 플래스틱 폐기물이 육상에서 해양으로 유출될 수 있는 하천 등의 청소작업을 추진한다.
AEPW는 플래스틱을 공중위생, 안전, 건강 확보와 생활의 편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환경 중 플래스틱 폐기량 감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플래스틱이 보유한 이점들은 계속 사용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참여기업은 바스프(BASF), 다우케미칼(Dow Chemical), 엑손모빌(ExxonMobil), Oxidental Chemical, 라이온델바젤(Lyondellbasell), 노바케미칼(Nova Chemicals), 셸(Shell), 토탈(Total), 코베스트로(Covestro), 클라리언트(Clariant), DSM, 브라스켐(Braskem), 사빅(Sabic), SCG, FPC, 사솔(Sasol), 폴리원(PolyOne), 릴라이언스(Reliance), 수에즈(Suez), 베르살리스(Versalis), 베올리아(Veolia), 베리그룹(Very Group), P&G, 헨켈(Henkel), 일본미쓰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AEPW는 플래스틱 밸류체인에 관여한 글로벌기업들로 구성돼 있으며 참여기업들의 강점을 활용해 폐플래스틱 발생 억제, 관리 및 사용 후 솔루션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러나 LG화학·롯데케미칼 등 국내기업들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
UNEA, 해양 플래스틱 문제 쟁점화
해양 플래스틱 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도 확대되고 있다.
2019년 3월 케냐에서 개최된 UN 환경총회(UNEA)는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로 해양 플래스틱 폐기물 문제를 제시했다.
과학기술 집적과 국제적인 연계 확대 등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섬으로 이루어진 국가들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조약이 체결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UNEA는 UN 환경계획(UNEP) 의사결정기관으로 2014년부터 회의를 개최하고 있으며 2019년 케냐에서 4번째 회의를 진행했다.
1차 회의 때에는 마이크로 플래스틱을 포함한 해양 플래스틱 폐기물 문제를 다룬 바 있으며 현장 파악 및 대응수단 검토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2018년 개최한 3차 회의에서는 기존 시스템이나 노력만으로는 단편적인 대응에 지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대책을 강화하는 한편 어디까지 과제로 인식할지 정하기 위한 전문가 조직을 소집하기로 결정했다.
과거에도 해양 플래스틱 폐기물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노력을 촉구하기 위해 GPML(해양 폐기물 관련 글로벌 파트너십)이 2012년 설립됐으나 실질적인 활동이 없었으며 폐기물 관리 관련 조약이나 화학물질 관리와 관련된 SAICM 등 국제적인 조직도 존재했으나 포괄적 대응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다.
전문가 조직 회의는 2번 개최됐으며 앞으로 국제사회가 해결에 나설 때 필요한 내용을 정리했다.
GPML, SAICM 등 기존 파트너십 및 메커니즘 등 대상범위 확대, 새로운 조정기구의 실현성 및 효과 검증, 지역 행동계획과 지역 어업기관, 하천 유역 위원회 등 기존 국제기구를 활용한 국제적 조정 향상, 개발도상국과 소규모 섬으로 이루어진 국가들에 대한 자금 및 기술 지원 그리고 기존 대응체제 확대, 국제적으로 법적 구속력을 가진 합의의 실현 가능성 및 효과 검토, 제4차 국제환경총회 결과를 반영하기 위한 잠정적 조정기구 설립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제적으로 법적 구속력을 가진 합의 가운데 조약 체결도 포함하고 있으며, 특히 해양 플래스틱 폐기물의 피해자인 섬 국가들이 강하게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약으로 체결된다면 폐기물 처리를 위한 자금과 기술 지원을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문가 조직 회의에서는 과학기술 집적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했다.
근거가 명확한 대책 추진 및 문제 해결 촉진, 국제적인 해양 플래스틱 폐기물 근절을 위해 세계적인 모니터링 데이터 및 각국의 배출량 등을 집적하는 정보거점 설립, 과학적 조언을 제공하기 위한 그룹 설립, 산관학 및 시민사회 사이의 경험 공유와 전략 조정을 위한 자리 마련, 여러 기관이 참여하는 건강과 환경에 대한 영향 검증, 산업계의 노력 상황을 파악하는 내용 등으로 정리했으며 다음 총회 논의 과제로 제안했다.
일본, 민관 연계조직 CLOMA 설립
일본에서는 해양 플래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관 연계조직 CLOMA(Clean Ocean Material Alliance)가 2019년 1월18일 설립됐다.
플래스틱 생산부터 가공, 이용까지 서플라이 체인을 구축하는 모든 관련기업들로 구성된 연합단체로 참여기업이 약 160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LOMA는 해양 플래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이노베이션 추진기업 연합으로 소재 생산기업, 성형가공기업, 수요기업 등이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으며 식품이나 일상용품 생산기업이나 유통기업 등도 참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으로 이노베이션 추진을 위한 교류와 정보 공유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며 경제산업성의 지원을 받아 1월18일에는 설립 기념식을 가졌다.
2019년에는 서플라이 체인 구성기업들을 단계별로 조사해 니즈를 명확히 밝히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비즈니스 매칭 이벤트 등 이노베이션 추진에 필요한 교류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며 친환경 원웨이 플래스틱이나 대체소재 개발 및 도입을 위한 전략도 마련할 방침이다. 정부 연구개발(R&D) 프로젝트로 제안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지구적 과제인 해양 플래스틱 폐기물 문제 해결에는 세계 각국이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19년 일본이 의장국을 맡은 G20 회의나 UN 환경총회(UNEA) 등을 활용해 해당 분야에서 그동안 일본이 경험·실시해온 사례들을 세계사회에 알릴 방침이다.
CLOMA도 일본 정부의 활동과 연계해 뛰어난 기술과 사례들을 세계사회에 전파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회장은 카오(Kao)의 사와다 미치타카 회장이 취임했으며 보급촉진부회, 기술부회, 국제연계부회 등 3개 부회를 설치하고 각각 아지노모토(Ajinomoto), 미쓰비시케미칼, 산토리(Suntory) 임원 등이 부회장을 맡았다.
현재 회원사는 159개이며 관련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어 회원수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나 산업기술종합연구소를 비롯한 경제산업성 소관 정부계 기관 등도 참여하고 있다.
JalME, 폐기물 중심으로 해결책 모색
일본 화학기업들은 해양 플래스틱 폐기물을 비롯해 폐기물 문제를 사회의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일본 화학공업협회 등 화학 관련 5개 단체는 2018년 9월 해양 플래스틱 문제 대응 협의회(JaIME)를 설립하고 정부 관리 및 전파, 일본의 대응, 아시아에 대한 촉구활동, 과학지식 축적 등 4가지를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미쓰이케미칼의 탄노와 츠토무 회장이 회장을 맡는 등 화학 메이저 3사도 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다.
일본은 폐플래스틱 유효 이용률이 2017년 기준 86%로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을 나타냈으며 그동안 축적해온 관리·회수·리사이클 시스템이 뒷받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폐기물 문제에 직면한 아시아 각국도 일본을 주목하고 있으며 2018년 11월에는 일본-중국 양국이 폐플래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협의하기로 약속했다.
일본 플래스틱공업연맹과 중국 석유·화학공업연합회(CPCIF) 등이 기술협력과 정보공유를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