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레이(Toray)가 탄소섬유 가격 낮추기에 나서 주목된다.
도레이는 그동안 탄소섬유 가격을 수급 상황에 맞추어 책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실제로는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항공기, 풍력발전 용도 등에서 원료가격을 고려해 가격을 결정해왔고 자동차를 비롯한 산업 용도 전반에서도 가격을 결정할 때 원료가격을 반영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어 수요기업이 수용하기 용이한 새로운 가격 책정체계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탄소섬유가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소재라는 인식을 정착시키고 다양한 용도에 투입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연평균 5-10%대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도레이는 탄소섬유의 성장성에 기대를 걸고 생산능력 확대와 졸텍(Zoltek), 텐케이트(Ten Cate) 등 해외기업 인수에 이어 이태리 프리프레그(Prepreg) 공장 인수 등 다양한 방면에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에 비해 수익을 크게 올리지 못했으며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가격구조 변경이 필요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탄소섬유는 그동안 4년 주기로 가격이 완만한 하락세와 상승세를 나타냈으며 최근에는 2012-2013년 상승한 후 2016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2017-2018년에는 초약세를 계속하며 수익을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탄소섬유 가격을 결정할 때에는 일반적으로 4가지 방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자적인 가격 책정체계를 만들어 하이엔드제품은 공급기업이 가격을 결정하는 방법 △코스트 온 방식 △경쟁기업과 동일하게 책정하는 방식 △수급 상황에 맞추어 책정하는 방식 등이며 도레이도 기존 방식을 취했으나 글로벌 수요가 8만톤에 그치는 상황에서 아무리 소규모라도 신규가동이 이루어지면 수급이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탄소섬유가 고부가가치 소재라는 점에서도 일반적인 가격 책정방식이 적합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특히, 탄소섬유가 현재 대당 2억원 이상의 고급 자동차에만 채용되고 있고 일반 자동차에 투입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도레이는 고급차종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으나 공급량이 4000톤에 불과할 정도로 소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도 자동차 경량화가 진전되기 위해서는 미들클래스 차종에까지 적용될 필요가 있으나 수요기업들은 가격 변동이 심한 소재를 채용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고 있으며 더 넓고 보편적인 영역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신뢰도가 높은 가격체계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우선 기초원료 AN(Acrylonitrile)에 맞추어 가격을 결정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수요기업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에서 가격을 결정하도록 변경할 방침이다.
아울러 자동차기업들이 중량 대비로 탄소섬유 가격이 철, 알루미늄보다 상당히 높고 프로세스 기술도 난이도가 높다는 점에서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Toray Carbon Magic의 성형기술과 Toray Advanced Composites(텐케이트) 등의 열가소성 소재를 활용해 수요기업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설계를 고민하고 있다.
아직 독일 자회사에서 성형에 고전하고 있으나 보닛, 루프 등 외장소재 투입을 위해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