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산(Acetic Acid)은 아시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초산은 VAM(Vinyl Acetate Monomer)과 유도제품인 PVA(Polyvinyl Alcohol), EVA(Ethylene Vinyl Acetate), 초산에틸(Ethyl Acetate), 초산셀룰로오스(Cellulose Acetate),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 등에 투입되고 있다.
다만, 아시아 초산 가격은 2016년 이후 플랜트 트러블 등이 잇따른 영향으로 강세를 지속했으나 2019년 들어서는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로 전환되고 있다.
2019년 여름부터 정기보수가 증가하고 중국 플랜트가 폭발사고로 가동을 중단해 CFR FE Asia 톤당 500달러를 넘나들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300-400달러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물가격, 메탄올 약세 타고 하락세 전환
아시아 초산 거래가격은 최대 생산국인 중국의 수급 상황 및 원료인 메탄올(Methanol) 가격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
2017년에는 세계적으로 유도제품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메탄올 가격 상승, 초산 생산·공급에 대한 감시체제 강화, 미국의 자연재해에 따른 플랜트 가동중단, 아시아의 플랜트 트러블 등이 잇따른 영향으로 초강세를 나타낸 바 있다.
아시아 가격은 2016년 9월 톤당 300달러에서 12월 440달러로 급등한데 이어 2017년 4월 460-470달러까지 상승했다.
메탄올 가격이 동남아 및 뉴질랜드 플랜트 트러블, 중국의 환경규제 강화, 신규 MTO(Methanol to Olefin) 플랜트용 재고 축적 영향으로 2016년 여름 톤당 300달러대에서 2017년 2월 380-400달러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초산 가격은 이후 안정세를 회복해 2017년 7월 420-430달러로 하락했으나 2017년 가을 미국 메이저가 허리케인 타격으로 가동을 중단하고 이스트만케미칼(Eastman Chemical) 플랜트에서 사고가 발생한 영향으로 글로벌 수급이 타이트해져 10월 550달러, 12월 650달러로 폭등했다.
2018년에도 상승세를 계속한 가운데 중국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3월 750달러, BP의 중국 난징(Nanjing) 및 타이완 장춘(Changchun) 플랜트 트러블로 6월에도 850달러로 추가 폭등했다.
이후 아시아 정기보수가 일단락되면서 하락세로 전환돼 2019년 봄 420-430달러까지 떨어졌으나 여름철 후반부터 정기보수가 진행되면서 470-480달러 수준으로 상승했다.
메탄올 가격은 2019년 들어서도 300달러대 강세를 계속했으나 봄철 이후 수요가 줄어들면서 하락현상이 장기화돼 여름철에는 250달러 안팎으로 떨어졌다.
롯데BP화학, 초산·VAM 대폭 증설
롯데BP화학(대표 김영준·허성우)은 장기적으로 초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하고 2019년 5월 울산 플랜트 증설을 완료했다.
초산 플랜트는 생산능력 55만톤에서 65만톤으로 10만톤을 확대했고, VAM은 2020년 10월까지 20만톤 플랜트를 신규 건설함으로써 기존 No.1 20만톤과 함께 40만톤 생산체제를 갖출 방침이다.
롯데BP화학은 초산 증설 및 VAM 신규 플랜트 건설로 매출 1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초산은 VAM의 원료로 활용하고, VAM은 2017년 6월 울산시가 투자를 유치한 바커케미(Wacker Chemie)에게 8만톤을 공급할 계획이다.
VAM은 LCD(Liquid Crystal Display)용 편광필름, 태양광 소재 하우징 등 첨단 전자소재 뿐만 아니라 접착제, 식품용 포장소재, 담배 필터, 고기능 발포제 등 고부가제품, 의료기기, 고기능 단열재 등에 폭넓게 투입되고 있다.
한국, 일본 수출 부진에도 수출 호조
국내 초산 수출은 2017년 16만2860톤, 2018년 14만7764톤으로 감소세를 계속했으나 2019년에는 1-8월 11만1748톤으로 전년동기대비 8.6% 증가했다.
주요 수출국인 일본 수출이 2018년에 비해 소폭 개선된 가운데 파키스탄, 인디아 등 새로운 수출처에 대한 수출량이 급증한 영향으로 파악된다.
2017년에는 일본 수출이 6만9141톤으로 42.4%를 차지한 가운데 방글라데시 수출이 1만1426톤으로 16.3%, 베트남은 1만946톤으로 28.1%, 파키스탄은 1만4089톤으로 44.4%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중동지역에 대한 수출이 급감함에 따라 전체 수출량이 8.9% 감소했다.
2018년에는 일본 수출이 6만7562톤으로 2.3% 감소했고 2위 수출국이었던 파키스탄 수출 역시 9448톤으로 32.9%나 줄어들어 아랍에미리트(UAE), 남아프리카 등 일부 국가에 대한 수출량이 급증했음에도 전체 수출량이 9.3% 줄어들며 감소세를 계속했다.
반면, 2019년에는 1-8월 일본 수출이 5만3334톤으로 9.5% 증가하며 개선세를 나타냈다. 특히, 5월에는 월 수출량이 1만2870톤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2018년 267톤에 불과했던 인디아 수출이 2019년 1-8월 3069톤으로 급증했고 파키스탄 수출도 6596톤으로 51.4% 늘어나면서 호조를 계속하고 있다.
일본 수출량 회복이 가파르게 이루어지지는 않았으나 파키스탄을 비롯해 이집트,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으로 수출처를 다양화해 타격을 상쇄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초산 수입은 2017년 6만3905톤에서 2018년 4만7188톤으로 크게 줄어들었으나 2019년 1-8월에는 5만4509톤으로 67.1% 급증했다.
일본, 한국산 수입량 8% 감소
일본에서는 다이셀(Daicel), KH네오켐(KH Neochem), JNC 3사가 합작한 교도(Kyodo)가 유일하게 초산을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능력은 45만톤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8년 초산 수입량은 15만4506톤으로 6.7% 증가함으로써 2015년부터 4년 연속 10만톤을 돌파했다.
유도제품 수요가 안정세를 유지한 가운데 한국산은 6만5035톤으로 8.0%, 싱가폴산은 7155톤으로 23.7%, 말레이지아산은 2844톤으로 35.7% 감소한 반면 타이완산은 5만3427톤으로 53.0%, 중국산은 2만6035톤으로 2.4% 증가했다.
초산 수출량은 3762톤으로 76.3% 격감했다. 한국 수출은 1006톤으로 91.1%, 필리핀은 1501톤으로 4.0% 줄었으나 타이완은 913톤으로 21.4% 증가했다.
초산 내수는 60만744톤으로 재생제품 판매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단가는 2017년 킬로그램당 평균 50.6엔에서 2018년 77.1엔으로 상승했다. 한국산이 51.7엔에서 77.8엔, 타이완산이 49.9엔에서 75.2엔, 중국산은 52.5엔에서 86.0엔, 싱가폴산이 39.4엔에서 57.5엔, 말레이산이 49.7엔에서 59.8엔으로 올랐다.
2017년에 이어 2018년 상반기까지도 중국 및 타이완에서 플랜트 트러블이 잇달아 수급타이트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VAM, PVA용 수요 증가 둔화에도…
일본은 2018년 VAM 생산량이 60만787톤으로 5.2%, 자가소비가 36만6264톤으로 7.9% 감소했으나 출하량은 26만9981톤으로 1.8% 증가했다.
수출량은 8만43톤으로 19.5% 늘었다. 싱가폴 수출이 5만2183톤으로 40.7%, 벨기에는 8855톤으로 6.0%, 타이완은 4978톤으로 0.1% 증가한 반면 한국은 1만4026톤으로 4.6% 감소했다.
PVA는 생산량이 21만2753톤으로 7.8%, 출하량이 16만1644톤으로 6.4%, 자가소비가 4만919톤으로 0.5% 줄었다.
수출은 한국이 8597톤으로 1% 증가했으나 중국이 1만8340톤으로 5.2%, 인디아가 6961톤으로 3.9%, 인도네시아가 5704톤으로 16.5% 줄어들어 총 8만2704톤으로 8.8% 감소했다.
EVA는 생산량이 16만6931톤으로 5.6%, 출하량이 16만5470톤으로 7.0% 줄었다.
수출량은 인도네시아가 8275톤으로 15.3% 급증했으나 중국이 4만3211톤으로 2.6%, 인디아가 237톤으로 6.1% 줄어들어 총 8만5792톤으로 4.0% 감소했다.
VAM은 접착제용 내수가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PVA용은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그러나 생산량은 2년 연속 60만톤대를 기록해 전체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PVA는 매우 친수성이 높은 합성수지로 비닐론(Vinylon) 섬유의 원료를 비롯해 접착제, LCD 편광판용 필름, 자동차 앞유리용 중간막 PVB(Polyvinyl Butyral), 섬유가공제, 제지, PVC(Polyvinyl Chloride) 중합안정제 등에 광범위하게 투입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포화상태에 도달해 편광판용 수요가 침체됨에 따라 생산량이 감소했으나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VA는 생산량과 출하량이 모두 감소했으나 접착성과 유연성을 겸비한 고기능성 수지로 꾸준한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초산에틸, 중국 수요·수출이 좌우…
초산에틸은 수요가 호조를 계속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쇼와덴코(Showa Denko)가 10만톤, 다이셀이 7만5000톤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다.
쇼와덴코는 2014년 6월 오이타(Oita) 컴플렉스에서 에틸렌(Ethylene)에 초산을 직접 부여하는 고효율 초산에틸 플랜트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물이 발생하지 않는 신규 프로세스로 탈수가 필요없는 강점이 있으며 풀가동을 계속함에 따라 촉매 개량 등을 통한 생산효율 향상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다이셀은 교도가 생산하는 초산과 바이오 에탄올(Ethanol)을 원료로 사용해 화석원료에만 의존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제조공법을 적용하고 있다.
다이셀이 공급하는 초산에틸은 시너 및 용제, 그라비아인쇄, 액정 관련 점착제를 포함한 전자소재, 의약·농약 관련 등 다양한 용도에 투입되고 있으며 환경부하 저감에 따른 톨루엔(Toluene) 사용 금지의 영향으로 대체소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또 방습성이 우수한 식품용 다중필름의 그라비아인쇄 분야에서 친환경성, 속건성, 점착성 등이 호평을 얻고 있으며 식품 소분화, PB(자체 브랜드) 상품 확대도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초산부틸, 초산셀룰로오스 등도 수요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초산에틸은 최대 생산국인 중국 플랜트의 가동상황, 수요 및 수출에 따라 국제가격 및 수급이 좌우되고 있다.
중국은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020년에는 중국과 미국에서 신증설 플랜트가 가동하나 글로벌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