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기업들이 최근의 국제유가 폭락을 타고 오히려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선을 이어가면 2020년 미국의 셰일(Shale) 생산량이 하루 100만배럴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셰일 생산기업은 일반적으로 국제유가 30-50달러 수준을 생산비용으로 보며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3월16일(현지시간) 30달러대가 붕괴되며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BNEF에 따르면, 셰일 생산기업은 최근 낮은 수익성으로 투자금을 모으기가 쉽지 않고 비용 절감 여지도 2015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어 저유가에 따른 대규모 도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셰일혁명 선도기업으로 꼽히는 체서피크 에너지(Chesapeake Energy)가 국제유가 쇼크로 구조조정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증권 심혜진 연구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생산량이 가파르게 감소하는 셰일 자원의 특성상 미국 셰일 원유 생산량은 수개월 안에 감소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정유 관계자는 “그동안 석유제품 가격 하락은 미국 셰일 생산기업의 저렴한 원유 공급을 기반으로 미국의 정유‧석유화학기업들이 저가에 공급한 영향이 컸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유리한 조건에서 공장을 운영해오던 미국 정유기업들이 공급량을 줄이면 정제마진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제마진은 2019년 한때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로 하락했다가 2020년 들어 반등을 시작했으나 코로나19 영향권에 들며 2월 둘째주부터 다시 급락했다.
다만, 정제마진은 수요 회복도 중요하기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공식화된 현재로서는 미국 셰일 생산기업의 긴축으로 효과를 보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정유 관계자는 “정제마진은 3월 둘째주 사우디 공식판매가격(OSP) 인하로 반등했으나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선언에 이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발 입국금지 조치로 하락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신영증권 이지연 연구원은 “하반기 이후 코로나 불확실성 해소 여부에 따라 국제유가 반등과 정제마진 회복이 함께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공급과잉의 원인이 됐던 중국 티포트(소규모 정유기업) 가동률이 1월 중순 65%에서 2월 중순 41%로 급락해 국내 정유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