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SM(Styrene Monomer) 시장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SM은 글로벌 수요가 최근 수년 동안 연평균 1-2%대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2018년에는 주요 원료인 벤젠(Benzene)과의 스프레드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확대되는 등 생산기업들에게 유리한 시장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이 2021년까지 실시할 예정인 대규모 설비투자 프로젝트가 영향을 미치면서 수요기업들이 구매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가격 역시 2019년 10월 중국 국경절 연휴를 계기로 급락하기 시작해 약 6년만에 최저수준으로 추락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로 PS(Polystyrene),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를 사용한 전자제품, 선물용품 등 최종제품 생산이 즐어들면서 SM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2020-2021년 400만톤 상업가동
아시아‧태평양은 SM 공급과잉이 약 100만톤에 달하고 있으나 최근 수년 동안 중국이 대량구매를 계속하며 수급타이트 양상을 나타냈다.
또 2018년 중반에는 중국 당국이 미국산 SM에 대한 반덤핑관세 부과를 결정하면서 미국산의 중국 유입이 격감했고 원료 벤젠 가격 하락까지 겹치면서 아시아‧태평양 시장의 SM-벤젠 스프레드가 한때 톤당 600달러를 기록하는 등 일반적인 손익분기점 기준인 250-300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중국은 2016년 이후 SM 생산능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나 2015년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 2016년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 등 일본기업들이 가동을 중단함으로써 중국 증설분은 모두 수요 증가분에 흡수되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아시아 SM 시장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이 2020년, 2021년 각각 200만톤씩 총 400만톤에 달하는 신증설 설비를 상업가동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2020년에는 Zhejiang Petrochemical이 저장성(Zhejiang)의 닝보(Ningbo)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석유정제-석유화학 컴플렉스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SM 120만톤 플랜트를 상업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리에스터(Polyester) 섬유 메이저인 Tongkun 그룹이 60만톤, Hengli Petrochemical도 75만톤 플랜트의 신규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아시아 수요의 10%가 넘는 생산능력이 추가됨으로써 상당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2021년에도 CNOOC와 셸(Shell Chemicals)의 합작기업 CNOOC Shell Petrochemical(CSPC)이 신규 플랜트를 상업 가동하고, 랴오닝성(Liaoning)의 Bora 그룹도 ABS까지 이어지는 일관생산 플랜트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신증설 계획이 다수 대기하고 있다.
사이노펙-라이온델, No,2 60만톤 증설도 합작
사이노펙(Sinopec)과 라이온델바젤(LyondellBasell)도 2019년 12월 저장성의 닝보에서 SM 및 PO(Propylene Oxide) No.2 플랜트 건설을 목적으로 50대50 합작기업을 설립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닝보시 전하이(Zhenhai)에 소재한 기존 SM/PO 합작공장에 2020년 초부터 SM 60만톤과 PO 30만톤 플랜트 건설공사에 착수하고 2022년 상업 가동함으로써 전체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제품은 모회사 2사가 중국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사이노펙이 닝보에서 추진하고 있는 석유정제‧석유화학 일체화 프로젝트의 유도제품 대책의 일환으로 진행하며, 라이온델바젤 역시 중국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증설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
합작기업은 2007년 사이노펙 그룹의 Zhenhai Refining & Chemical과 라이온델바젤이 각각 73.35대26.65로 설립했으며 현재 SM 62만톤과 PO 28만5000톤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다.
No.2 플랜트 역시 전하이 지역의 에틸렌(Ethylene) 원료와 인프라를 활용할 예정이다.
사이노펙은 전하이를 비롯해 장쑤성(Jiangsu)의 난징(Ninjing), 광둥성(Guangdong)의 마오밍(Maoming)과 잔장(Zhanjiang) 등 핵심 정유공장 4곳에서 증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SM/PO 증설 역시 해당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다.
전하이에서는 신규 리파이너리 1500만톤, 에틸렌 120만톤 크래커를 건설할 예정이고 유도제품을 순차적으로 상업화할 방침이다.
라이온델바젤은 중국에서 증가하고 있는 건설자재, 포장소재, 가구 등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석유화학 투자를 적극화하고 있다.
현재 광둥성의 광저우(Guangzhou), 장쑤성의 쑤저우(Suzhou)과 랴오닝성의 다롄(Dairen) 3곳에서 PP 컴파운드를 생산하고 있으며 광둥성의 둥관(Dongguan)과 장쑤성의 창저우(Changzhou) 공장도 가동하고 있다.
랴오닝성의 판진(Panjin)에서는 현지 석유화학 메이저인 Liaoning Baolai와 에틸렌 크래커 및 폴리올레핀(Polyolefin) 플랜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2019년 9월에는 투자자들과의 미팅 자리에서 SM/PO 모회사 설립에 대해 언급했으며 파트너 선정이나 건설 코스트 산정을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물가격 급락에 유도제품 전략 수정 불가피
중국이 대규모 신증설을 진행하면서 수요기업들은 SM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 아래 구매를 주저하고 있다.
2018년 중반에는 중국 연안부 재고가 지나치게 압축돼 물량 확보를 우려한 수요기업들이 구매를 적극화한 바 있으나 2019년 국경절 이후 상황이 바뀌고 있다.
SM 가격은 국경절 전에는 CFR China 톤당 1000달러 정도에서 등락했으나 12월 중순에는 850달러로 급락하며 약 6년만에 최저수준을 형성했다.
SM-벤젠 스프레드도 210-220달러로 축소되면서 손익분기점 기준을 하회했다.
아시아에서 현물거래되는 SM 수요는 전체 수요의 약 20% 정도이며 나머지 80%는 장기계약을 통해 거래되고 있으나 현물가격이 급락하면서 장기계약가격도 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 유도제품인 PS는 세계 평균 가동률이 70%에 그치고 있다.
특히, 일반 그레이드인 GPPS(General Purpose PS)는 발포 포장소재용 수요가 감소했고 PP로 대체되면서 공급과잉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기업들은 아시아 시장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덴카(Denka)는 2019년 싱가폴에서 GPPS 생산을 중단했고 해당 생산설비를 MS 증설에 활용할 방침이며, 이데미츠코산(Idemitsu Kosan)은 말레이지아에서 고기능 수지인 SPS(Syndiotactic PS)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SM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어 유도제품 생산기업들은 고부가가치화 전략에 주력해야 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