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화학산업이 이산화탄소(CO2) 감축을 위한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
일본 화학공업협회는 저탄소사회 실행 계획에 새롭게 2030년까지 실천할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을 기준으로 추가대책을 실시하지 않은 경우(BAU)에 대비해 650만톤을 줄여 총배출량의 10.7%에 해당하는 679만톤을 감축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화학산업계 처음으로 생산량 확대에 따른 배출량 증가를 허용하지 않는 절대량 감축목표를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일본, 절대량 감축목표 제시
일본은 기준연도인 2013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6372만톤으로 새로운 목표는 2030년 BAU 배출량이 생산활동 확대 등의 영향으로 2013년에 비해 약 10% 증가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절대량 목표에는 구입전력 배출 감축분도 포함했으나 BAU 대비 목표는 해당 감축분을 분리해 화학산업의 자체적인 노력에 따른 감축분만을 넣어 호평을 받고 있다. 2018년 감축실적부터 운용을 시작할 계획이다.
제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일반적으로 생산량에 연동되고 있으며 효율화가 진행돼도 생산량 확대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이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새롭게 도입하는 절대량 목표 설정이 해당 배출 증가분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화학공업협회는 2019년 3월15일 정레회의에서 파리협정이 절대량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만큼 일본도 BAU 대비만으로 목표를 세워서는 안되며 산업계의 자체적인 노력을 보여주기도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하면서 새로운 목표 설정의 배경을 밝혔다.
절대량 목표는 성장을 유지하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만은 줄이겠다는 산업계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대로 절대량 목표만으로는 활동량이 변동할 때 산업계의 감축 노력을 알리기 어렵다며 BAU와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에서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워진 제조업의 해외이전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일본 화학공업협회 차원에서는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산업, 자율적 노력 중시…
기준연도는 2016년 각의에서 결정된 지구온난화 대책계획과 맞추어 설정한 것으로,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3년에 비해 26% 줄이겠다는 목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화학산업은 340만톤을 감축해야 하며 일본 화학공업협회는 회원기업들에게 할당량 감축 달성을 적극 촉구하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에너지 절감 프로세스 보급과 막 이용을 활용한 저류 프로세스의 에너지 절감, 이산화탄소의 원료화, 비식용 유래 원료 활용, 미생물 촉매를 활용한 전기 창출형 배수처리, 밀폐형 식물공장, 재생 플래스틱 이용 등이 요구되고 있다.
저탄소사회 실행계획은 일본 경단련이 추진하는 산업계의 자율적인 행동계획으로, 일본 화학공업협회는 2005년부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BAU 대비 2020년에 150만톤, 2030년에는 200만톤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2017년에는 감축실적이 573만톤에 달했으며 2015년 이후 계속 2030년 목표를 달성해온 만큼 효과 극대화를 위한 논의가 다양한 방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탈탄소화 기술 개발 “적신호”
일본은 탈탄소 사회를 위한 연구개발(R&D)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최근 적신호가 켜져 주목된다.
전략적 이노베이션 창조 프로그램 제2기(SIP Ⅱ)에 포함된 탈탄소사회 실현을 위한 에너지 시스템 프로그램이 평가위원회로부터 엄격한 평가를 받아 재검토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SIP 프로그램은 석유화학제품의 대폭적인 에너지 절약을 목표로 하는 혁신적 탄소자원 고도이용 기술을 포함하고 있어 화학기업, 엔지니어링기업 등이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화학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에 기여하는 R&D로 기대되고 있는 분야인 만큼 어떠한 형태로 존속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SIP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적인 프로젝트로 제2기에서 12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탈탄소사회 프로그램은 가시와키 다카오 도쿄공업대학 교수가 디렉터(PD)를 맡고 있으며 에너지 매니지먼트, 무선전력전송(WPT) 시스템, 혁신적 탄소자원 고도이용 기술, 유니버설파워모듈(USPM)이 포함된다.
탄소자원 고도이용 기술과 관련해서는 세토야마 도오루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 집행임원이 보조 PD를 맡아 이산화탄소 배출 원단위가 낮은 메탄(Methane) 등의 탄소자원을 고도 이용하기 위해 메탄 개질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메탄 산화적 저온개질 프로세스 기술, 기존에 비해 저렴한 탄소 제조기술, 증류방법을 대체하는 혼합 생성물의 막분리·정제기술, LCA(Life Cycle Assessment)를 고려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평가공법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탄소자원 고도이용기술 개발 장기화
대략적으로는 메탄을 이산화탄소와 산소로 저온 개질해 합성가스를 생성한 후 메탄올(Methanol)을 거쳐 제조하는 올레핀을 제올라이트(Zeolite) 막으로 분리·정제하는 방식으로 원료 산소도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셰일가스(Shale Gas) 등으로부터 얻어지는 저렴한 메탄을 출발원료로 이용할 수 있어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나프타(Naphtha) 열분해 프로세스에 비해 코스트가 낮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석유화학제품 제조 프로세스를 실현함으로써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도쿄공과대학 등 대학교, 연구기관 외에 산업계에서는 미츠비시케미칼, 치요다(Chiyoda), Taiyo Nippon Sanso(TNS), 히타치조선(Hitachi Zosen), JGC 등이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개별 프로그램은 전문가로 구성된 과제평가 워킹그룹이 평가한 내용을 토대로 2019년 2월28일 개최된 의사결정회의에서 최종평가가 내려졌다.
평가등급은 최고인 S에서 7단계로 분류되며 탈탄소사회 프로그램은 최저인 B 등급을 받았다.
온실가스 감축에 필요한 기술이라는 점에서 설득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으며, 특히 혁신적 탄소자원 고도이용기술은 중단을 포함해 근본적인 재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합격선인 A 등급에 도달하지 못한 프로그램은 3개가 더 있으며 가급적 신속하게 재검토해 임시 과제평가 워킹그룹에서 A 등급을 받을 것이 요구된다.
A 등급을 받지 못하면 10억엔에 달하는 예산배분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탄 베이스 저코스트·에너지절약 화학 프로세스는 일본 화학산업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연구분야로 평가되고 있으나 SIP Ⅱ에서는 당초 구상대로 실시하기 어려워지고 있어 화학 및 엔지니어링기업의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