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여파로 일본의 한국 수출액이 약 1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와 일본관세협회에 따르면, 2020년 5월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액은 2019년 5월에 비해 18.0% 줄어들어 3293억엔(3조6000억원)에 그쳤다. 2009년 2월 3002억엔 이후 11년 3개월 만에 최저수준이다.
2020년 들어 한국 수출액은 1월 3716억엔에서 2월 4150억엔으로 늘어난 후 3-4월에도 4000억엔을 웃돌았으나 5월 급감했다.
5월에는 식료품 수출이 41.6% 감소했고 원료제품(-48.9%), 광물성 연료(-69.5%), 화학제품(-27.9%), 가공제품(-29.5%), 전기전자(-11.1%), 수송기기(-61.1%) 등도 대폭 감소했다.
일본의 한국산 수입액 역시 5월 2009억엔으로 2019년 5월에 비해 27.3% 급감했고 2010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에 그쳤다.
문병기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5월 일본의 한국 수출액을 품목별로 세밀하게 보면 철강(-48.5%), 반도체(-29.4%), 석유제품(-68.8%) 등에서 감소 폭이 컸다”면서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 철강과 석유제품의 글로벌 공급과잉,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일본제품 불매운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한국 수출액이 크게 줄었으나 총수출 중 한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월과 같은 7.9%를 나타냈다.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인 2019년 10월 5.8%까지 내려갔으나 2020년 들어 1월 6.8%, 3월 7.0%, 4월 7.9% 등으로 오히려 상승했다.
일본의 총수출이 1월 -2.6%, 2월 -1.0%, 3월 -11.7%, 4월 -21.8%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으로, 5월에는 11년 만에 최대인 28.3% 급감했다.