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멕스(Sysmex)가 바이오 진단약 양산을 위해 AI(인공지능) 및 협동로봇 활용에 나서 주목된다.
항체 등 목적 단백질을 제조하는 유전자를 도입한 미생물을 배양해 생산하는 바이오제품은 원료마다 개체 차이가 발생하기 쉽고 제조현장이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시스멕스는 AI를 사용해 유전자 조작이나 단백질 발현을 위한 최적의 방법을 도출하는 외에 원료 개발, 양산, 물류 등 제조공정 조건을 수치화해 표준화하는 기술 확립에 주력하고 있다.
표준화 기술을 이식하면 세계 어디에서든 균일한 품질의 고기능 진단약을 양산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 진단약은 질병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유전자나 단백질 검사에 사용하고 있으며, 시스멕스는 면역검사와 응고검사 용도로 약 800개 품목을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암 유전자 검사 분야에도 잇따라 투입을 확대하고 있다.
유전자 검사 등 생명과학 사업은 매출액을 2021년 260억엔으로 2018년에 비해 약 2.5배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중기 경영계획의 중점 분야로 설정하고 있다.
고베(Kobe) 테크노파크 공장에 약 180억엔을 투입해 2배 확장하는 공사도 최근 완료했다.
진단약 생산능력을 상자 기준 900만개로 6배 대폭 늘리는데 성공했으며, 실제 확장 폭에 비해 생산능력을 더욱 크게 늘릴 수 있었던 것은 AI, IoT(사물인터넷), 로봇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단위면적당 생산성을 높였기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는 1인당 상자 1만개 수준의 생산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10배 이상으로 더욱 향상시킬 방침이다.
미생물이나 누에를 배양해 만드는 바이오 원료는 롯트마다 약간의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지만 유전자 조작과 단백질 발현, 정제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개체 차이가 적은 원료를 개발하거나 생산을 최적화하는 방법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원래 외부에 위탁하던 원료를 직접 개발하는 체제로 전환함으로써 열이나 충격에 강한 고기능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노하우를 축적하고 해당 노하우를 AI에게 학습시킴으로써 신제품 개발기간 단축과 품질향상 등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 진단약은 배양 탱크의 사이즈를 10밀리리터, 1리터, 10리터 등 단계적으로 크게 만들어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개별 규격의 배양조건과 설비 사양 등을 수치화하고 검사성능에 차이가 나지 않도록 약 10만개의 제조방법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예정이며, 호환성이 높은 제조공법을 유닛화함으로써 생산현장과 작업자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균일한 품질의 진단약을 양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바이오 진단약에 라벨이나 RFID(무선인증)를 부착해 키트로 만드는 조립공정에서는 작업자와 같은 공간에서 가동할 수 있는 양팔 로봇을 4대 도입했다.
최종제품을 상자에 넣는 공정에서도 로봇을 활용할 계획이다.
작업자가 실수할 가능성을 줄이고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16명의 작업자가 진행하던 공정은 로봇 도입으로 5-6명만 투입해도 가능하게 됐으며 날로 심화되고 있는 노동인구 부족 현상에 대한 대응책으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시스멕스가 바이오 진단약위 원료 개발부터 양산, 분석, 물류까지 일관체제를 정비하고 개별 공정에서 표준화 기술을 확립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경제발전으로 진단약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의 성장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바이오 진단약은 현재 일본에서만 생산하고 있으나 해외에 건설한 8개 공장에 표준화 기술을 이식시켜 검사 정밀도가 동일한 진단약을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최근 유럽·미국 경쟁기업들도 솔루션 영역을 확대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어 초단위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확립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면역검사약은 작업자의 동작 분석에서 효율적인 작업수순을 도출하고 1개 상자를 조립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8초로 절반 단축시키는데 성공했다.
AI, 로봇 등 첨단기술과 현장의 노하우를 융합시킴으로써 고효율 생산체제를 마련하고 경쟁력의 원천으로 활용해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